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기후변화 평가 종합보고서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4.11.13
climate_ipcc_305 덴마크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총회 모습.
AFP PHOTO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IPCC, 즉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발표한 제5차 기후변화 평가 종합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반기문)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즉시, 단호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최근 덴마크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총회. 지구 온난화가 가져올 환경 재앙을 막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는데요, 방금 들으신 것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자들에게 거듭 강조한 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총회가 채택한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대기권의 온실가스 농도가 지난 80만 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입니다. 온실가스란 대기를 구성하는 기체들 가운데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를 말하는데요, 온실가스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이 있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나온 기후변화 보고서 중 가장 중요하고, 앞으로 기후협상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되는 이번 보고서의 핵심 사항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후체계에 대한 인류의 영향은 명백하고 점증하고 있다는 겁니다. 평균기온과 해수면 상승, 온난화 에너지의 90%를 흡수한 바다의 산성화가 전례 없고 폭염, 집중호우 등 극한 기후 현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둘째, 재앙을 피하려면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2100년 지구 온도는 최고 4도 상승해 대규모 생물 멸종사태, 기상이변, 식량위기, 폭동 등 자연과 인간사회 모두에 재앙이 불가피합니다. 지구의 많은 지역에서 경작과 인간 거주가 불가능한 곳이 나타나고 그런 상태가 수백 년 지속됩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의 말입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식량 부족과 식량 안보, 그리고 전반적인 기아 문제가 매우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앞으로 몇 십 년 안에 대대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해 2100년에는 순배출량이 0이 되어야 합니다. 땅속에 묻혀 있는 대부분의 화석연료는 땅속에 그대로 보관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장치가 달리지 않은 모든 화력발전은 퇴출되고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세계 전력의 80%를 생산해야 합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의 말입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사용할 수 있는 탄소량은 275기가 톤입니다. 이는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란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보고서의 셋째 핵심 사항은, 현재의 기술과 경제력으로 이런 대응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세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에서 0.06%포인트가 빠지는 비용이 들 뿐입니다. 그러나 시기를 놓치면 그 비용은 급증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반기문)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더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기후 변화 대응과 경제 성장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보고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무시하거나 반박하는 사람들은 우리와 우리 자녀, 그리고 우리의 손녀 세대를 위험에 빠트린다”며 “우리가 이념과 정치 싸움에 함몰될수록, 행동에 나서는 데 드는 비용은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보고서에 대한 비판도 나옵니다. 영국의 세계적인 기후경제학자 니컬러스 스턴 경은 “기후 대응 과정에서 고용창출을 포함한 경제성장이 일어나고 대기 개선으로 인한 보건 향상 등 부수효과 등을 고려할 때 이 보고서는 경제적 부담을 과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당장 이 보고서는 한국의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내년 말로 예정된 새로운 기후체계를 위한 국제협상에서 각국 정부가 승인한 이 보고서는 핵심 지침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협상에서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라는 엄청난 압박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합니다. 현재, 한국은 누적 배출량 세계 19위, 화석연료 기준 2013년 배출량 세계 7위입니다.

북한은 남한보다는 형편이 나은 편입니다. 에너지 부족 때문입니다. 가장 최신 자료인 북한이 지난해 10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한 ‘제2차 기후변화 국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2007년 1차 화석에너지 공급량은 1990년에 비해 55%가량 감소했습니다. 화석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전력 생산에서 수력발전의 비중이 1990년에 50%이었지만, 2009년에는 그 비중이 65%로 확대됐습니다.

에너지 소비의 감소로 온실가스 순배출량도 1990년 193.5백만 이산화탄소 환산 톤에서 2000년 65.7백만 이산화탄소 환산 톤으로 66%가량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남한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은 약 74% 증가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인 10명 중 7명이 방사선 측정단위인 베크렐을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중앙연구원이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4%가 방사선 측정단위인 밀리 시버트(mSv)와 베크렐(Bq)를 처음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방사성 원소는 여러 방사선을 방출합니다. 이 때 방사성 원소의 방사능은 방사성 시료가 단위시간 동안 붕괴를 일으키는 평균 횟수로 측정됩니다. 1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은 1초당 1번의 붕괴를 하는 양입니다. 응답자의 52%는 측정 단위를 쉬운 단위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방사선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80%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47%는 방사선이 호흡기나 피부 접촉으로 전염된다고 잘못 아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중국에서 지난 2012년 석탄 소비로 유발된 스모그와 관련된 질병으로 67만 명이 조기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학교의 텅페이 부교수는 석탄 연료에 의존한 환경 사회적 비용과 관련한 보고서에서 “PM 2.5 보다 더 작은 오염물질과 연관된 질병으로 2012년 67만 명이 조기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PM. 2.5는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말합니다. 텅페이 부교수는 이어 관련 질병으로 뇌졸중, 폐암, 관동맥성 심장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을 들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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