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집어 보기] 북, 경제개선 조치 솔솔, 김정은 경제 책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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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북한에서 새로운 경제개혁 조치들이 준비되고 있다는 애기가 솔솔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를 통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경제발전 방식은 어떤지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먼저 오늘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11일 ‘대담한 정책 추진’이란 기사 소제목에서 김정은 1비서가 “인민을 잘살게 할 수 있는 ‘우리 식의 발전목표와 전략전술’을 이미 세워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북한에서 추진하려는 경제개선 조치는 어느 수준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요즘 북한에서 새로운 경제개혁 조치가 발표될 것이라는 애기도 많이 나오지요?

정영: 앞서 언급한대로 북한에서 새로운 경제조치가 임박했다는 보도는 북한 매체나 외부 언론에서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지난달 17일 조선중앙통신과 문답에서 “김정은 동지는 인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 우리 식의 발전목표와 전략전술을 세워놓고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인민의 총 매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런 보도가 최근 경제개선조치가 나올 거라는 대북 매체의 예상과 맞물리면서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북한 식 경제개선이란 무엇입니까,

정영: 아무래도 지금 북한 사람들의 삶을 보면 먹을 게 제일 없고, 그렇기 때문에 농촌에서의 개선조치, 그것이 제일 먼저 거론되고요. 그리고 도시주민들을 위한 시장운영,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국영기업과 무역분야에서 다른 나라들과 어떻게 거래를 하고,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렇다면 김정은 제1비서의 할아버지, 아버지 때부터 고깃국에 이밥을 말해왔는데요, 그것과는 좀 다른 조치인가요?

정영: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데요, 김일성 전 주석은 자기 대에 “인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이겠다”고 평생 공언했지요. 그것이 국정운영 과제였고요.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일성의 유훈을 이어서 계속 경제문제에 대해 언급했고요. 그리고 김정은도 3대째 권력을 넘겨 받았으니, 어떻게 하든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온 식의주 문제를 풀어야 하는 막중한 짐을 떠 안았습니다.

최민석: 참, 김정은 1비서가 지난 7개월 동안 인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진짜로 그 인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한 전략이나 전술이 있을 텐데 그게 무엇일까요?

정영: 김정은 1비서는 “우리 인민을 남부럽지 않게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고 장담한 만큼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한 대안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 매체나 외부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을 보면 구체적인 경제개선조치 방안은 뚜렷이 나타난 게 없고, 김정은이 ‘지식경제강국’, ‘세계적 추세’, ‘강성국가’ 등 여러 구호를 내걸고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경제개선이나 경제정책을 추진할 경우, 기획경제부 같은 곳에서 계획을 하고 안건을 토론하고 거기에 맞는 경제기획을 세우는데요, 그럼 북한에도 이처럼 경제기획을 맡을 만한 부서가 있습니까,

정영: 북한은 현재 노동당과 군이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고요, 내각이 경제를 보고 있는데, 최영림 내각총리가 지금 82세가 되었거든요. 그 최영림총리가 경제를 보고 있는데요. 사실 남한이나 다른 나라의 경제수장을 보면 젊고 패기 있고, 외국을 경험한 사람들이 경제를 맡고 있는데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박봉주 노동당 경공업부장, 로두철 이 두 사람이 경제개선 조치를 수행할 수 있는 실무진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런데 지난번 7.1경제조치를 주도했던 북한 경제 관료들이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조치가 7.1조치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소린데요.

정영: 예, 7.1 경제조치를 주도했던 전 내각총리 박봉주 당 부장, 그리고 로두철 내각 부총리가 보이고 있는데요, 이 경제 실세들이 ‘김정은 호’에 편승이 되면서 또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최민석: 그렇습니까,

<브릿지 멘트,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의 북한언론 뒤집어 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최민석: 만약 경제개선조치가 이뤄진다면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있겠습니까,

정영: 이미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여러 차례 보도했지만요. 현재 농지개혁이 큰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협동농장체제로 운영되고 있거든요. 지금처럼 협동농장 체제로 하면 농민들은 자기 땅이 아니기 때문에 일도 열심히 하지 않고요. 힘들게 농사를 해놓으면, 당이나 보위부 같은 데서 다 가지고 가고 참 인민들이 힘들어서 맥이 없어서 일을 못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항상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고요. 그래서 북한이 이것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보도된 데 따르면 농장을 분조관리제 형태로, 국가가 몇 퍼센트를 가지고 농민들이 나눠가지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민석: 그렇습니까.

정영: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도 자체 홈페이지에서 북한의 새로운 경제개선 조치 움직임을 보도했고, 이것이 2002년 7.1경제조치와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대북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도 이러한 대안 조치가 6월 28일 방침으로 나왔고,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최민석: 북한 김정은 1비서는 젊었겠다, 외국물도 먹었겠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젊고 욕망이 커서 열정적으로 나라를 바꿀 수 있겠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할아버지 때도 안됐는데, 손자라고 해서 무슨 수가 있겠는가, 결국 똑 같을 것이다. 이렇게 평가를 하는데요, 그러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정영: 김정은 1비서가 발전된 스위스에서 다년간 유학을 했기 때문에 일단 본 것도 많지요, 세계적인 항공역사도 많이 봤고요. 비행기도 많이 타봤고요. 컴퓨터나 인터넷 망에 대해서도 잘 알 거고, 그런데 북한의 내부 상황을 보면 자기가 봐도 참 안타까울 것입니다. 이렇게 후진 나라가 있을까 하고요. 그래서 요즘 ‘세계적 추세’를 따라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요.

최민석: 그러면 김정은 1비서가 경제개선조치를 추진한다고 하면 그가 어느 정도 자신이 권력을 장악했다고 봐야 할까요?

정영: 현재 군과 당의 권력을 다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문제는 김 1비서가 경제에 얼마나 기여하고, 경제문제에 얼마나 책임을 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김 1비서가 지난 4월 6일 당중앙위원회 일꾼들에게 “경제문제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모두 내각에 집중시켜라”, “그리고 내각의 통일적인 지휘에 따라 풀어나가는 질서와 규율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결국 내각에 경제 위임권이 넘어가는 추세라고 보는데요. 문제는 김정은이 경제실패에서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경제개선 조치가 잘되면 김정은의 업적으로 돌아갈 것이고, 반대로 만약 경제개선조치가 실패하더라도 경제실패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이전에 아버지 때도 경제개선을 여러 번 했지만, 실패를 하게 되자, 거기 맡은 사람들이 다 숙청되지 않았습니까,

정영: 2009년 화폐개혁 때 박남기 노동당 재정부장이 공개 처형됐다는 애기가 있었고, 1990년대 말에 서관히 농업담당비서가 숙청되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1비서도 경제의 책임을 어떻게 지겠는가 하는 것이 관심입니다.

최민석: 예, 알겠습니다. 정말로 북한의 경제개선 조치가 성공해서, 북한에 계신 주민들이 이렇게 더운 여름날 최소한 선풍기라도 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 이번 시간에는 김정일의 경제개선 조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정, 최: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