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37] 칸쿤 기후변화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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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회의를 들여다봅니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It is perfectly possible to reduce the emission of green house gases and at the same time...

(더빙)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지속적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생산성을 늘리고, 특히 녹색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멕시코 칸쿤에서 진행 중인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경제 개발이냐 환경 보호냐를 선택해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뛰어넘어,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해결의 합의에 이를 것을 촉구하는 연설의 일부를 들으셨는데요.

이번 총회의 핵심은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신해 각국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담은 새 협정을 채택하는 것입니다. 1997년 합의된 교토의정서는 선진국만 2008∼2012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에 비해 평균 5.2% 줄이도록 했습니다. 이후 세계 각국은 2007년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13차 총회에서 2013년부터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도 각자 능력에 맞게 감축에 참여한다는 기본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세계 193개국 당사국은 ‘발리행동계획’에 따라 2012년 이후 기후변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협상을 지난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15차 총회까지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협상 타결에 실패해 이 과제는 이번 칸쿤 총회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은 개발도상국도 구속력 있는 감축 목표를 제시하라고 촉구하는 반면,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은 지구온난화의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먼저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의 크리스티나 피구에레스 사무국장은 “구멍이 난 비단은 쓸 수 없다”며 “이 구멍은 오로지 타협을 통해서만 메울 수 있다”고 말해 각국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10일 폐막되는 이번 총회에서 선진국을 대표하는 미국과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중국이 대화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지만, 완전한 타결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작년에 이어 이번 총회가 실패할 경우 그 어느 때보다 타격이 클 것이라며, 향후 40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대재앙 가능성을 막으려면 엄격한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작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는데요, 2001~2010년은 세계 평균 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은 10년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203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100만 명 가까운 인명 피해와 연간 1천57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번 칸쿤회의에 참석한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미켈레 베르나르디 선임 농업기상학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전 세계 식량공급이 기후변화로 인해 위협받고 있으며,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곡물 생산량이 하락해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빈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켈레 베르나르디)

We can see that if the temperature increases over 2 degrees Celsius in the future...

(더빙)

지구의 기온이 섭씨 2도 이상 상승할 경우, 농작물의 적절한 성장이 크게 방해를 받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불안한 농업 작황이 우려됩니다.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중대한 위험에는 산불, 가뭄, 홍수 등이 포함되는데요, 이런 자연재해가 자꾸 발생하면, 흉작과 낮은 수확을 불 보듯 뻔합니다.

실제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몰고 올 재앙의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과 파키스탄의 대홍수, 러시아ㆍ중앙아시아의 폭염, 유럽의 폭설과 강추위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베르나르디 선임 농업기상학자는 각각의 재난이 단순히 기온 상승으로 인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극심한 기후 변화가 지구 온난화와 함께 증가해왔다면서, 특히 "올해 기후 변화가 인류에게 미친 영향을 생각해보면 칸쿤에서의 진전이 절박한 상황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켈레 베르나르디)

We have many, many countries where they need to import food...

(더빙)

올해 식량을 수입해야하는 국가가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짐바브웨의 농촌지역에 사는 1백만 명 이상이 식량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지원 상황이 어렵습니다. 지난해만해도 세계에서 세 번째 곡물 수출국이던 러시아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올 여름 고온과 가뭄 등 자연재해를 겪은 뒤 곡물수출을 금지했으며 이로 인해 세계 밀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오랜 스리랑카 내전 중 타밀 반군의 기지였던 광대한 밀림이 야생동물 보호지역으로 바뀝니다. 영국의 BBC 뉴스는 스리랑카 정부 발표를 인용해, 18개월 전까지 격전이 벌어졌던 북부 물라이티부 지역의 4만 헥타르가 넘는 밀림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이 지역은 지난 세기 중 1만5천 마리에서 4천 마리로 줄어든 야생 코끼리들의 삶의 터전으로 보존됩니다. 스리랑카의 야생 코끼리들은 자연 서식지인 숲이 파괴되면서 먹이를 찾아 사람의 거주지까지 출몰하고 있으며, 정부 측은 지난해에만 200마리가 넘는 코끼리가 주민들에게 전기충격과 총기 등 방법으로 죽임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라이티부 정글은 타밀호랑이 반군의 핵심 거점이었으며 내전이 벌어진 지난 수십 년 동안 반군들은 정부군의 접근을 막기 위해 수많은 지뢰를 매설해 지금도 약 150만개의 지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인도 정부는 최근 사상 최악의 산업재해인 1984년 인도 보팔 참사와 관련해 피해자 배상액을 기존의 두 배 이상인 500억 루피, 미화로 약 1억1천만 달러로 늘릴 것을 요구하는 배상 청구 소송을 인도 대법원에 냈습니다. 이번 소송은 참사 당사자인 미국 화학회사 유니언 카바이드와 1999년 이를 인수한 다우 케미컬을 상대로 한 것으로, 유니언 카바이드와 인도 정부는 1989년 4억7천만 달러 규모의 배상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추가 배상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피해가 드러나는 등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참상을 덜어줄 필요성이 생겼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인도 법원이 보팔 참사 책임자들에게 징역 2년 등 경미한 형을 선고한 데 대해 전국적 비난 여론이 일자 이에 떼밀린 정부의 면피용 '시늉'에 불과하다고 참사 피해자들은 비판했습니다. 보팔 참사는 1984년 인도 마드야 프라데시주 보팔 지역의 유니언 카바이드 공장 폭발로 유독 가스가 누출된 사건으로 인도 정부 산하 인도의학연구위원회 추산에 따르면 사고 후 3일간 8천~1만 명이 숨지는 등 1994년까지 약 2만5천명이 사고 후유증 등으로 숨졌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