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산의 잘사는 경제 이야기] 인재 양성
김태산 ∙ 북한사회연구원 부원장
2009-07-09
인류사회는 부단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오늘과 같은 현대 문명사회에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인간들은 민족별 또는 나라별 단위로 자기들에게 필요한 기술인재들을 키우기 위한 부단한 교육을 통하여 나라의 정치, 경제와 인간들의 문화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따라서 기술인재의 양성을 위한 사업은 민족과 국가의 흥망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김태산의 잘사는 경제이야기’ 오늘 이 시간에는 남과 북의 기술인재 양성 사업에 대하여 간단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여러분도 다 아시겠지만, 이 남조선은 6•25전쟁 후 북조선보다도 더 낙후했던 빈민국 중의 하나였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로부터 30-4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세계 경제발전 순위 12에 이른 매우 발전한 선진국으로 되었습니다.
저도 북에서 경제대학을 나오고 경제부문에서 사업하던 사람으로서 도무지 이 현실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남쪽은 땅덩어리도 북쪽보다 2만 제곱킬로미터나 작은 데다가 인구는 4천9백만 명으로 북쪽의 2.5배입니다. 지하자원은 북쪽보다 매우 적거나 없습니다. 또,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북쪽처럼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큰 대륙과 육지로 연결돼 있지도 못해 남쪽은 섬나라 아닌 섬나라나 다름없습니다.
북쪽보다 더 있는 것이 있다면 남해를 낀 것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짧은 기간에 북쪽은 물론 오랜 발전 역사를 가진 서유럽 나라들을 따라잡아 오늘과 같은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 참 풀기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제가 남쪽에 와서 지금까지 오랜 시간 경제가의 안목으로 남조선의 경제 발전상을 부문별로 쭉 지켜보았습니다.
물론 한 나라의 경제 발전에 작용하는 경제 법칙들과 그 요인들은 많지만, 우선 이 남조선 경제의 빠르고도 꾸준한 발전의 원인은 북조선에서도 말하는 나라의 경제와 미래를 떠메고 나갈 민족간부 즉 기술인재 양성사업을 알심있고 꾸준하게 해온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조선에는 현재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큰 종합대학교가 200여 개, 전문대학이 150여 개,
기능대학이 20여 개 등 모두 400여 개에 달하는 대학이 있다고 합니다. 대학생의 수는 351만 명이 넘고 해마다 15만 명씩 대학 졸업생들을 배출해 냅니다. 참으로 대단한 숫자입니다. 그런데다가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 가서 자체로 유학을 하고 돌아오는 유학 졸업생 또한 대단히 많다고 합니다.
지금 다른 나라들에 유학을 나가 있는 학생 수 만해도 17만 명이 훨씬 넘는다고 합니다.
남조선의 대학 진학률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이렇게 많은 대학 졸업생들과 유학생들이 해마다 배출되어 나오지만 그에 따르는 일자리를 보장해주지 못해서 아우성들입니다.
그러니까 대학을 졸업했지만, 실력이 낮은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일자리에 취직이 힘든 상태입니다.
특히, 이 나라에서는 대학을 졸업했다고 하여 절대로 해당 부문의 자격증을 주지 않습니다.
고시라고 하는 해당부문의 전문시험에서 합격이 되어야 자격증을 받고 취직할 수 있습니다.
실례를 들어서 의과대학을 졸업했다고 하여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고시라는 시험에서 합격하여야 의사자격증을 가지고 치료를 할 수 있으며, 법 일군이 되려면 사법고시라는 시험에서 합격이 되어야 법 일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재의 교육과 선발에서 매우 엄격한 제도가 있습니다. 특히 이 땅에서는 권력이나 뇌물 따위로는 좋은 직장이나 직종에 절대로 취직을 할 수 없고 오직 지식과 능력이 겸비된 인재들만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나라의 대학들에 가보면 전문 분야의 기술과 지식을 기본으로 하여 그에 따르는 기초 과목들과 연결 부문 과목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합니다. 특히, 교육기간에 무슨 군사훈련이나 노력동원 같은 것은 전혀 없으며 본인들이 외국어가 좀 힘들면 대학을 휴학하고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 또는 캐나다 같은 외국에 얼마간 나가서 외국어 공부를 하고 돌아와서 다시 다니는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지금 북에서 온 탈북자 중에도 이 남쪽에 와서 자기가 다니고 싶은 대학에 다니거나 또 졸업을 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남조선에서의 대학은 무료교육이 아닙니다. 대학에 입학하려면 5천 달러 정도의 등록금을 내야 하며 교재비도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학에 못 가는 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신에 본인의 열성만 있다면 일을 하다가도 돈을 벌어서 아무 때나 갈 수도 있으며 또 사회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해 주는 단체들이나 개인들도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
탈북자들에게서는 입학등록금도 받지를 않으며 까다로운 입학시험도 외국인 전형으로 쳐주기 때문에 얼마든지 공부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북쪽에서 영어를 잘 배우지 못해서 따라가기 어렵다고 도중에 포기하는 때도 많습니다.
물론 북쪽에서도 적지 않은 대학들을 세워놓고 자체의 민족간부 즉 유능한 인재들을 키워 내는 것만은 사실이며 또 북한 대학들의 교육 방법이 다른 자본 주의나라들의 교육방법보다 더 좋은 측면이 있는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선 북쪽에는 대학들이 매우 적습니다. 물론 형식상이나마 국가가 책임지고 무료교육의 형식으로 하자니까 부담을 많이 느끼는 원인도 있겠지만 대학 숫자가 적으니까 누구나 대학에 갈 수가 없습니다.
국가의 기관이 대학 추천을 해주는 식으로 하고 있으며 그러다 보니 권력자들의 자식과 돈 있는 집 자식들 순위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순위로 한다는 것은 한두 명 정도로 형식적이고
김일성종합대학과 같이 누구나 선호하는 대학에는 평민의 자식들은 가기가 쉽지를 않습니다.
그런데다가 계급적 토대가 나쁘다고 못 가고, 군대에 나가서 30살이 넘어야 제대되니까 못 가고, 실질적으로 누구나 대학에 간다는 것은 빈말뿐입니다. 사회적 풍조가 과학기술 부분보다도 예능 부문에 가야 더 빛이 나고 먹을 알이 있는 쪽으로 쏠리다 보니 학부모들도 자식들을 공과부문 대학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예능부문으로 모두 보내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으며 그래서 이제는 산업연구소들이 텅텅 빌 정도입니다.
자기가 가고 싶은 대학에 가지 못하고 농업대학이나 광업대학 같은 데로 간 학생들은 졸업을 해도 자신들의 전망이 뻔하여서 공부도 제대로 안 하고 대충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형편입니다.
전국적으로 100여 개 정도밖에 안 되는 대학 중에서도 공산 대학을 비롯한 정치 대학들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며 일반 대학들의 과목 편성을 보아도 정치과목들이 30-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실례를 들어 대학들에서 하루 세 번 강의를 하는데 그 중 한 강의는 무조건 정치과목 강의이며 정치 과목은 졸업할 때까지 계속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또 정치과목 담당 선생들은 학생들의 사상 문제를 걸고 들면서 자기 과목부터 무조건 잘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자연히 기본과목은 뒷전으로 밀려나며 학생들은 기술적으로
능력 있는 존재가 아니라 단지 말 공부쟁이로 졸업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공부를 해야 할 학기 중에 6개월 동안 전문 군사 훈련과 매년 봄과 가을에 몇 달씩 전문 농촌지원, 그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건설전투지원에 동원되고 나면 4년제 대학이지만 2년밖에 공부를 못하고 맙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대학을 졸업하고 현장에 배치된 대학생들이 오히려 공장 야간 대학을 다니는 현장노동자들보다도 몰라서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의 돈을 들여서 양성한 외국 유학생들은 외국물을 먹었다고 경계하는 형편입니다. 북쪽의 대학교육 실정이 이러니 결과적으로
국가의 경제가 발전을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북쪽에 계시는 여러분도 앞으로 정치보다도 과학기술과 지식이 우선시되고, 계급적 성분이나 권력보다도 본인의 능력과 재능, 열성이 더 존경받는 그런 사회에서 마음껏 배우고 일하며 살아갈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라며 이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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