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기도 명절공급에 속한다

런던-김동국 xallsl@rfa.org
2015.09.11
py_fabric_comp_capture-620.jpg 7일 조선중앙TV에서 보도한 김정숙 평양 방직공장 명절 전 전경.
사진-조선중앙TV화면 캡쳐

9월9일은 북한의 정권수립일 입니다. 올해가 67돌을 맞이했는데요, 명절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관영 매체인 조선중앙TV가 전하는 ‘공화국 창건일’ 명절 풍경 소식을 접한 탈북민들은 날이 갈수록 북한주민들이 느끼는 명절분위기는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청진 시에서 살다 2010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박순희씨는 동영상 최대 웹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온 조선중앙방송의 9월 7일자 8시도보를 보면, 공화국 창건 일에 대한 명절분위기를 전혀 찾아 볼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박씨는 예전에는 국가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공화국 창건 일을 비롯한 5대명절에 한해서는 적어도 평양시를 비롯한 큰 도시들에 국기를 걸고 꽃다발을 장식하는 등의 명절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올해는 방송에서 조차도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반세기 이상 진행해 오던 북한의 우상화 선전 선동도 드디어 경제난 앞에 무릎을 끓은 징조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순희: 예전에는 일주일 전부터 명절분위기라고 들 썩 거리고, 거리에 나가 꽃도 장식하고 선전물 같은 것도 다른 때보다 더 많이 내다 걸고… 제 생각에는 그 모든 것을 하려면 돈이 들잖아요.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이 직면해서 그렇지 않는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북한주민들은 북한 내에서의 명절을 별로 기대하지 않은지가 이미 오랩니다. 10년, 15년전에는 옥수수가루로 만든 벽돌과자나 술 한 병이라도 받는 재미에 기다렸지만 지금은 그런 명절공급조차도 끊긴지가 오래여서 명절을 기대하지 않은 사람들의 수가 부지기 수라고 최근 북한을 나온 탈북민들이 전했습니다.

심지어 식량, 당과류, 술, 담배, 돼지고기는 고사하고 명절에 전기라도 제대로 주었으면 좋겠다고 탈북민들은 비꼬았습니다.

탈북민: 북한에서 9.9절이나 일반적인 명절에 명절공급물자를 안 준지가 꽤 되는데 문제는 명절이라고 표면상으로는 되어 있는데 일상생활에 가장 필요한 전기조차도 주지 않아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일반주민들이 보통 이야기하기를 명절공급은 고사하고 전기라도 주었으면 좋겠다고 불평 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의 소식을 전하는 아시아프레스의 의하면 북한주민들은 전기도 명절에만 주는 명절공급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에 거주하는 한 북한주민은 8월 27일자의 통화에서 올해엔 설에 몇 시간 전기를 보내고 8월 15일 광복절을 맞으며 하루 공급한 것이 전부라며 이제는 명절 때 되어야만 몇 시간이라도 전기 불빛을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 사정도 마찬가지인데요, 26일에 통화한 무산군 주민도 평상시에는 전기가 전혀 오지 않는다며 이번 9월 9일 공화국 창건 일에는 하루라도 전기를 보내줬으면 좋겠다며 다만 몇 시간이라도 밝은 곳에서 명절을 보내고 싶은 희망사항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도 북한의 전기사정은 매우 열악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했는데요, 어쩌다가 전기를 보내줘도 전압이 형편없이 낮기 때문에 전등 빛도 등잔불 보다 못할 정도로 희미하다고 증언했습니다.

탈북민: 지역별로 변압기가 있는데 이게 용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기를 준다고 해도… 저희 집 같은 경우에도 전기가 들어오는 날에도 자동차 다마(전등)를 직류로 해서 여러 개 연결해야 방을 볼 수 있지 220v 다마(전등)로 하면 니크롬 줄만 빨갛게 달기 때문에 켜나마나 합니다. 촛불보다 못하고 등잔불 보다도 못합니다.

이렇게 전력 사정이 최악이다 보니 전기관리 기관에 뇌물을 주고 불법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지역간부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아무리 전기사정이 심각해도 김일성 동상이나 우상화 건물, 당 기관, 인민위원회 같은 지방정부 기관, 일부 공장, 기업 소들에는 전기를 공급하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런 기관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감독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친분을 내세워 '도둑전기'를 쓰고 있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게 북한주민들의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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