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산의 잘사는 경제 이야기] 농업-풍요와 빈곤의 차이는 '자유'
2008-09-03
남쪽의 1인당 쌀 소비량은 하루 200그람 수준입니다.
소비량만 보면 북한 당국이 정한 1인당 쌀 소비량의
반 정도 밖에 안 되는데요..
남쪽 사람들은 왜 이렇게 쌀을 적게 먹을까요?
그렇다고 사람들이 굶거나
논에서 쌀이 적게 생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잘사는 경제 이야기, 오늘 이 시간엔
우리가 먹고 사는 이런 식량 생산과 농업에 대한 얘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탈북 방송인 김태산씹니다.
꽃이 피는 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산과들에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이 왔습니다.
올해에는 날씨도 좋고 큰 태풍이 없어서
남쪽 농장들은 대단한 풍년이 왔다고
신문과 텔레비젼에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나가보니 햅쌀을 벌써 팔길래,
저희 집도 다른 쌀보다 좀 비싸기는 해도
옛날에는 왕에게만 진상을 했다는 이천 쌀을 10 킬로그램을 사왔습니다.
이 쌀 10Kg 이면 우리 가족 네 명이 보름을 먹고도 남는 양입니다.
참으로 거짓말 같은 이야기죠.
북조선에서 같으면
네 명 가족이 쌀 10킬로그램이면 5일도 못 먹을 양입니다.
저희 집도 그렇지만 요즘, 이 남쪽 사람들의 인구 1인당
일년 쌀 소비량은 70 킬로그램 정도로서
하루 200그램도 채 안됩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이나 대만을 봐도,
남쪽보다 쌀 소비량이 더 적어서
1인당 하루 150g 정도 수준으로 먹는다고 합니다.
북한 쌀 소비량이 인구 1인당 500g로 정해진 것과 비교해볼 때,
3분의 1 수준입니다.
남쪽을 비롯한 이 나라들이
이렇게 1인당 쌀 소비량이 적은 것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각종 육류와 수산물들
그리고 신선한 남새와 과일 등
쌀 외에도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쪽 사회에 와서 보니 사람들은
쌀에서 쌀을 골라먹고
고기에서 고기를,
기름에서 더 좋은 기름을 골라 먹을 정도로 모든 것이
풍족한데 가만히 보면 이 남쪽은 북조선 보다
뭐 특별히 자연의 혜택을 더 받은 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여 먹을 것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농업 국가는 더욱 아닙니다.
남쪽은 사실, 철저한 수출 위주의 공업 국가로 구분됩니다.
이 남쪽의 인구가 4700만에 달하지만,
식량은 자급자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농경지 면적을 보면,
논밭이 107만 정보.. 기타 농경지가 약 65만 정보해서
약 190만 정보 정도의 농경지를 가지고 있는
북한보다는 오히려 적은 숫자입니다.
남한은 이 농경지에서 해마다 벼를 500만 톤 정도,
그리고 보리, 콩, 옥수수 등 각종 저류 작물을
약 67만 톤 정도씩 생산을 해냅니다.
그런데다 해마다 주민들의 쌀 소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먹고 남는 쌀을 저장 처리 하는 것이
이 나라 정부의 큰 고심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남는 쌀을 아무 창고에나 저장을 해두면 어떻겠냐 싶어도,
여기에서는 창고 보관료와 관리 그리고 묵은 쌀에서 생기는 손해 등
문제가 간단치가 않습니다.
이렇게 소비량이 줄어서 생산한 쌀이 잘 팔리지 않자
농민들은 농사를 그만두고
논과 밭을 축산이나 과일, 약초생산기지로 전변시키거나
공업용 부지로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 축산 농가들은 규모가 커져서 대량으로 소나 오리, 돼지를 사육하고
비닐방막농사(하우스 농사)를 통해 사철 신선한 남새와 과일들이 생산됩니다.
이런 속에서 정부가 하는 일이란
<농촌진흥청>과 <농업협동조합> 등의 조직을 통해
지방의 특성에 맞고 생산량이 더 좋은 종자를 연구 보급하거나
쉽고 선진적인 농사법을 연구 보급 하는 외에는
농민들이 어떤 농산물을 어떻게 생산하는지
관여하지 않습니다.
물론 북쪽에서도 남쪽과 같이 농사를 지으며 쌀을 주식으로 하는 곳이지요.
지금 북쪽에는 대략 논이 58만 정보, 밭이 130만 정보로
남한과 달리 밭의 면적이 전체 경지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남쪽에서는 논 면적 107만 정보에서 해마다 500만 톤 정도의 벼를 생산해,
먹고 남는 분량을 지금까지 해마다 40만 톤 이상씩
북쪽에 지원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북조선에서는 솔직히 식량부족 때문에
<밭곡식의 왕은 옥수수이다.>라는 수령의 지시에 따라
190만 정보의 농경지에 거의 다수확 작물 만을 심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인구 2300만 명이 하루에 1만 톤 정도의 식량을 먹어도
매해 식량의 부족을 느끼는 곳이 바로 북조선입니다.
1960년대 말 까지는
남쪽도 1인당 식량 소비량이 북쪽과 비슷했지만
그 후 농사의 주인인 농민들에게
생산과 판매의 자유를 허용하고
자체로 돼지와 닭, 소 등 육류를 생산하는 축산 농가들을 장려하여
고기와 알 생산을 대폭 늘리는 정책을 펴왔습니다.
같은 한반도 안에 북쪽 땅도 남쪽과 다를 건 없습니다.
이제라도 농민들이나 땅을 요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토지를 나누어 주고
농민들에게 농축산물의 생산과 판매의 자유를 허용한다면
온 국민이 그 힘겹고 지겨운 농촌지원을 안 하고도
2-3년 안에 눈에 띄게 식생활 수준은 높아지게 될 것이며
따라서 식량을 얼마든지 자급자족 하는 나라로 될 수가 있습니다.
머리 좋고,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북쪽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이 모자라서
남의 나라지원을 받고 있으며 또 앞으로도 계속 받아야만 하는 것입니까?
북쪽 사람들이 잘살 때에 옥수수죽만 겨우겨우 먹고 살아가던 중국을 보십시오.
농민들에게 땅을 나누어주고 개혁개방을 한지 5년도 채 안되어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인구가 쌀에서 쌀을 골라 먹을 만큼
모든 것이 풍족해 졌고
지금은 중국의 농토산물이 세계 각지 그 어디에나 안 나간 나라가
없을 정도입니다.
결론은 농업을 비롯한 경제의 개혁개방만이
북조선 전체 인민들이 다른 나라의 지원을 안 받고도
자립적으로 떳떳하게 잘 살아 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만 하겠습니다. 서울에서 김태산 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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