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세례를 뚫고 자유를 찾은 판문점 병사의 용기

김춘애-탈북 방송인
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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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귀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에서 귀순 병사가 차량 바퀴가 배수로 턱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자 차량에서 내려 남쪽으로 달려오고 있다.
북한군 귀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에서 귀순 병사가 차량 바퀴가 배수로 턱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자 차량에서 내려 남쪽으로 달려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언론이나 TV 방송을 통해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JSA경비구역으로 귀순한 북한병사의 건강을 온 국민이 체크하면서 하루 빨리 쾌유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현실에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진심으로 하고 싶습니다.

판문점을 경비하는 북한 군인들이 쏘아대는 수십 발 중 5발의 총탄을 맞고 한 발의 총탄이 몸에 박혀있는 채 장이 파열되어 일반인 같으면 그 자리에서 즉사 할 수 있지만도 자유를 찾아오는 그의 꿈과 희망이 얼마나 절절했으면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새 생명을 찾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다른 군인들보다 조금은 좋은 환경의 군복무 생활을 던지고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와야하는 절박한 사연은 무엇인가?

그의 몸속에서 기생충과 통강냉이가 나왔다고 합니다. 북한 사회에서는 그나마 공급이 잘 된다고 자부하는 최전방 부대, 다른 군인들 보다 자유가 있고 먹는 급식도 다른 군인들 보다는 남다른 그의 몸에서 그런 것이 나왔다고 하면 지금 북한 군인들의 생활수준은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제 조카가 인민군 생활 중 혈관 속에 기생충이 생겼는데 군에는 약이 없어 제가 보내준 돈으로 장마당에서 중국 약을 구입해 치료를 받았습니다. 북한 초소병의 추격을 피해 72시간의 다리를 정신없이 달리면서도 달리던 지프차가 도랑에 빠져 움직이지 않자 다시 달려 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차에서 내린 오 병사, 북괴들이 개 무리처럼 달려들어 사정없이 자신을 향해 총을 쏘아대는 상황, 죽을 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그는 오로지 남한으로 가야 희망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을 것입니다.

오 병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자유를 찾아오는 희망과 꿈에 대한 너무도 절절함과 더불어 비장하고 피타는 정신적인 각오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수십 발의 총탄이 빗발치는데도 두려움 없이 한국군 쪽에서 3명의 장병이 포복전진 해 가는 모습에서도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장한 결심으로 작전 개시하는 지휘관과 그의 명령에 따라 무조건 해낼 수 있다는 두 한국군 장병의 늠름한 모습, 그들은 여러 발의 총탄에 맞아 쓰러져 정신을 잃고 있는 북한 귀순병사를 구원하는데 성공을 했고 귀순하기 전까지만 해도 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오 병사는 그들에 의해 드디어 대한민국 품에 안겨 새 생명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의 실제상황을 텔레비전을 통해 보고 또 보고 수십 번을 채널을 바꿔 가며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탈북하기 전에 언제인가 제가 JSA경비구역인 판문점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탈북자들 속에는 판문점을 방문한 사례는 몇 명 안 되거든요. 그때 저는 돌아오지 않은 다리와 미루나무 그루터기를 보면서 도끼사건 당시 북한 당국의 만행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됐거든요.

이번 사건도 아마 북한 당국은 오 병사의 귀순사실은 숨기고 허위와 거짓으로 꾸며 죄 없는 군인들에게 죄를 물었을 것이 너무도 뻔하거든요. 북한 당국은 남한으로 달아나는 병사를 사살하지 못한 것을 군 병사들의 책임에 떠 안겨 엄격한 처벌과 함께 숙청하고 고강도의 처벌을 가했다고 합니다.

72시간 다리는 즉시 철폐하고 근무를 강화하고 경계근무병력을 증강하는 동시에 검열과 통제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 병사의 뒤를 따라 총을 쏘며 달려오던 또 다른 한 병사가 이곳 경계선을 넘어 왔다가 허겁지겁 뒤 돌아서 달아나는 모습을 두고 좋은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 바보 중 바보라는 말을 쉽게 합니다만 그 역시 지금은 남모르게 후회를 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것이 바로 어려서부터 받은 세뇌교육이 자신도 모르게 표현된 현실이기도 합니다. 한쪽에서는 총탄이 빛발처럼 쏟아지는 어려운 환경에서 생사를 가르는 한 인간을 구원한 것을 높이 평가하여 상을 주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자유를 찾아오는 한 생명을 사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엄격하게 처벌하는 비극적 두 현실이 비교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핵과 미사일을 가지고 전쟁을 일으킨다면 오늘은 오 병사 한 사람이지만 북한의 120만 군인들이 총부리를 최고 사령부를 향해 겨냥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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