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모래 채취 논란 해결책은?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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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모래채취 제도개선 정책토론회' 모습.
'바다모래채취 제도개선 정책토론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안병옥 소장과 함께 바다모래 채취 논란을 들여다봅니다.

(뱃고동 소리)

방금 들으신 것은 얼마 전 한국의 동해, 서해, 남해에서 어선 4만 척이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해상 시위를 벌인 현장음입니다. 항구마다 꽹과리 소리와 어민들의 함성, 구호로 떠들썩했습니다.

어민들은 골재업체들의 모래 채취를 반대해왔지만,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모래 채취를 1년 더 연장했습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8년 이후 부산신항 건설에 필요한 모래 공급을 이유로 남해와 서해 배타적 경제수역에 골재채취단지를 지정했고 지난해 말까지 채취를 허가했습니다. 안병옥 소장은 어족자원이 씨가 말랐다며 뿔난 어민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안병옥) 바다모래를 채취하게 되면 수산자원 감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바다모래를 채취할 때 얕게는 5m에서 깊게는 10m이상의 웅덩이가 생깁니다. 웅덩이가 생기는 과정에서 바다 저서생태계가 파괴되고 어장환경이 훼손됩니다. 최근에 문제가 된 남해에서도 멸치, 오징어, 고등어 같은 어류들의 산란장이나 월동장에서 골재를 채취하게 되면, 수산생물의 수확량이 급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민들의 입장에서는 부분적으로는 허용해 줄 수 있지만, 계속 몇 년간 지속된 상태에서는 수산생물들이 폐사하거나 깊은 웅덩이가 생기면서 어구손실 등으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어민들이 바다모래 채취는 더는 허용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8년부터 경상남도 통영 앞바다에서 파낸 모래는 6300만 세제곱 미터. 15톤 트럭 360만대 분량입니다. 반면, 지난해 연근해 어획량은 92만 톤으로, 30년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났습니다.

인천 어민들의 경우, 서해안 모래 채취로 꽃게 산란장이 망가졌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인천 소례의 고철남 어촌계장이 최근 한국의 TV조선에 나와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고철남) 수심이 20m였던 곳이 50m까지 깊게 파였습니다. 그 지역이 꽃게 산란 지역인데 훼손하다 보니까……

건설업계는 건설업계대로 고민이 많습니다. 바다모래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사물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 소장의 말입니다.

(안병옥) 골재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건설공사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건설공사가 중단되거나 골재파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부산과 경남지역에 레미콘 공장 70군데가 이미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건설현장에서는 모래가 많이 필요한데 이를 공급하는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건설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골재파동까지 가지않는다 해도 먼 곳에서 골재를 가져와야 합니다. 예컨대, 동해안 쪽의 건설현장에서 모래가 필요한 데 그 모래를 서해안 쪽에서 가져오게 되면 운송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게 됩니다. 1 세제곱 미터를 1루베라고 하는데요, 1루베당 15,000원-16,000원 하던 게 지금은 24,000원-27,000원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골재파동이 없다 해도 골재단가가 오르면서 건설업계는 큰 부담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골재가 부족해지면 불량골재가 유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건설현장에서 불량 골재를 사용하면서 부실공사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결국, 안전문제가 아주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일본과 영국을 포함한 외국의 경우는 바다모래 채취사업을 축소하는 추세라고 안 소장은 밝혔습니다.

(안병옥) 과거에는 일본이나 영국 같은 나라에서도 바다모래 채취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갈등요인이 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바다모래를 많이 채취해서 썼습니다. 당시 일본 전체 골재 사용량 가운데 바다모래가 약 10%나 차지했습니다. 그러다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계속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바다모래 사용량이 4% 정도로 줄었습니다. 영국도 채취지역에서 규제가 강화되면서 바다모래 채취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 골재채취에 세금을 물려서 여기서 나온 기금을 가지고 바다생태계 파괴 등의 피해 복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골재업계가 골재수급 우려를 완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모래 반입을 재개할 대응반도 꾸리겠다고까지 했습니다. 안 소장의 말입니다.

(안병옥) 지난 2002년과 2005년에 남쪽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골재채취 허가를 취소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골재파동이 일어났죠. 2004년부터 남북경협을 활성화하고, 남쪽의 골재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북한산 모래를 들여온 적이 있습니다. 반입량이 죽 늘어나다가 2008년부터 감소했습니다. 북한 서해안의 해주 지역에서 가져온 적도 있고, 장전항에서 가져온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반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북한에서 반입해야 한다고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북핵문제로 남북관계 긴장이 상당히 높은 상태여서 당분간은 북한의 바다모래 반입을 남쪽에서 원한다고 해도 현실화되기는 무척 어렵다고 봅니다.

북한 모래와 관련해, 한국의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는 평안북도 신의주 해운사업소가 매일 중국 측에 100톤 이상의 모래·자갈을 보낼 정도로 관련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지난 11월 매체와의 통화에서 “신의주 해운사업소에서 최근 중국 개인건설회사와 모래 수출계약을 맺고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며 “공장자금을 자체로 해결하라는 방침에 따라 중국 여러 업체들에게 모래와 석탄을 판매하면서 공장노동자들의 월급과 배급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바다환경 파괴의 주범 중 하나인 골재채취 정책에 대한 획기적 전환점 마련이 요구된다고 안 소장은 강조합니다.

(안병옥) 일단은 지금까지의 골재채취 정책이 어민들보다는 건설업계의 요구를 충족시킨 측면이 있습니다. 건설업계는 그 동안 바다모래가 쌌기 때문에 사용해왔습니다. 바다모래가 저렴하지만, 해양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말해, 환경비용까지 포함하게 되면 이렇게 쌀 수가 없습니다. 이런 환경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싼 골재를 써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건설업계가 환경비용도 지불하고 바다모래를 사용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또 바다 골재 채취가 끼치는 환경영향이 많은데,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 아직 공감대가 형성돼지 않았습니다.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서 환경 영향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그 결과에 따라 환경 비용을 정확하게 지불하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암석이나 콘크리트를 재활용해서 쓰는 순환골재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보편화되지 않았는데 장기적으로는 순환골재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틀어야겠죠.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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