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는 동태다음으로 여자가 많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6.10.03
fish_market_b 평양 보통강수산물 전문상점.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은시대 들어 북한에는 새로운 신조어들이 유별나게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평양시 대성구역 여명거리건설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적’은 ‘려명탄’이라는 신조어를 달았죠.

‘…하늘과 땅, 바다에서 한 나라의 생존공간을 휘감은 인류최악의 제재가 공포된 지난 3월에 조선이 려명거리건설을 선포하자 원쑤들은 이런 극한상황에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려명거리건설 150일이 지나 하늘을 치뜷으며 70층 초고층살림집을 비롯한 모든 살림집골조가 솟구쳐 오르고… 첫 창문을 달기 시작했다. 이 거리에서 울리는 하나의 언어, 하나의 소식은 적대세력들에게 있어서 쇠몽둥이에 정수리를 맞은 것만큼 치명상으로 되는 말 그대로 무서운 ‘려명탄’이였다.’

북한이 50-60년 만에 보는 최악의 두만강지구 홍수피해지에서도 이 ‘려명탄’은 계속 오릅니다. ‘최악의 재앙이기 때문에 적들이 빠른 복구는 전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근위병사들과 전체 복구자들은 벌써 재난의 상처들을 말끔히 밀어내며 거기에 새 거리, 새 마을들을 일떠세우는데 달라붙었고, 70층 초고층살림집을 16시간에 한 층씩 단숨에 올린 우리 병사들은 이제 한두 달이면 이 북부일대를 또 한 번 세상 사람들을 놀래 울 황홀한 선경으로 바꾸어놓을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초래된 제재는 또 이렇게 ‘만신창’이 되고 있습니다. ‘적들이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고 했던 제재결의 2270호는 휴지장이 되고 있고…우리는 허리띠를 조이면서도…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지표들을 급속히 상승시켰고… 충정의 70일전투 승리에 이어 200일전투의 비약의 리정표가 쉬임없이 세워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 계속 터진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은 ‘미사일속도전’의 신조어로 포장되고 있습니다.

‘이해 조선의 이름과 전력적 지위가 완전히 바뀌는 력사의 화산분출이 련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1월의 수소탄보유선포… 6월의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호의 대성공… 수소탄에서 대륙간탄도로케이트로, ‘최종핵병기’, ‘보이지 않는 핵주먹’이라고 하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주체탄, 통일탄인 전략잠수함의 탄도탄수중시험발사의 완전성공에서 또다시 핵탄두폭발의 경이적인 시험성공에로… 실로 세계군사과학계를 깜짝 놀래운 이 거대한 분출로 하여 조선은 일약 세계의 군사대국, 동방의 핵 강국으로 떠오르고 조선을 절대변수로 하는 새로운 력학구도가 세워졌다.’

경제와 관련해서 특히 북한당국이 힘을 기울이는 수산업에는 ‘황금해’, ‘황금어장’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습니다. 과거에 북한이 잘 나갈 때, 평양시민들이 겨울에 반찬이 없으면 동태를 손질해 먹을 때는 이런 유머도 있었습니다.

‘평양에 동태다음으로 많은 게 여자다.’ 어떻게 보면 여자가 주인공이고 여자가 많은 것을 동태에 비유했지만 그렇게 동태가 흔했다는 얘기죠.

‘려명탄, 미사일속도전, 최종핵병기, 보이지 않는 핵주먹,’ 이런 요란한 말보다는 북한주민들이 좋아하는 것처럼 이제는 ‘여자 다음으로 많은 것이 동태다’라는 새로운 유머를 만들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게 아닐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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