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망명신청 거부자들, 선택의 자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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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일어나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소식과, 생활 얘기를 전해드리는 유럽의 탈북자들 영국 런던에서 김동국 기자가 전합니다.

영국의 탈북 자유민들은 대부분 런던의 코리아타운인 뉴몰든에 모여 살고 있지만 맨체스터를 비롯한 리버풀, 리즈, 버밍햄, 글라스 고우, 카디프와 같은 지역에도 살고 있습니다. 그중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유민들은 현재 350여명으로 공식적인 망명비자를 취득한 뒤 안정적인 생활을 꾸려가는 가정이 70여 가정입니다. 그리고 망명신청은 했지만 영국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한 대기자는 40여가정에 이릅니다. 그 중 일부는 아예 망명신청이 거부당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망명비자 대기자들 중에는 행여 하는 기대감으로 2년 3년 기다리는가족도 있지만 비자를 받을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영국에 그냥 남아 있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영국 정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에서는 한국으로 가 정착할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이들은 한국행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한국행을 거부하는지2006년에 북한을 탈북 해 2010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강미숙씨로 부터 그 사정을 들어봅니다.

강미숙: 한국 정부도 탈북자를 받아주고 있고 현재 2만 여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살고 있다는 소식도 듣고 있어요. 하지만 비자를 주던 안 주던 여기서 살아야죠. 한국행을 택하지 않은 이유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 때문인데 조선에 이런 말이 있지 않아요 동냥은 못줄 망정 쪽박이나 깨지 말라고, 내가 북한의 가족에게 큰 도움을 되지 못할 망정 가족들이 제가 한국으로 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문받을 것을 생각하면 잠도 못자면서 불안하게 지낼 수는 없잖아요

한국 국회도서관에 비치된 군사정전 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1953년 7월27일에 체결된 한반도 전쟁 휴전 협정에 따라 남과 북 사이에 이루어진 포로 교환시 북한도, 남한도 아닌 중립국을 선택한 제3국의 선택권자76명의 포로를 자신들이 원하는 해당국가에 가 정착 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는 선택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 목숨을 걸고 탈출한 탈북자유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북한으로 강제로 북송하는 한편, 제3국으로 추방하는 외교적인 형식절차 마저도 주지 않고 있습니다.

1998년에 북한을 탈출해 2007년에 영국에 정착한 김광명 씨는 북한은 물론 남한에서의 거주를 원치 않는 제3의 탈북자유민들에게는 그들의 자유의지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광명: 아직 중국에 남아있는 탈북자 수는 정확한 숫자는 없지만 수많은 탈북자가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들이 한국행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원하지 않는 이들도 있어요 왜냐하면 한국에 갔다고 하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이나 부모 형제들이 적대국인 남한에 간것으로 해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생사를 확인 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으니까 탈북자유민들이 가고 싶어도 못가고 러시아에서 숨어사는 탈북자 수도 많습니다. 그래서 중국이나 러시아의 탈북자들이 원하는 제3국의 정착을 해서 생활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써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탈북자유민들은 2만 5000 여 명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중국에는 진정한 자유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10만여 명의 탈북난민들이 있습니다.

과연, 중국에 숨어사는 탈북민 모두가 한국행을 원하고 있는 것인지 그들 일부 중 한국행이 아닌 다른 국가를 선택한다면 이제 국제사회는 그들이 3국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귀를 기우려야 한다고 탈북 자유민들은 강조합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