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명이 절로 나는 흥겨운 선율이 담긴 음악을 선사하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오늘은 색다른 맛이 나는 ‘스무드 재즈’(smooth jazz)로 시작할까 하는데요. 재즈에는 30~40년대 널리 미국에서 유행한 스윙이란 재즈 말고도 여러 형태의 재즈가 있는데요. 스윙 재즈는 이 시간에 몇 차례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1940년대 들어서는 연주자 개인의 즉흥연주 실력을 한껏 살린 비밥(bebop)이란 재즈가 유행했고, 50년대 들어선 ‘쿨’(cool) 재즈라고 해서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널리 퍼졌는데 청중을 흥분시키는 ‘비밥’재즈와 달리 한층 절제된 맛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어 1960년대 들어선 기존의 음악 형식을 뛰어넘어 자기의 감정을 자유롭게 구사한 ‘프리 재즈’가 유행했고, 1970년대부터는 전자 음악이 섞인 퓨전 재즈와 더불어 주로 감미로운 멜로디 위주의 재즈가 나타났습니다. 이를 ‘부드러운’이란 뜻을 가진 ‘스무드’(smooth)를 앞에 붙여 ‘스무드 재즈’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스무드 재즈 연주인 가운데 한 사람인 기타 연주자 조지 벤슨의 연주로 ‘Breezing'을 들어보시죠.
George Benson's Breezing
방금 들으신 곡을 연주한 조지 벤슨이란 사람은 미국에서 최고의 대중음악상이라 할 수 있는 그래미상을 비롯해 유명한 상을 수상한 뛰어난 연주자인데, 특히 그가 1976년 발표한 Breezing란 앨범은 3백만장이나 팔렸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자, 이번엔 그럼 스윙 재즈 한 곡을 들어보시죠. 1930-40년대 스윙 재즈를 주름잡던 토미 도시 밴드가 연주한 ‘Marie"란 곡입니다. 연주 도입부에 나오는 트롬본 소리는 악단 지휘자인 토미 도시의 연주입니다.
Tommy Dorsey Band's Marie
어떻습니까? 앞서 들으신 ‘스무드 재즈’와 달리 이런 스윙 재즈는 색다른 맛이 있죠? 연주 중간에 여성과 남성 가수가 각각 출연해 노래를 하는데요. 당시 스윙 재즈를 연주한 악단에는 대중의 관심과 흥미를 더하기 위해 종종 가수를 등장시키곤 했습니다. 그런 가수로 크게 이름을 떨친 사람 가운데는 프랭크 시나트라, 사라 본, 엘라 피트제럴드, 페기 리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차차 이 시간을 통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번 곡도 역시 감미로운 스윙 재즈인데요. 스스로 클라리넷 주자로 유명한 아티 쇼가 이끄는 악단이 연주한 ‘Moonglow'란 곡입니다. ‘달빛’이란 뜻을 가진 ‘Moonglow'는 아티 쇼 악단 말고도 ’스윙의 황제‘라는 베니 굿맨 악단을 비롯한 여러 악단이 즐겨 연주한 곡이기도 하지요.
Artie Shaw Band's Moonglow
이 음악 내내 들여오는 은은한 클라리넷을 연주한 주인공은 악단 지휘자인 아티 쇼인데요. 아티 쇼는 본 프로의 주제음악인 ‘Begine the Bugine'을 비롯해 수많은 명곡을 남겨 60년대까지도 큰 인기를 끌었던 연주인입니다.
이번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곡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오늘은 냇 킹 콜이 부른 ‘모나리자’(Mona Lisa)란 곡을 소개할까 합니다.
진행자
: 냇 킹 콜은 원래는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하지만 사실은 노래로 더 잘 알려지 분인데요.
김철웅
: 그렇죠. 냇 킹 콜 하면 가수이자 기타, 베이스, 피아노로 구성된 독특한 재즈 트리오 (삼중주) 양식을 만든 선구자라고 평가하는데요. 1930년대부터 1940년대초까지 많은 레코드를 녹음했고, 50년대 이후엔 재즈 가수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또 그의 바리톤 목소리는 샘 쿡, 마빈 게이 등으로 이어지는 소울 팝 가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진행자
: 냇 킹 콜에겐 이런 일화가 있는데요. 방금 말씀하셨듯이 굵직한 남성 저음인 바리톤 목소리가 이 분의 특징인데, 이런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녹음하기 전엔 아주 담배를 많이 피웠다고 합니다. 일부러 말이죠. 그런데 모나리자라는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죠?
김철웅
: 역시 냇 킹 콜이 하고자 했던 바리톤에 가사가 전달해주는 음악적으론 상당히 가벼운 음악속에 남자의 중후한 목소리가 느껴지는데요. 마음이 조금 박물관에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진행자
: 모나리자는 사실 레오나르드 다빈치가 16세기 그린 유명한 그림이기도 하죠. 지난 시간에 빌리 할리데이를 소개했는데 냇 킹 콜을 들으면서 어떤 차이를 느꼈나요?
김철웅
: 할리데이 같은 경우엔 그의 인생사가 생각나면서 감상적인 촉촉함이 있었다면 이 분의 음색에는 재즈가 어떤 진한 커피에 비한다면 믹스 커피라고 해야 할까, 진행자: 그래요. 빌리할리데이가 좀 우울하고 감상에 젖게 한다면 냇 킹 콜은 노래에서 좀 경쾌하고 달콤한 맛이 나요?
김철웅
: 쉽게 말해 할리데이의 경우 커피로 비하면 찐한 에스프레소 커피 맛이라고 한다면 냇 킹 콜은 달콤하고 우유를 더 타서 부드러운 목화 커피 맛이라고 할까요. 진행자: 적절하게 잘 표현해주셨네요. 그럼 김철웅씨가 고른 냇 킹 콜의 ‘모나리자’를 들으시면서 이 시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