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각 평양생각] 아기도 제대로 못 먹이는 북한 엄마들

김춘애∙ 탈북 방송인
20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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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태어난 아기를 돌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얼마 전 저는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요즘 북한의 중산층 주부들 사이에서 한국산 분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됐습니다. 이에 대하여 북한 당국은 제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분유까지 강제로 몰수하기는 힘들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분유는 주로 중국 사람들이 북한의 친척들에게 선물로 보내거나 혹은 무역을 통해 유통되고 있어 한국산 분유가 좋다는 것은 이미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소문이 돌고 있으나 너무 값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구입하기가 어려울 뿐 그림의 떡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수입이 괜찮은 중산층들만이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 세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중국 장사꾼들에게서 한국산 분유를 회수해 가족들을 통해 장사꾼들에게 다시 넘기고 이 장사꾼들은 비싼 가격으로 몰래 숨겨 놓고 비밀리에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한국산 쌀, 비누와 치약, 세제 등 먹을거리와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생활필수품들이 중산층 가족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제품이 되고 있다고도 합니다.

북한은 이미 고난의 행군을 보낸 지 2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마 두세 번 강산이 변하고도 남으련만 예나 지금이나 북한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변한 것이 있다면 주민들은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으나 수억 달러가 들어가는 로켓탄도 미사일을 이유 없이 하늘로 쏴 올린 것과 전쟁 준비를 위한 열병식과 고위급 장관들이나 즐길 수 있는 불꽃놀이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에도 거의 9억 달러가 들어가는 로켓탄도 미사일을 아무 쓸모없이 하늘로 날려 보내고도 오랜 시간 불꽃놀이로 많은 돈을 탕진했습니다. 비록 고위층 간부들은 즐거운 시간이 됐을지 몰라도 일반 주민들의 얼굴에는 먹을거리와 입을 것, 쓰고 살 걱정으로 근심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아기를 갓 출산한 엄마들이 잘 먹어야 젖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모르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지 오랜 세월, 북한의 현실은 출산한 산모들이 잘 먹지 못해 영양부족으로 병에 걸리거나 죽어가고 있고 엄마 뱃속에서부터 영양이 부족했던 탓으로 아기들은 세상에 태어나 엄마라는 이름조차 불러 보지 못하고 울음소리마저 제대로 내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980년대 중반만 해도 그나마 북한의 평양시에 갓 태어난 아기들에게는 6개월간 연유를 공급해 주었습니다. 매주 수요일이면 유치원 어린이 공급소에서 공급을 해줬는데 아침 일찍 줄을 서서 문 열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날 하루 공급할 수량만큼 판매하다가 떨어지면 구입할 수가 없었기에 이른 새벽부터 구입을 위해 팔에 번호를 써 가며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곤 했습니다.

아침 10시까지 서너 시간 추위에 손발이 꽁꽁 얼어야 했습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5시간 동안 추위에 꽁꽁 언 손발 때문에 연유를 공급 받은 저는 걷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던 것입니다. 아들을 낳은 지 석 달이 겨우 된 몸이라 산후병으로 오랜 시간 고생을 했었고 28년이 된 지금까지도 조금 걸으면 발바닥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 아픕니다.

그것도 평양시에서 살았기에 그나마 우리 아이들에게 먹일 것이 있었지만 지방에 사는 아이들은 생각도 해 보지 못할 먼 이야기였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은 아기들에게 먹이는 분유도, 우유도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으로 골라 가며 먹일 수 있습니다. 아기들이 태어난 개월 수에 따라 먹이는 분유 종류도 다르고 밥을 먹기 전 이유식도 아기들의 건강과 입맛에 맞게 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종류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아기들이 사용하는 기저귀도 개월 수에 맞게, 혹은 몸집의 크고 작고에 따라 편리하게 쓸 수 있답니다. 북한에서 우리 아이들을 키울 적에는 기저귀가 너무 뻣뻣한 고포 천(낡은 천)으로 된 기저귀를 사용하는데다가 비누도 부족한 탓에 깨끗이 세탁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연한 피부를 가진 아이들이 살이 빨갛게 부어 아픔을 호소해 밤을 새운 적도 몇 날 며칠이었습니다.

나라의 희망인 아이들이 잘 먹지도 못해 영양실조로 쓰러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김정은은 죽은 김일성 생일에 수억 달러가 들어가는 미사일을 발사했고 저녁에는 불꽃놀이로 자기들의 행복과 만족만을 추구했습니다.

돈이 없어 아기들에게 분유조차 배불리 먹일 수 없고, 이유식은 생각조차도 할 수 없으며, 죽도 제대로 배불리 먹일 수 없는데다 기저귀도 제대로 채워 주지 못해 안타까워할 북한의 엄마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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