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의 한 주간 동향을 되짚어 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요즘 북한 매체의 기본 화두는 '이명박 대통령 타도'와 '탈북자 강제북송사건'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패설을 섞어가며 이명박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있는데요, 그러거나 말거나 한국 측은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무시하는 편입니다.
그러면 북한의 비난의 대상이 된 이명박 대통령은 어디서 뭐할까요, 오늘 시간에는 자원 외교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동정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또,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운동이 전 세계 젊은 층들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주젭니다. 인천시의 한 군부대 벽보판에 붙어 있던 한 장의 포스터가 북한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지난달 28일 남한의 한 언론이 인천의 한 국군 내무반에 붙어있는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사진과 전투구호를 보도하자, 북한이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시작으로, 북한 전역이 도가니마냥 들끓고 있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과 매체들은 "미친개" "만고역적" 등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욕설을 퍼부으며 반 이명박 투쟁에로 전체 주민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녹취: 평양시 군중 시위현장>
북한 텔레비전은 이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목표 판에 총을 쏘는 군인을 공개하는가 하면, 각종 흉기들을 던지는 섬뜩한 장면까지 연출하고 있습니다. 15만 명의 군중이 참가한 평양시 군중대회를 시작으로, 함경남북도, 평안남북도 주민들도 시위에 동원되는 등 급속하게 번지고 있습니다.
노동자, 농민들은 하던 일을 중단하고, 군중시위에 끌려나오다시피 마치 2천3백만 북한 주민들이 지도자 한 사람이 비난당했다고 덩달아 분해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반응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녹취: 국방부 대변인> "북한이 공식매체를 가지고 계속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군 차원에서는 일체 이에 대해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실제 비난의 당사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무얼 할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대남 비난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6일 라디오와 인터넷을 통해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유전 개발에 참가하게 된 것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녹취: 이명박 대통령 연설> "본 계약이 체결되어 '우리 유전'을 갖게 됐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우리나라는 더욱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보장받게 됐습니다."
이번에 한국이 체결한 유전 개발 계획은 한국 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기업집단이 아랍에미리트의 유전 3곳에 투자해서, 거기서 캐낸 원유의 약 40%를 30년 동안 가져오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국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약 20억 달러를 투자하는데, 이렇게 되면 30년 동안 원유를 장기간 들여올 수 있습니다. 현재 이 3곳 유전에 매장된 원유는 약 5억 7천만 배럴로, 한국은 하루에 최대 1만 7천 배럴의 원유를 들여오게 됩니다.
청취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위를 환산해보겠는데요, 1배럴은 약 160리터이니까, 한국은 여기에서만도 하루에 270만 리터의 원유를 얻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자동차가 특별히 많은 한국에서 이처럼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면 요즘처럼 대이란 제재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올라가도 상대적인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소립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에너지 자원 확보 전략이 조명을 받는 이유는 다른 나라들과 경쟁해서 이기고 개발권을 따냈다는 데 있습니다. 원래 산유국가들은 유전을 국가소유로 하고, 다른 나라에 유전 개발의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현재 중동에서는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가 유전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데요, 미국, 영국, 일본 등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들이 줄을 서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처럼 쟁쟁한 국가들을 제치고 유전개발권을 따낸 것은 그만큼 자원 외교에 공을 많이 들인 결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입니다.
<녹취 이명박 대통령 연설>: "한국이 그 철옹성을 뚫고 40여 년 만에 새롭게 중동 유전의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석유개발 메이저리그에 참여하는 국가가 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초기부터 자원 확보에 나섰습니다. 그는 기업인 출신 대통령답게 경제규모는 작지만 자원이 풍부한 나라 지도자들을 만나 활발한 자원외교를 펼쳤습니다.
몽골에 가서는 광물 자원 공동개발에 합의하고, 우즈베키스탄에 가서는 약 40억 달러짜리 가스전 개발에 합의하고, 또 아랍에미리트에 가서는 원유개발권을 직접 따온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에 파견된 협상 실무자들에게 "유리한 계약을 맺지 못하면 사막에서 돌아오지 말라"고 '엄포'까지 놓았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한국은 이처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경제를 챙기고, 온 국민이 힘을 모은 결과,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주는 나라로 바뀌었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녹취: YTN> "한국은 해방 후부터 50년 동안 70조원이 넘는 원조를 받았습니다. 이를 밑거름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고, 지난 95년 원조 수혜국에서 졸업한 뒤, 빈곤국을 돕는 나라가 됐습니다."
한국이 개발원조금으로 국제사회에 내는 돈은 1년에 미화 10억 달러 정도 되지만, 앞으로 몇 년 사이에는 35억 달러로 늘인다는 계획입니다. 받은 것만큼 돌려줄 때도 되었다는 소립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북한은 아직도 받아먹는 나라 대열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북한은 24만 톤의 영양식품과 기타 식량을 미국으로부터 지원 받기로 합의했습니다.
7일 북한 외무성 안명훈 미국국 부국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를 만나 식량 지원에 대해 구체적인 토론을 했는데요, 미국은 식량분배를 투명하게 감시하겠다는 약속을 북한 측으로부터 받아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식량이 전달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중단할 수 도 있다는 애깁니다.
이렇게 다른 나라에서 식량을 구걸하다시피 먹고 사는 북한에서는 지도자가 비난 받았다고, 전체 주민들까지 일도 못하게 총동원시키고 있습니다. 마치 거대 사이비 종교집단처럼 광분하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쓰는 '보복성전'이란 말 자체가 종교에서 나온 말입니다. 노동신문 등은 "정의의 보복성전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위협하고 있는데, 보복성전(聖戰)이란 사전에서 "종교적 이념에 의하여 수행되는 전쟁"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교주로 하는 하나의 종교집단처럼, 교주가 비난 받았다고 해서 전체 신자들을 추동하는 모양샙니다.
북한은 이처럼 주민들의 분노를 외부에 노출함으로써, 갓 출범한 김정은 체제의 단결된 모습을 시위하려고 하지만,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오히려 김정은 체제가 불안정하고, 권력층 사이에 과잉충성 경쟁이 가열해지면서 이 같은 취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외국의 젊은이들도 동참
이번에는 탈북자 강제북송에 관한 주제입니다. 중국에 체포된 40여명의 탈북자들을 구원하기 위한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녹취: 시위현장>
그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 심지어 중국의 양심 있는 지식인들까지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미국 의회에서 탈북자 실상을 폭로한 청문회가 열렸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가 주도하는 청년 학생들이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일본의 대학생도 이 운동에 뛰어 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소셜네트워킹(SNS), 즉 인터넷과 휴대폰 사용자 간의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망을 통해서 탈북자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인터넷상에서는 탈북자 강제 송환에 반대하는 여론이 조용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일반 시민들도 탈북자에 대해 심중한 처리를 당부했습니다.
과거에는 탈북자 구원 운동을 하자면 몇 사람만이 구호를 외치고, 팻말을 들고 중국 대사관으로 달려갔지만, 이제는 온라인상에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제 탈북자 북송 문제는 북한과 그에 동조하는 중국 대 세계 선량한 사람들이라는 극명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을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사람들.
이제는 젊은 청년 대학생들, 10대의 소년, 소녀들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운동은 역대 최대의 탈북자 구원 운동으로 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