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그때 그때 달라요’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7-12-04
이메일
댓글
공유
인쇄
  • 인쇄
  • 공유
  • 댓글
  • 이메일
싱가포르 주재 북한 대사관이 번화가로 이전된 사실을 북한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싱가포르 출신 사진작가 아람 판 씨가 지난 2016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아람 판 씨의 페이스북 캡처사진.
싱가포르 주재 북한 대사관이 번화가로 이전된 사실을 북한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싱가포르 출신 사진작가 아람 판 씨가 지난 2016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아람 판 씨의 페이스북 캡처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단행하고, 김정은이 핵무력완성을 선포한 이후 이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곳이 당연히 미국인데요, 미 트럼프대통령은 김정은을 다시 병든 강아지, 어린 로켓 맨으로 칭하면서 비하했고,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북한과의 전쟁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였으며, 공화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전쟁가능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미군가족들을 남한에서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이미 계획되어있었습니다만, 미국의 스텔스기 핵심전력 3종 세트인 F-22 랩터 6대, F-35A, F-35B 등을 포함해 한미 전투기 230여대가 참여하는 사상최대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압박도 강화되고 있는데요, 얼마 전 북한과 모든 교역을 전면중단한 싱가포르가 대북제재의 사각지대였던 합작회사를 통한 투자나 차명 또는 유령회사를 통한 북한과의 거래, 금융거래 단속에도 나섰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과 체결한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했고, 올해 3월부터는 자국민의 북한여행 자제령도 내렸습니다.

작년규모로 싱가포르의 대북무역액은 1,300만달러 정도여서 북한과의 교역중단이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싱가포르는 북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대외활동, 외화벌이의 요충지였습니다.

39호실, 대외보험총국, 38호실, 군수산업부문, 군부, 원유개발회사, 청송무역 등 북한의 핵심 노른자위 기업, 기관 대표들이 모두 활동하던 곳이 바로 싱가포르이며, 장성택이 경제시찰단을 끌고 2002년 서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과 함께 찾았던 곳이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당시 김정일의 긴급지시로 심장질환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별도로 방문하기도 했었죠.

또한 싱가포르는 북한의 거의 모든 무역 배들이 들려 기름과 물자를 공급받는 중계지이기도 하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육해운성이 오랫동안 싱가포르를 근거지로 활동했었죠.

싱가포르에 파견된 육해운성 소속 강석주 당시 외무성 제1부상 사위와 딸에 대한 재밌는 일화, 간부들의 유머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날 김정일이 소집한 회의에 참석한 강석주가 회의 도중에 까딱까딱 계속 졸았습니다. 보다 못한 김정일이 한마디 했죠. 당신은 밤새 뭐하고 회의시간에 자냐고?

이에 강석주의 대답이 가관입니다. 어제 밤새 손녀를 보느라 잠 못 잤다는 거였죠. 왜 손녀는 당신 딸이 보지 않고 당신이 보느냐고 하자 강석주는 사위가 싱가포르에 파견돼 딸이 같이 나갔는데, 규정상 애를 보내지 못하게 됐다고 했죠. 이에 김정일이 뭐 그따위가 있어, 당장 다 내보내라고 해 딸도 싱가포르에 나갔다는 얘기입니다.

이렇듯 북한외교관, 파견원들이 데리고 나갈 수 있는 자녀 조건이 가끔씩 바뀌기도 했습니다. 김정일의 기분에 따라서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 (0)
  • 인쇄
  • 공유
  • 이메일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