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냐 안철수냐, 한국 대선 판도 분석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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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까지 김일성 신화의 비밀을 파헤치는 10회 분량의 연속 방송을 하다보니 최근 정세 돌아가는 이야기는 많이 전해드리지 못했습니다.제가 지금 북한 주민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이 뭘까 하고 생각해봤더니 어렵지 않게 답이 나왔습니다. 남쪽의 차기 대통령이 누굴까 이게 제일 궁금하지 않겠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촛불시위 끝에 탄핵돼 감옥에 수감된 뒤 한국은 5월 9일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됐습니다. 이번 대선은 사실 준비기간이 별로 없이 급작스럽게 치르다보니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방식은 각 정당이 대통령 후보를 한 명씩 추려서 내고 국민이 투표를 해서 이 후보들 가운데 일등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구조입니다.

현재 한국에는 정당이 다섯 개가 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참 많죠.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둘로 쪼개졌습니다. 박근혜 지지 하지 않던 여당의원들이 탈당해서 바른정당이라는 당을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새누리당은 지지율이 5%도 나오지 않자 이름을 바꾸어서 자유한국당이라고 간판을 다시 내걸었습니다.

자유한국당에선 후보가 열 명 넘게 나왔는데 다 추리고 해서 결국 홍준표라는 경남도 지사가 후보가 됐습니다. 바른정당도 박근혜 정부에서 여러 모로 불이익을 받던 유승민이란 국회의원이 후보가 됐습니다. 그리고 정의당이란 야당에선 심상정이란 여성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됐습니다. 일단 이 세 명은 지지율 10% 넘는 사람이 없어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낮습니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 나가며 경쟁하는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과 국민의당 후보로 선출된 안철수라는 사람입니다. 이번 대선에선 문재인과 안철수 중 한명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입니다.

두 사람 모두 여러분들에겐 생소한 이름일 겁니다. 노무현이나 이명박 정도를 제외하면 그 이전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북한 주민들도 다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김영삼, 김대중은 70년대부터 알려졌고, 박근혜도 박정희 딸로 유명하죠.

하지만 문재인 안철수는 생소할 것이니 각 후보가 어떤 경력을 가졌는지 먼저 소개 좀 드리겠습니다.

일단 문재인 후보는 64세로 부산 사람입니다. 문재인은 변호사 출신입니다. 이 사람의 인생에서 중요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한다면 1982년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노무현하고 같이 열었던 일일 겁니다. 이후 문재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동료로 살아왔습니다. 노무현 변호사가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 할 동안 그냥 부산에서 변호사로 있었는데,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뒤 믿을 사람이 없어 그를 부릅니다.

“청와대에 와서 나를 좀 도와달라” 그러니까 문재인은 2003년 서울에 올라와서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 등을 차례로 지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8년 자살한 뒤엔 4년 동안 부산에 내려가 변호사를 계속 했는데, 이명박 정권이 인기가 없어지면서 반사이익으로 민주당이 뜨자 옛 동료들이 찾아 민주당 대표를 시켰습니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나섰다가 박근혜 후보에게 약 3.5% 포인트 차로 졌습니다. 이때 인지도를 쌓아 이번에 또 나섰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보다 9살 어린 55세인데 의사출신입니다. 그는 7년 전까지만 해도 정치와 전혀 상관없던 사람입니다. 의사 자격 따고 대학에서 교편 잡다가 그러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컴퓨터비루스를 잡는 프로그램 만들어 배포하고, 관련 기업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2010년쯤에 기성 정치인에게 실망한 사람들 속에서 ‘안철수 현상’이라고 불릴 정도의 바람이 일었습니다. 저도 왜 안철수 바람이 불었는지 잘 이해되진 않습니다. 아마 기존 정치인들이 너무 실망시키니까 정치와 관련이 없는 사람을 찾자, 이런 심리가 결국 안철수란 사람에게 옮겨간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안철수는 깨끗하고 청렴한데다 똑똑한 사람이란 인식을 얻어 지난 대선에 나서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경선에서 경쟁했지만 자리를 양보하고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나섰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둘 다 정치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한 10년 좌우에 불과하죠. 그래도 초짜 김정은이보다야 훨씬 낫지만, 한국 정치판에선 신인에 불과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까요. 여러 이유가 많겠지만 저는 남쪽에선 정치경험이 오랜 것이 오히려 불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인들이 불신을 받으니까 문재인과 안철수와 경쟁했던 사람들은 다 쟁쟁한 정치인들이지만 국민들이 볼때 저 정치인보단 차라리 덜 오염된 당신이 하시오 하고 표를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이번 대선에선 둘 중 한 사람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까지 어떤 조사를 보면 문재인 후보가 앞서고 어떤 조사를 보면 안철수 후보가 앞섭니다. 제가 기자인데도 감이 안 옵니다.

사실 북한이 원하는 후보는 문재인일 겁니다. 문재인은 햇볕정책 지지자입니다. 노무현의 친구이니 당연한 일이고, 또 햇볕정책 지지하는 민주당 대표도 했으니 뻔한 일이죠. 문재인 후보가 되면 아마 개성공단 재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제가 공개적으로 누구를 지지한다고 밝히면 저쪽 후보 지지자들이 달라붙어 저를 귀찮게 할 것이 분명합니다. 어쨌든 앞으로 저의 마음을 51%만 가져가는 후보는 대선에서 저의 한 표를 전부 다 가져가게 됩니다.

5년마다 대통령 새로 뽑는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가 부럽지 않으십니까. 앞으로 제가 50년 더 살면 이제 10명의 대통령을 더 뽑아야 하겠죠. 하지만 저는 투표할 때마다 이번이 저의 마지막 한국 대통령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선거는 통일 대통령 선거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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