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탈북민들 여가시간 엿보기

런던-김동국 xallsl@rfa.org
2015.05.08
London_fishing_b 영국 바닷가 방파제에서 고등어를 낚아 올리는 탈북민들.
RFA PHOTO/ 김동국

봄이 왔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맘때쯤 되면 농사일로 무척 바쁜데요, 이시기가 북한주민들의 일년 생계를 좌지우지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죽을힘을 다하여 농사를 짓습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협동농장에 나가 농사일을 하는 것도 있지만 요즘 워낙 국가가 농사 수확 물을 걷어만 갔지 공급을 잘 해주지 않다 보니 개인 소 토지나, 공장, 기업 소 별로 일구는 부업 밭 일에 더 열성을 쏟아 붓는 편입니다.

북한주민들이 봄철 농사를 일년 생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로 생각하는 반면 영국의 탈북민들은 재미있는 여가시간을 보내는 시기로 생각합니다.

선진국의 대체적인 사람 사는 모양새입니다만 영국거주 탈북민들도 봄철이면 주말농장에서 일주일의 피곤을 날리는 재미있는 농사일로 하루를 보냅니다. 어떤 탈북민들은 자신들이 살고 집의 가든 즉 정원에 시험 포전을 만들어 놓고 여러 가지 농작물을 재배하며 인생의 낭만을 즐깁니다.

북한에서 옷 공장 재봉 공으로 있다 2010년에 영국에 정착한 강지영씨는 요즘 주말농장에 푹 빠져 삽니다. 그녀는 북한에서 살 때는 봄이오면 농촌지원에 강제로 동원되는 것이 너무 싫었고, 또 생계를 위해 죽기살기로 농사를 짓는 것이 너무 힘들어 몸이 오싹했는데 영국 와서 취미로 농사하고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고 별 세상에 온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주민들은 북한 밖의 세상에서는 농사도 취미로 한다는 현실을 꿈도 못 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지영: 북한에서 농사라는 건 뭐 생계를 위해서 하는 거고 강압적으로 조직해서 하라니까 하는 거고 영국에서는 내가 취미생활로 농사를 지어가지고 자기가 먹고 싶은 야채랑, 과일 같은 것을 심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입니다. 때문에 영국의 산과 들에는 여러 가지 산나물들과 들나물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특히 곰취, 고사리, 참나물, 북한에서는 산 마늘이라고 하는 염지나물, 미나리 등이 인기입니다. 4월 말과 5월초에 성숙기인 고사리는 탈북민들에게 있어 인기 중에 인기를 차지하는 영국의 특산물입니다. 요즘 고사리 채취에 푹 빠져 사는 75살의 김춘복 할머니는 북한에서 고사리는 희귀나물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80퍼센트가 산으로 이루어진 북한이라고 하지만 70년대부터 북한당국이 주민들을 외화벌이 명분으로 고사리 채취에 강제로 동원시켜 산에 있는 나물들을 채 자라기 도 전에 싹쓸이 하기 때문에 지금은 산에 가면 고사리 그림자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김춘복: 그전에는 많이 뜯었지요. 후에는 70년대, 80년대 그때 많이 뜯고 90년대 그때는 차차 생활이(생계가) 힘들면서 고사리고, 나물이고 싹쓸이 하니까 많이 못 뜯었어요. 북한 고사리는 약하고 사람들이 야위어서 그런지 다 (고사리도) 야위어서 말리면 그저 약한 것이 별로… 겨우 뜯어서 좀 먹고는 두었다가 명절에나 먹고 별로 못 먹었어요.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와 달리 영국은 4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섬나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낚시문화도 많이 발달이 되었는데요, 태어나서 처음 보는 희귀한 낚시 도구들도 많답니다. 낚시를 좋아하시는 일부 탈북민들은 끼리끼리 팀을 묶어 바다로 나갑니다. 요즘은 고등어 낚시가 인기인데요, 방파제에서 낚시를 해도 하루에 100~150마리씩 잡아 올립니다. 어떤 분들은 아예 배를 빌려가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 고기를 한 가득 잡아 오기도 합니다.

박성철: 영국에 오니까 집에서 가만히 앉아서 할 일이 없었어요. 그래서 취미생활을 다른데 붙여보자고 해서 낚시가 건강에도 좋고 나이 먹어서 좋다, 운동도 되고 해서 낚시를 시작했지요. 고기를 잡자 목적보다도 그래도 바다에 한번 나갔다 오면 그날은 운동도 많이 되고, 기분도 좋고, 스트레스도 확 날리고……

영국 수산시장에 가도 고기는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직접 고기를 잡는 손맛은 시장에서 사는 맛과 다르다며 인생의 낭만을 만끽하기 위해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재미로 바다로 나간다고 탈북민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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