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의 태권도 시범공연

김춘애-탈북 방송인
20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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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미동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미동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어느 날 손녀가 다니고 있는 태권도 학원에서 학부모들 앞에서 아이들이 모범 출연을 한다며, 할머니도 꼭 참석해야 한다고 부탁하는 손녀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하루 전날인 금요일, 버스를 타고 손녀가 살고 있는 평택으로 갔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손녀 역시 좋아라 손뼉을 치며 깡충깡충 뛰기도 하네요. 그런데 모범 출연은 생각과는 달리 토요일 저녁 6시부터라고 합니다. 믿어지지가 않아 관장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봤거든요, 토요일에 혹시 일하시는 부모들이 있어 저녁 시간으로 잡았다고 하네요, 손녀를 믿지 않고 확인 전화를 한 할미가 조금은 민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저녁 시간까지 기다리는 마음이 조금은 초조한 것 같아 아침을 먹고 과일과 음료수를 준비해 가지고 사우나로 갔습니다. 한중탕에서 진한 땀도 내고 마사지도 받고 보니 시간은 어느새 훌쩍 오후 3시가 지났습니다. 늦은 점심 겸 저녁으로 베트남 쌈을 먹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시간이 되어 손녀에게 태권도복을 입혀 체육관으로 갔습니다. 학부모들과 태권도복을 입은 학원생들이 와 있었습니다. 평상시에는 부모들의 품안에서 어리광을 부리던 개구쟁이들었건만 태권도복을 입은 모습이 너무도 멋지고 대견스러웠습니다. 관장 선생님과 원장선생님은 학부모들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잡아 주시며 반가이 맞아 주었습니다.

원장 선생님은 시연이 할머니가 오셨다고 제 손을 잡고 손녀칭찬을 해 주셨습니다. 괜스레 기분이 좋았습니다. 처음으로 홍팀 청팀으로 갈린 학원 학생들이 학년별로 모범 출연이 있었습니다. 손녀는 홍팀이었습니다. 비록 다른 학원생들 보다는 작은 체격이었지만 팔 동작 발동작 하나하나가 절도있고 각이 있고 패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했던 기대와는 다르게 너무도 잘해 대견스러웠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동영상으로 찍었습니다. 관장선생님은 학부모들이 자녀들 옆에 나란히 서게 하네요. 그리고는 구령에 따라 자녀들과 함께 태권도 동작을 함께 하게 하네요, 저는 다른 부모들에게 뒤떨어질세라 동작 하나 하나 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따라 했습니다. 즐거우면서도 유년 시절과 군 생활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신성대학교 대학생들의 출연이 있었습니다. 너무 멋지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다음으로 학부모들의 공굴리기가 있었습니다. 한 팀에서 20명씩 참가했는데 드디어 홍팀이 1등을 했습니다. 다음으로 바구니에 신발을 던져 넣기 경기가 있었는데 바구니에 3분 동안에 많이 들어가 있는 팀이 이긴 팀이었거든요.

조금 미안하지만 또 홍팀이 이겼습니다. 다음에는 학생들과 함께 피구 경기가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피구 경기에서는 두 사람 차이로 청팀이 이겼습니다. 500 포인트5장을 받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학원에서 시장놀이를 하는데 포인트로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손녀는 포인트를 받아 쥐며 좋아라 손뼉을 치네요.

저에게는 마지막 끝맺음이 중요했습니다. 50m간격으로 학원생들과 학부모들과 마주 서게 했습니다. 갑자기 불이 꺼지고 체육관이 어둠 속에 잠겼습니다. 스피커 방송에서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가 은은하게 들려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작은 손에는 작은 등불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 작은 촛불을 손에 들고 학원생들은 모두 한결같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속에서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겐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부르면 부를수록 마음에 와 닿는 노래를 부르며 손녀가 다가옵니다.

앞에 다가온 손녀는 제 엄마의 손에 그 작은 등불을 넘겨주었는데, 하트모양의 사탕 속에 파란 불빛이 뿜어 나왔습니다. 사탕을 손에 받아든 큰 딸은 그만 딸을 부둥켜안고 그만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갑자기 체육관이 환해 졌습니다. 학부모들과 교직원들과 자녀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저도 앞으로 달려가 손전화기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쌀쌀한 늦가을의 바람이 불어와 볼을 스쳤지만. 평상시에는 11살 개구쟁이 소녀인줄 알았던 손녀의 당차고 멋진 모습에서 뿌듯한 행복을 느껴보았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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