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만의 일 아냐…한반도 방사능 검출 가능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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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건물 외부에 여전히 사고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건물 외부에 여전히 사고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여전히 검출되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물질과 북한 핵실험에 따른 오염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음)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지진 해일로 후쿠시마 현에 위치하던 원자력발전소에서 초대형 방사능 누출 사고가 났던 현장음 들으셨는데요,

바로 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100km 떨어진 해변 모래에 방사성 세슘-137이 축적돼 아직도 계속 바닷물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와 전 세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방사성 세슘-137은 원자핵 분열 시 생기는 생성물 중 가장 잘 알려졌는데요, 원자력발전소 사고나 핵무기 실험에서 생기는 방사능 오염 물질 중 가장 위험성이 큽니다.

백명수 부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바닷물의 세슘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이 후쿠시마 원전 바로 앞 항구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해변 모래 지하에 있는 지하수라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백명수) 미국 메사추세츠 우즈 홀 해양학연구원과 일본 가나자와대학교 소속 과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 과학학술원회보(PNAS)에 발표했는데요, 연구팀이 후쿠시마 원전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100km 이내 해변 8곳의 모래에 1m- 2m 깊이로 관을 삽입하고, 지하수 샘플을 검사한 결과, 방사선 세슘-137이 매우 높은 농도로 검출됐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바로 앞의 항구보다도 10배 정도 더 높은 곳도 있었습니다. 이런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실을 드러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100km나 떨어진 해변의 모래가 세슘을 높은 농도로 포함하고 있고, 이 방사성 물질이 여러 해가 지난 지금도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염지역에 사람이 거주하지는 않지만, 문제는 지금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경로로 방사성 핵종이 다량 축적되었다가 해양으로 배출되고 있고, 해양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꽤 많이 떨어져 있는 해변 바닷물의 방사성 세슘 오염이 사고 후 여러 해가 흐른 후에도 매우 심각하며, 오히려 사고 발생지보다 더 나쁜 상황이라는 건데요, 백 부소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백명수) 연구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앞바다에 고농도로 유출된 세슘이 파도와 조류를 타고 해변으로 밀려온 후에 모래 표면에 흡착되면서 축적이 일어난 것으로 설명합니다. 세슘이 흡착된 모래는 조사된 해변 8곳의 표면뿐만 아니라, 그 지하 기수, 즉 민물과 바닷물이 섞인 물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세슘이 흡착된 모래가 소금기가 있는 물에 닿으면 그 흡착성이 줄어들면서 세슘이 점차 씻겨져 나오는 것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6년이 지났는데요, 원전사고의 심각성은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가 매우 길다는 것입니다. 반감기는 처음 농도가 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말하는데요, 방사성 물질, 즉 핵종의 원자수가 반으로 줄어드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말합니다. 세슘-137의 경우 30년이 소요됩니다. 대량 축적된 세슘이 사고 후에도 지속적으로 오염시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원전사고 이후 오염은 주로 원전 인근이나 육지를 중심으로 이뤄졌을 겁니다. 주변 해변에 대한 오염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논문 저자들은 "이 물에 노출되거나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공중보건은 여기서 주된 우려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우려사항은 무엇일까요?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피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염사고가 제대로 제어되지 못하고 미처 인지되지 못한 지점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은 사고 이후 해변 특성상 모래에 축적되었다가 세슘이 오랜 세월 지속적으로 씻겨 나와 해양오염을 가속화시킨다는 것입니다.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나아가 해산물 안전에도 깊은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후쿠시마와 부산 간의 거리는 약 300km입니다. 안전거리라고 더 이상 확신할 수 없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 440개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해안선을 따라 자리잡고 있는데요, 주변 혹은 오염지역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추가돼야 할 시점입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모래가 마치 '스펀지', 즉 해면처럼 2011년에 세슘에 오염됐다가 세슘을 서서히 방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수 차례 핵실험으로 발생한 방사능이 한반도 지하수 층으로 스며들어 오염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백 부소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백명수)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우려입니다. 북한은 지난 6차 핵실험 직후 방사성 누출현상은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핵실험 이후 방사능이 핵 실험장 인근의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방사능 우려와 낙진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우려는 중국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원자력안전위원회도 북한의 핵실험 당일부터 공기시료를 모아서 분석한 뒤 핵종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기질에 대한 조사일 뿐입니다. 지하수 등에 대한 실질적인 오염조사는 현재 불가능한 상황에서 오염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중국 환경보호부와 국가핵안전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함경북도 길주군과 가까운 동북 3성 지역과 산둥성 일대에 비상 대응태세를 발령했습니다. 그리고 8일에 걸쳐 공기와 강, 지하수에서 핵 물질이 검출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비상 관측을 단행했습니다. 방사능 수치가 안전 범위 내에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9월10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 대응태세를 해제했습니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해 조사 결과를 주민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 정부는 주민들의 안전과 관련된 정보는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핵실험으로 방사능이 누출돼 주민들의 생명을 해칠 수 있다는 주의를 미리 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핵실험 직후 길주군 지역에서 방사능 수치 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자료를 주민들에게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후쿠시마 관련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앞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백 부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북한의 불안정한 식수공급 현황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방사능에 오염된 물에 노출될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북한은 상수도를 통한 물 공급 사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재래식 우물로 식수를 보충하는 것이 보통인데요, 특히 풍계리 인근은 수돗물 공급보다는 지하수를 주로 마시는 농촌지역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물에 의한 인체 피폭도 우려됩니다. 북한의 사정상, 충분한 제염작업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과 더불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민이 노출돼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방사능 물질에 피폭될 경우, 한꺼번에 많은 양에 피폭되거나, 저설량이라도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백혈병, 골수암 등 각종 암에 걸릴 확률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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