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쿠바에게서 배워라

런던-김동국 xallsl@rfa.org
2015.07.03
obama_castro_b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이지난 지난 4월 파나마에서 열린 미주기구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 PHOTO/MANDEL NGAN

미국이 수십 년간 적대국이었던 쿠바와 대사 급 외교관계를 개선하고 대사관 재개 설을 합의 했다는 소식을 지난 1일 전세계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중동지역의 미국 적대국인 이란도 미국과의 핵 협상을 타결하고 관계개선을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미국의 3대 적대국인 북한, 이란 쿠바 중에서 북한만 남게 되였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영국의 탈북민들은 냉전시대가 무너지고 평화를 지향하는 국제사회의 신세계 질서에서 적대주의를 고집하는 것은 이제 북한밖에 없다며 북한의 현 통치자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의 전철을 밟지 말고 쿠바와 같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습니다.

북한에서 40년간 운전수로 있다 2007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김명수씨는 북한정권은 ‘자주권’라는 핑계로 경제파생의 원인을 미국을 비롯한 외부세계로 돌리고 있지만 북한주민들이 굶주리는 진짜 원인은 북한을 폐쇄적으로 관리한 김씨 일가의 무능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서 쿠바를 따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명수: 우리가 북한에 있을 때에는 김일성, 김정일 밖에 모른다고 그랬는데 나와 보니까 현실적으로 보면 그들이 얼마나 인민들을 기만했는지 우리가 뒤늦게 알라지요. 결국 쿠바가 미국하고 손잡으니까 우선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소. 세상에 핸드폰이 없는 나라 북조선인데 그 나라와 대비할 수 있소. 쿠바와 북한을 대비하면 쿠바는 어른이고 북한은 20대 애들과 같은 격이 되는 거죠.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개선을 의식한 북한은 지난달 말 북한의 조선노동당 강석주 국제비서를 쿠바로 긴급히 보냈습니다. 쿠바로 날아간 강석주 국제비서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 평의회 의장을 만나 김정은의 인사를 전달하고 쿠바와의 전통적 외교관계를 놓지 말아달라고 부탁 하기도 했습니다.

강석주 국제비서의 이런 부탁에 라울 카스트로 의장도 형식적으로는 ‘피델 카스트로와 김일성 주석이 마련한 두 나라 친선관계는 대를 이어 변함없을 것’라며 다독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쿠바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부탁을 들어주며 지켜줄 상황이 못됩니다. 쿠바는 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주민들에게 윤택한 생활을 보장하려면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석주 비서의 행보와 상관없이 쿠바는 미국과의 관계를 계속 발전 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이 쿠바와의 전통관계를 붙잡는 모양새이지만 쿠바를 따라 배워 관계개선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그 동안 6자회담 5개 당사국 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북한에 전달했으나 북한은 이를 외면했습니다. 또한 지난 1월과 5월에도 미국은 북한정권에 다시 대화를 제안했으나 ‘우리의 핵 무력, 경제발전 병진노선’에는 변함없다’는 입장만 재확인 했을 뿐입니다.

중국 역시 북한을 다독여 대화로 이끌 상황이 못되고 있습니다. 2013년 3차 핵실험과 같은 해 12월 장성택 처형, 작년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으로 북-중 관계는 그 어느 때 보다 경색되어 있습니다.

김명수씨는 할아버지 김일성의 ‘국방건설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을 따라 한 김정은의 ‘핵 경제 병진’노선은 여러모로 국제사회정세나 흐름으로 볼 때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젊은 지도자에 맞게 김정은은 새롭고 참신한 발상으로 국가정책을 펴 주민들을 살려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쿠바와 같은 대화형 개혁개방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명수: 우리처럼 안목이 약한 사람들도 생각하는 게 그렇소. 개방하니까 인민들도 서로 자유래왕하고 정치범들도 석방하고 돌려보내주고 서로 신뢰를 하고 그러니까 국민들이 얼마나 좋아하오. 북한도 이제라도 알아채고 개혁개방 길을 열어놓고 백성들을 살기 위해서 사회주의를 버리고 개혁 개방해서 살길을 열어줘야죠.

해외 탈북민 단체 연합체인 ‘국제 탈북민 연대’ 관계자도 김정은 정권의 공격적인 강경외교정책은 대화를 중시하는 국제사회의 흐름상 일시적으로는 정권의 생명 줄을 연장하는 ‘처방 전’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종국에는 북한경제를 지금보다 더한 파탄으로 끌고 가 현 정권을 패망으로 몰아넣는 ‘사망 통지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북한정권은 이란과 쿠바 같은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 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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