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016 국가별 인권보고서’, 북 상황 비난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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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공개 처형된 김용진 교육부총리(붉은 원) .
지난해 7월 공개 처형된 김용진 교육부총리(붉은 원) .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2016 국가별 인권보고서’의 북한 부분을 들여다봅니다.

올해 국무부의 연례보고서는 북한을 독재국가로 지칭하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난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언론과 집회, 결사, 종교, 이동의 자유와 노동권 등 여러 측면에서 주민들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무부는 예년에는 ‘세계 최악’, ‘개탄스럽다’, ‘암울하다’ 등의 표현으로 북한의 인권상황을 평가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런 식의 평가는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먼저 북한이 정치적 목적으로 정치범과 정부의 반대자, 북송된 탈북자들, 정부 관리 등을 처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7월 김용진 교육부총리를 공개 처형했고, 같은 달 황민 전 농업상과 교육부 관리인 리용진을 대공포로 살해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당시 한국 통일부의 정준희 대변인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정준희) 교육부총리 김용진이 처형을 당했고, 당 통전부장 김영철도 혁명화 조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최휘도 현재 혁명화 조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가 지난해 8월 가족과 함께 한국에 망명했고,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중국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한 사실도 전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북한의 간부층과 해외 노동자의 탈북이 증가한 가운데,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전년에 비해 약 17%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관측통들은 이를 김정은 정권의 ‘공포정치’와 대북 제재 강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명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태영호 공사는 최근 한국의 KBS 방송에 나와 북한의 공포통치는 김정은 정권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태영호) 이제 곧 북한 엘리트층과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에게 등을 돌려대고 김정은 정권을 허물어버리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말레이시아에서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VX'를 이용한 김정남 암살사건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김정남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현 최고 권력자 김정은의 이복형으로,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의 한 공항에서 살해됐습니다. 인권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정치적 목적의 살인'으로 분류돼 내년도 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의 해외 노동자 문제를 자세히 전했습니다. 5만 명에서 8만 명으로 추산되는 노동자들이 주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들은 하루 평균 12시간에서 16시간, 때로는 20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평균 임금은 월 300달러에서 1천 달러지만 대부분 임금의 70%에서 90%를 북한 당국에 의해 착취당하고, 실제로는 한 달에 100달러 밖에 받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정치범 수용소를 포함한 구금시설과 관련해,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이런 시설에 8만 명-12만 명을 수감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곳에서 경비원들에 의한 육체적 학대가 조직적으로 자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곳의 여건은 강제노동 등 가혹하고 때론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씨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고 씨는 지난 1991년 망명해 현재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부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영환)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든 관리소들에서 현재까지 얼마나 많은 정치범들이 노예생활을 강요당하다가 사망하였는지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요덕 15호 관리소에서 간신히 나온 뒤 탈북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정말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인민들이 하루속히 노예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의 인권 상황과 관련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한국인의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한 사례로 지목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 인권 침해의 한 원인으로 부패 문제를 꼽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부적절한 관계를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박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측근인 최순실 씨가 사기와 협박, 권력남용으로 체포돼 구속 기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공직자 투명성에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산 증식 의혹과 아들 병역 문제가 거론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최순실 사태가 터진 이후 관련된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불법 거래용으로 장기를 강제 적출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중국 전문 매체 ‘레코드 차이나’가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국제적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파룬궁’ 수련자와 죄수들의 장기를 지금도 대량으로 때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파룬궁은 불교와 도교 원리에 기공을 결합시켜 창시된 수련법 또는 수련집단을 말합니다. 보고서는 중국 병원 의사를 상대로 한 전화 조사와 국제적인 조사기관이 제시한 증거 자료를 근거로 “2000년 초부터 파룬궁 수련자의 장기를 적출하고 살해하는 만행이 대규모로 자행되기 시작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바티칸에서 열린 장기 거래와 이식에 관한 국제회의는 “장기이식 수술 세계 1위를 꿈꾸는 중국이 국내외 환자의 장기이식 수술을 연간 6만~1만건 시행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런 정도의 수술 수요를 채우려면 해마다 감소하는 사형집행 죄수의 장기로는 충당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제 의료기관들은 중국에서 불법적인 장기 거래가 계속 성행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중국 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2015년 사형수 장기를 이식수술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강간범이 성폭력 피해자와 결혼할 경우 처벌을 면제하는 등 다수 국가가 성폭력을 여전히 '폭력'의 문제가 아닌 '도덕적 범죄'로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국제적 여성인권단체인 ‘이퀄리티 나우’가 전 세계 73개 유엔 회원국의 82개 사법체계의 성폭력 관련 실태를 분석해 내놓은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보고서는 강간이 전 세계 수백만 여성과 소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임에도 상당수 사법체계가 피해자를 보호하는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사법정의를 부정하고, 강간이 심각한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거나 가해자가 아닌 성폭력 '생존자'에게 수치심을 주는 일이 빈번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의 약 35%, 미성년자 10명 중 1명은 살면서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보고서의 주 저자인 안토니아 커클랜드 법률자문관은 “여러 국가에서 법적으로 여성을 남성보다 낮게 대우하고 있다"며 "정부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성폭력 관련 법률과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커클랜드 자문관은 "정부가 여성단체, 성폭력 생존자들과 협력해야 하며, 이때 비로소 여성 인권을 존중하는 세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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