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대북 환경 지원사업 활발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5.08.13
forest_tree_grow-620.jpg 강동군 산림경영소 양묘장에서 직원들이 나무모 생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국제사회의 환경 관련 대북 지원사업을 살펴봅니다.

(김정은) 올해의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농업을 주타격 방향으로 확고히 틀어쥐고 농사에 모든 힘을 총집중하여야 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농업 생산을 강조한 부분, 들으셨는데요, 북한 정부는 최근 들어 부쩍 병충해 방제사업, 유기농업 확대, 산림조성 등의 정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도 관련 지원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선 스위스 정부가 최근 16만 달러를 투입해 북한에서 농작물과 나무 병충해 방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개발협력청은 지난 7월부터 북한의 농작물 피해를 줄이고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유럽 농업생명과학센터, 북한 국토환경보호성과 함께 병충해 방제 기술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스위스 개발협력청은 스위스 정부 산하 외무부가 운영하는 원조기관입니다. 북한에는 지난 1995년부터 지원을 시작했으며, 1997년에는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개설했습니다. 이후 2002년부터는 개발협력 지원을 시작했지만, 스위스 의회의 요청으로 2011년 말 다시 인도주의 지원으로 성격을 전환했습니다.

이번 지원 대상은 스위스 정부로부터 경사지 농법을 전수받는 북한 주민 2천 가구, 약 8천여 명,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군 양묘장, 군 삼림관리청 관계자 등입니다. 지원 기간은 내년 말까지입니다.

경사지 농법은 언덕과 산에 나무와 농작물을 함께 심는 혼합 농림업으로, 북한에서는 '림농복합경영'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에 나온 국립환경보호성의 김광주 실장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김광주) ‘림농복합경영’이란 한 개의 같은 토지에서 나무도 심고 거기에다 농작물과 또는 약초 등을 섞어서 심는 새로운 산림경영 형태입니다.

원래 이 농법은 스위스 정부가 2003년부터 북한에 전수해 오고 있습니다. 스위스 개발협력청 웹사이트에 나온 대북 사업 동영상의 일부입니다.

(스위스 개발협력청 대북사업 동영상) 훼손된 급경사지에 나무나 풀을 심어서 지력을 회복해 다시 농사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개발협력청은 "북한 주민이 황해북도와 강원도 지역 200㏊에 경사지 농법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병충해 방제를 위한 기술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도 최근 국립산림과학원 소속 등 산림전문가 5명을 북한에 보내 북한 금강산 현지에서 산림 병해충 피해 실태를 조사하게 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북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소나무들의 밑동과 잎이 누렇게 마름에 따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금강산개발지도총국이 요청해 이뤄졌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측 산림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지난해 겨울과 올해 상반기 북한 금강산 지역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서 솔잎혹파리와 젓나무잎응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솔잎혹파리는 소나무와 곰솔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해충입니다. 1929년 서울과 전라남도에서 최초로 발견됐습니다. 전나무잎응애는 전나무에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잎이나 새순의 영양분을 흡수해 잎이 노랗게 변색하며, 피해가 심해지면 잎이 마르고 조기낙엽 현상이 나타나서 고사에 이릅니다.

현재, 금강산 지역과 강원도 고성읍의 소나무 피해면적은 5천 헥타르였고 그 중 피해가 심각한 곳은 8백 헥타르로 나타났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전나무잎응애는 동면전인 9월 하순에, 솔잎혹파리는 내년 봄에 방제를 해야 하며 지금 당장은 해도 효과가 없다"면서, "북측이 밝힌 피해범위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언제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강산 지역의 해충 방제에 필요한 지원 규모는 수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산림학자인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의 김성일 교수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김성일) 그동안 북한의 군부와 정치적 이유로 문이 완전히 닫혀 있었습니다. 이번에 문을 연 것은 여태까지 상황에 비해 병충해의 피해 정도나 관련 기술적 지원에 대한 요구가 급격히 커졌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북한의 토양오염과 화학비료 농법에 대한 대안으로, 독일 유기농업연구소는 북한에 유기농 사과 재배법과 친환경 축산농법을 전수하는 한편, 북한 풍토에 맞는 농법을 찾고 품종을 개량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일 유기농업연구소는 독일 연방 농식품부 소속의 국가 연구소입니다.

이 가운데 유기농 사과 재배 사업은 남한의 농업 관련 기관으로부터 예산을 받아 2013년부터 2년간 진행되고 있습니다. 품종 개량 사업은 유럽연합으로부터 50만 달러를 지원받아 4년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앞서 남한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독일 유기농업연구소와 지난 11월 ‘유기농업 연구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약체결로 두 기관은 유기농업의 공익적 가치 평가, 유기농업의 농생태계 영향 연구, 연구원 교류와 국제공동연구 추진 등을 통한 유기농업 발전에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산림조성사업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장려한 이후 북한 전역이 나무심기 운동으로 들썩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루 5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는 속도전과 관련한 조선중앙TV의 보도입니다.

(조선중앙TV) 전후에 전체 인민이 떨쳐나 복구건설을 한 것처럼 산림 복구전투에 전당, 전군, 전민이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런 북한의 산림조성사업에 동조해, 유엔 세계식량계획이 최근 북한 4개 도 약 1천4백 헥타르에 달하는 산간지역에 7백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최신 사업보고서에서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농업성과 협력해 이 같은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5개 시·군에서 3건의 소규모 산림농업 사업을,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관개 수로를 복구하고 강둑을 재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이번 사업들은 지난 4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3개월 간 진행됐으며, 특히 식수와 산림농업 사업에는 북한 주민 1만 3천여 명도 동참했습니다. 또 이번 사업을 통해 북한 농경지 1천300헥타르와 관개 수로 15km, 저수지 2개, 우물 240여 곳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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