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화공세와 김정은의 건강이상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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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는 남북관계에 급작스러운 훈풍이 불었습니다. 이미 들어서 아시겠지만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회담을 갖고 세 가지 문제에 합의했습니다.

첫째는 2월 9일부터 25일 사이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대회에 북한이 고위급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등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둘째는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했고, 셋째는 앞으로 남북고위급 회담을 자주 가져서 남북문제를 상의하기로 했습니다.

차갑게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이제 좀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인데, 그렇다고 기대할 것은 없습니다. 지금 북한의 핵개발로 유엔 차원의 사상 초고강도의 대북제재가 막 시작됐는데 한국이 그 공조체제에서 빠져서 갑자기 북한에 막 뭘 갖다 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처럼 북에 달러가 들어가는 일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에서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북한도 그걸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선심을 쓰듯이 한국의 올림픽 개최를 민족 차원에서 축하할 일이라며 적극 협조하려 했을까요.

그건 지금 돌아가는 정세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있던 바로 그날, 중국에선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이 발표되자 중국이 따르겠다고 입장을 발표하고선, 중국에 들어와 있는 북한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50일 내로 철수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중국에 있는 수십 개의 북한 식당, 북중 합작 호텔 등을 내놓고 나가라는 명령입니다. 그 50일의 만료일이 바로 9일이었습니다. 중국에 있던 가장 큰 북중 합작기업이 심양에 있던 칠보산 호텔인데, 바로 그날 오후에 문을 닫고 영업중단 공고문을 내걸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중국은 물론, 러시아, 중동에 돈벌려 나갔던 사람들이 지금 대규모로 철수해 들어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중국은 또 대북 지원 원유를 팍 줄였고, 석탄 수입도 금지시켰습니다. 여기에 피복 임가공, 해산물 수출도 막아서 북한의 3대 돈줄을 다 끊었습니다. 이제 북한은 큰일 났습니다.

올 봄쯤부터 북한 여기저기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올 판입니다. 중국까지 등 돌렸으면 정말 큰일이죠. 지금 벌써 북한 장마당에서 식량과 휘발유 등의 가격이 크게 인상되고 있는데 이제 머잖아 가격이 미친 듯이 뛸 가능성이 큽니다.

김정은은 수소탄과 미사일 개발에 모든 국가 역량을 집중시키면서 인민들에겐 조금만 허리띠를 조이면 앞으로 잘 산다고 선전해왔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잘 살기는커녕 굶어죽게 생겼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굶어죽으려고 핵을 만들었냐”는 민심의 불만이 김정은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김정은은 지금 급해 맞았습니다. 그래서 요술을 부리는 겁니다. 지금 쭉 둘러봐야 그냥 접근이 가능한 것이 남북관계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분위기를 한껏 띄워서 남북관계에 큰 진전이 이뤄질 것처럼 선전하고, 여러분을 향해선 “봐라. 고생을 견디며 핵무력을 완성하니 남조선이 저렇게 황급히 머리 숙이고 들어오지 않냐”고 말할 것입니다. 나아가 “더 참으면 미국과 일본도 다 우리에게 굴복하게 돼 있다”고 선전할 것입니다.

그런 수를 꿰뚫어보지 못하는 인민들은 “아, 남조선하고 잘 되겠나보다” 이러면서 희망을 갖고 또 몇 년을 허비하겠죠.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유엔의 대북제재 공조 하에선 한국도 북한이 되살아날 만큼 경제 지원을 절대 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북한 인민만 또 속아서 한 몇 년 굶주리면서도 희망을 갖고 버티지 않겠습니까.

70년 넘게 인민을 속여 온 똑같은 방식인데 그런 수에 또 속아 넘어가면 안 되죠. 김정은이 있는 한 좋은 세상이 온다는 것은 헛된 꿈입니다. 저는 차라리 김정은이가 오래 못살 것 같다는 데 더 기대를 걸어보겠습니다.

실제로 올해 신년사를 읽는 김정은을 보니 1년 사이에 건강이 더 팍 나빠진 것 같습니다. 이제 34살인데, 작년과 비교해보니 피부와 입술은 더 갈색으로 변했고, 볼살은 처지고, 코 옆 팔자주름과 입 옆의 입꼬리 주름까지 더 깊이 패였습니다. 이마 주름도 최근 생긴 걸로 보이는데, 급격한 노화의 흔적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몸무게도 막 등장했을 때는 90키로 정도로 추정됐는데, 6년 새에 40키로나 더 늘어나 130키로로 예측됩니다. 목선도 사라지고 6년 전의 앳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키 168에 몸무게가 130키로가 넘으면 당뇨병과 심장병, 고혈압, 통풍 이런 병에 걸렸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저는 70키로대 중반인데도 당뇨병과 통풍을 주의하면서 살고 있는데 말입니다. 김정은이가 예전에 발을 쩔뚝거린 것도 통풍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통풍의 고통은 출산의 고통보다 더 크다고 하는데 김정은이 현지지도 하다가 얼굴에 식은땀을 막 흘리는 모습도 자주 목격됩니다.

당뇨와 통풍은 술과 기름진 음식을 너무 먹어서 생기는 병입니다. 이 병은 몸의 면역을 급격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합병증이 오면 정말 무섭습니다. 김정일도 그 병에 걸렸다가 합병증이 오는 바람에 말년에 갑자기 바짝 여위었다가 2년도 못 버티고 죽었습니다. 이건 최고의 주치 의사들이 붙어도 막기 어렵죠.

당뇨, 심장병, 통풍 이런 것은 배 속의 내장지방, 즉 곱이 너무 많으면 걸립니다. 김정은이 오랫동안 통치하려면 열심히 운동하고 술과 기름진 음식을 멀리해 뱃살을 빼야 하는데 현실은 점점 배가 더 커지기만 합니다. 먹고 마시는 것만큼은 자기 통제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매년 커지고 있는 김정은의 배가 바로 북한 체제의 최대 위기인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몸속에 품고 있는 이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저도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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