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현금성 매우 높은 상아 밀거래 계속할 듯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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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국립 공원의 한 관리가 짐바브웨 국립 공원 본부의 상아 저장실에서 상아를 들고 있다.
짐바브웨 국립 공원의 한 관리가 짐바브웨 국립 공원 본부의 상아 저장실에서 상아를 들고 있다.
ASSOCIATED PRESS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사상 최대를 기록한 상아 밀거래 실태를 살펴봅니다.

(코끼리 울음소리)

방금 들으신 것은 아프리카 코끼리의 울음소린데요, 아프리카에서 코끼리 밀렵은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상아 밀수 적발은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져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CITES, 즉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는데요, CITES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를 규제하고자 1973년 체결한 국제 환경협정으로 1975년 발효됐고 183개 당사국이 가입했습니다.

백명수 부소장은 이번 보고서가 지적한 역설적 상황은 각국의 단속 강화로 궁지에 몰린 국제 밀렵 조직들이 상아를 암시장에 풀어져 나온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압수된 아프리카 코끼리의 상아는 40여톤이었습니다. 이는 1989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입니다. 2007년에 압수된 상아 무게보다 세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아프리카 각국의 국경경비대가 경비를 강화하면서 압수된 물량이 늘어난 것입니다. 해마다 압수된 코끼리 상아는 6년째 40톤 가까이에 이르고 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아프리카 코끼리의 개체수가 11만 천여 마리 줄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CITES는 남동부 아프리카 지역의 개체 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코끼리는 아프리카 보츠와나, 케냐, 나미비아, 르완다, 우간다 등에 서식하는데요, 이들 나라에서는 비교적 강력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반면, 콩고민주공화국이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정치경제 사정이 불안한 국가에서는 아직 밀렵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코끼리 상아를 탐하기 시작한 것은 약 100여년 전부터라고 말하는데요, 주로 예술품, 공예품, 피아노 건반, 도장, 당구공 등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코끼리가 2년 주기로 한번에 한 마리를 출산하는데, 상아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코끼리의 개체수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입니다.

백 부소장은 특히 최소 2002년부터 중국에서 상아 수요가 급증했다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전 세계 상아 수요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1989년 CITES에 가입했지만, 지난 10년간 중산층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상아 수요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백명수) 불법적인 상아 거래가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최근 4년 사이 거래량이 3배 증가했습니다. 또 중국에서는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상아공장과 소매점이 지난 10년간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순수 상아 세공품 부적이 복을 가져온다고 해서 매우 고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상아는 부와 권력의 상징인데요, 오래 전부터 부자들의 장신구와 고급선물로 주로 쓰여왔습니다. 최근에는 투자 수단으로 여겨져서 ‘하얀 금’이라고 불리는데요, 중국 중산층들은 상아를 구매하는데 지갑을 아낌없이 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상아 도매가가 2010년 kg당 450달러에서 최근에는 kg당 2100달러 정도로 뛰었습니다.

중국이 코끼리 상아의 최대 수요국으로 아프리카 등지에서 코끼리의 밀렵을 조장한다는 국제적 비판에 직면하자, 중국 정부는 2017년까지 상아의 국내 매매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지난해 말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에는 34개의 상아 가공공장과 143개의 판매점이 공식 운영됐습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상아 가공산업에 종사했던 직원들이 나무나 뼈 가공, 유물 복원작업 등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약 89개 기업들이 3000명 미만의 직원들을 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 부소장은 중국 정부의 규제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백명수) 세계 최대의 상아시장이 사실상 문을 닫은 것인데요, 중국의 시사주간지 남방주말이 ‘코끼리에게 주는 새해 선물’이라고 평가했을 정도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10월 미국과 상아 수입금지에 합의한 이후 거래까지 금지되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서 세계자연기금 등 국제단체들은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환영했었습니다. 올해 말까지 중국에 있는 모든 합법적인 판매점을 폐쇄할 예정인데요, 4월말 현재, 이미 공장 67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는 전체 약 160여 곳 중 41% 정도가 문을 닫은 것입니다. 따라서 일정 정도 폐쇄조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아프리카에서 밀렵된 코끼리 상아를 밀매하며, 코끼리의 멸종 위기를 부추기는 것은 중국뿐일까요? 백 부소장은 미국의 환경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다국적 조직 범죄를 감시하는 국제단체 연합인 ‘GITOC’가 낸 최신 보고서를 인용하며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백명수) 북한이 어려운 경제난 중에 자금줄 확보 수단으로 코끼리 상아 밀매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과 GITOC가 공개한 최근 보고서 내용입니다. 보고서를 보면 북한 외교관들이 아프리카에서 밀렵된 코끼리 상아를 밀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0년간 아프리카 대륙에서 코끼리 상아와 코뿔소 뿔을 밀매하다가 체포돼서 추방된 외교관 31명 가운데 무려 18명이 북한 외교관이었습니다. 북한 정부가 국제금융상 환관리를 받지 않고 각국의 통화와 바꿀 수 있는 화폐로 상아를 취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밀매 수익의 상당 부분은 북한 최고 권력층에게 돌아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외교관들의 외교적인 특권이 지속적으로 남용되는 문제가 야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려는 경제제재와 고립주의 정책으로 북한 정권은 상당기간 불법적인 활동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백 부소장은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 불법 상아 거래를 막으려고 시도하자 상아 시장이 주변국으로 이동하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얼마 전 코끼리 보호단체 세이브디엘리펀트의 최신 보고서를 바탕으로 라오스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코끼리 상아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백 부소장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백명수) 첫 번째, 중국뿐만 아니라 주변시장의 연쇄적인 폐쇄가 필요합니다. 보다 근본적인 조치로 상아 암거래 시장 자체를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국이 올해 말까지 상업거래를 중단한다 하더라도 불법이 더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중국을 종착지로 하는 베트남, 미얀마 등과 같은 주변시장도 같이 폐쇄해가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중국에 있는 많은 상아 가공공장들이 이미 베트남으로 이주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북한도 현금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상아 밀거래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상아가 더는 투자의 수단이나 복을 가져오는 물건이 아니라 코끼리 멸종을 부추긴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각국은 캠페인을 통해 국민의 인식전환을 유도하는 정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코끼리 밀렵단속을 강화해 국제사회가 주도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아프리카 중 특히 정치경제상황이 불안정한 나라에서 밀렵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코끼리 상아 밀렵 단속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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