불을 즐기는 자는 불에 타죽기 마련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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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7월 4일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 후 군 지도부와 기뻐하는 김정은의 모습.
북한은 지난 7월 4일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 후 군 지도부와 기뻐하는 김정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십 수 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에 이어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매우 변덕스러운 여름입니다.

지친 삼복더위의 고달픔에 더해 북한에서 또 한 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소식이 전해졌죠.

북한이 '전쟁승리 기념일'로 지정한 7.27을 계기로 중거리 또는 장거리미사일 발사준비 정황이 있다고 CNN이 전한바 있지만, 당일에 아무 일이 없어 그냥 지나치는 줄 알았는데 다음날인 28일, 그것도 자정이 코앞인 밤 11시 41분에 자강도에서 화성-14형 미사일이 또 다시 솟구쳐 올랐습니다.

지난번엔 고도 2,800km까지 올라가 933km 비행해 사거리 8,000km 내외의 ICBM으로 평가됐죠. 북한은 이 사변을 '7.4혁명'으로 까지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 번도 로켓발사시험을 하지 않은 자강도에서, 그것도 야밤에 발사해 언제, 어디서든 미국본토 전역을 사정거리로 하는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음을 입증했는데요, 최고도 3,700km까지 올라갔고 1,000km정도 비행해 그 사거리가 1만km 내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차 발사이후 단 24일내에 사거리가 3,000km 늘어났다고 온 세계가 경악하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힘의 균형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사건임이 틀림없습니다.

북한이 1990년대 수십, 수백만의 인민들을 굶겨죽이면서까지 억만금을 들여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개발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과연 북한이 미국과 전쟁을 해 이기기라도 하려는 것일까요?

천만에 말씀이죠. 미국의 군사력은 세계 최강이고 결심만하면 핵잠수함 1대, 항공모함 1척의 무력으로도 북한의 핵심지휘세력 제거를 포함해 원하는 군사적 목적을 달성할 충분한 화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핵무기 감축협정에 의해 핵잠수함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서 핵탄두가 모두 제거됐다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보통 미 핵잠수함들은 100기에서 150여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들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한반도를 벗어나는 ICBM은 결국 남한을 표적으로 한 무력증강입니다. 미국 본토 타격을 위협으로 한반도에서 미군철수를 협박하기 위한 것이죠. 또한 유사시 미군병력의 한반도 증강, 전개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북한에는 이런 말이 있죠. '불을 즐기는 자는 결국 불에 타죽고야 말 것이다.' '미 제국주의, 일본제국주의 등 북한의 철천지원수, 적'들을 가리켜 쓰는 말입니다. 혁명교양, 계급교양의 단골 구호이죠.

그러나 누가 봐도 지금 북한이 너무 불을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엔안보리결의가 수차에 걸쳐 채택됐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규탄하고 있음에도 북한은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핵 야망을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ICBM 보유를 레드라인으로 정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지금 북핵 도발의 임계 치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말버릇처럼 정말 불을 즐기는 자가 불에 타죽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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