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집어 보기] 북, ‘전국어머니대회’가 열리는 이유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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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제4차 전국어머니대회에 참가할 대표들이 평양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민석: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선전 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이 최근 제4차 어머니대회를 개최하는 등 여성들을 적극 띄우고 있습니다. 조선중앙 텔레비전은 어머니 대회에 참가할 대표들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연이어 보도하고 있고,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들에게 영웅칭호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왜 북한이 이 시점에서 어머니대회를 진행하는지, 그리고 대회의 의미를 알아보는 시간으로 준비했습니다.

최민석: 지금 한국 언론은 “북한이 7년만에 어머니대회를 개최한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왜 갑자기 어머니 대회를 소집하는 것입니까,

정영: 북한이 지난 10월 ‘어머니 날’을 제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날이 11월 16일로 알려졌는데요, 날짜를 보니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61년 11월 16일 제1차 어머니 대회에서 연설한 날이기 때문에 그날로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김일성 주석을 많이 따라 한다는 오래 전부터 나온 소린데, 아마 이것도 대중적 지지가 약한 김정은의 치적 쌓기 차원에서 어머니 대회를 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4차 어머니 대회가 언제 열린다는 보도는 없습니다. 그것도 아무래도 1차 회의가 열렸던 11월 16일을 전후해서 열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최민석: 그러면 어머니 대회가 정례 행사는 아닌 것 같은데요, 북한에서 어머니 대회가 가지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까,

정영: 제1차 어머니 대회는 961년 11월 16일에 진행됐습니다. 당시 회의에서 김일성은 ‘자녀교양에서 어머니들의 임무’라는 연설을 했습니다. 그리고 약 30년 동안 열리지 않다가, 1998년에 김정일 체제가 들어선 다음 2차 대회가 열렸지요. 그리고 2005년에 다시 3차 대회가 열렸고, 이번에 김정은 체제에서 제4차 어머니 대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북한에는 한국처럼 ‘어머니 날’, ‘어버이날’ 이런 기념일은 없습니까,

정영: 북한에서는 3.8일 국제부녀절을 어머니날 처럼 쇠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어머니날을 특별히 제정해서 쇠는 것을 보면 외국처럼 어머니날, 스승의 날 같은 기념일을 정례화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북한이 이처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거쳐 어머니 대회를 열고 있는데요, 한국 언론들은 “이 대회의 목적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김정은 시대에 열리는 4차 전국 어머니 대회의 성격을 출산장려로 보는 겁니까,

정영: 그렇습니다. 왜냐면 제1차 어머니 대회가 열렸던 1961년 상황을 보면 6.25전쟁으로 인해 남자들이 전쟁에 나가 희생되지 않았습니까, 북한이 전후복구 건설을 해야 하지만, 노동할 사람이 없고, 또 군대에 나갈 사람도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김일성은 전국 어머니 대회를 발기하고 출산을 장려했습니다.

또 김정일 시대에도 두 차례 진행되었는데요, 2차 회의가 열린 1998년은 고난의 행군으로 너무 많은 가정들이 파괴되고, 어린이들이 꽃제비가 되어 죽었기 때문에 잃어버린 후대를 보충하기 위한 성격이 짙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2차 어머니대회도 역시 ‘고난의 행군’이후 즉, 북한에서 인구가 많이 필요할 때 열렸군요.

정영: 제3차 어머니 대회는 2005년에 진행됐는데, 그때 북한이 공식적으로 “고난의 행군에서 승리했다, 고난의 행군이 끝났다”라고 선포한 시점에서 열렸습니다. 거기서 ‘총대가정’이라는 구호가 나왔는데요, 김정일 시대는 선군정치였기 때문에 군대에 나갈 아이들이 더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지금 김정은 체제 들어 열리는 어머니 대회는 대중적 지지 기반이 약한 김정은이 어머니들의 마음을 잡고, 출산을 장려해 더 많은 아이들을 낳게 하려는 의도라고 한국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내드리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를 듣고 계십니다>

최민석: 그렇군요. 그러면 어머니들의 마음을 돌려세워서 더 많은 아이를 낳게 해서 자기에게 충성하는 인구를 더 불리겠다는 의도로 봐도 되겠습니까,

정영: 북한당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수령에게 충직한 총폭탄을 더 많이 양산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얼마 전 북한이 아이를 많이 낳은 박옥단 등 7명에게 노력영웅칭호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중앙텔레비전도 다산 여성들을 집중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앙텔레비전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북한 중앙텔레비전 기자>: “10명의 자식을 낳아 훌륭히 키우고 있는 원산시 방화산동 리병희 동무입니다. 자식을 많이 낳아 조국 앞에 떳떳이 내세우려는 리병희 동무의 애국심과 모성애는 오늘 우리 모든 여성들이 따라 배워야 할 전형적인 모습으로 사회적 미풍으로 되고 있습니다.”

인민반장: “리병희 동무는 정말 쉽지 않은 동무입니다……원래 자식 하나 키우는데 5만공수가 든다고 했는데……”

최민석: 북한 중앙텔레비전의 보도 내용을 들어보니까, 아이들의 이름이 좀 특이한 것 같습니다, 무슨 사상 같기도 하고…이거 의미를 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정영: 텔레비전에 나온 이름을 보면 윤혁경, 윤명향, 윤의범, 윤수금이고, 막내는 윤위덕이라고 지었습니다. 아이들의 가운데 이름을 합치면 “혁명의 수뇌부 결사옹위”라는 말이 됩니다. 결국 10자녀를 다 키워 수령을 보위하게 하겠다는 소린데요, 한번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북한 다산 여성>: “자식을 많이 낳아서 키우는 것이야 우리 여성들, 어머니들의 본분이고 의무가 아니겠습니까, 저는 앞으로 우리 10 자식 모두를 혁명의 수뇌부 결사옹위, 이름 그대로 훌륭하게 키워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을 결사 옹위하는 총폭탄으로 키우겠습니다.”

최민석: 잠깐만요. 애들을 한둘도 아니고 10명이나 다 수령에게 충성하라고 이름을 지으면, 그 수령이라는 사람은 즉 김정은을 말하는데, 결국 한 개인을 위해서 10명이 희생해야 한다는 소리가 아닙니까,

정영: 그렇지요. 그 수령인 김정은은 왕족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지요. 일반 사람들이 생각도 못하는 스위스에 가서 유학을 하고 온 전형적인 왕자인데요, 그 왕자를 위해서 희생하라, 이건 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북한 주민들 속에서도 일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아이들의 이름을 짓는데도, 사상과 이념을 많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게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름을 충성이, 효성이, 선군이 등 수령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짓고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에 이런 식으로 이름 짓는 사람들이 꽤 많나 보지요. 참, 통일이 되면 아이들이 부모님을 좀 원망을 할 것 같습니다. 좀 곤란할 것 같은 이름입니다.

자, 미국을 비롯한 자유 나라에서는 자녀들을 낳으면 어떻게 하면 좋은 조건으로 공부시키고, 앞으로 걱정 없이 살겠는지 부모들이 참 신경을 많이 쓰는데, 북한은 인구가 감소할 때마다 그리고 수령에게 충성하라고 이렇게 어머니들을 불러놓고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들을 많이 낳으면 정말 제대로 키울 수 있습니까, 최소한 먹는 거라도 보장해줘야 하지 않습니까,

정영: 물론 북한에서 아이를 많이 낳으면 아무래도 1차적인 책임은 어머니들에게 있지요. 그런데 북한에는 배급체계가 다 무너졌지요. 지방에는 이미 배급을 못 주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배를 곯지 않고 밥을 먹일 수 있는 그런 책임은 어머니에게 있지요. 때문에 어머니의 책임이 막중해지는 거지요.

최민석: 그러면 북한당국이 이렇게 출산을 장려하면 여성들이 애기를 많이 낳습니까,

정영: 북한에서는 어떤 여성들은 애기를 많이 낳는 반면 대부분 여성들은 한둘 정도를 낳습니다. “어른들도 먹고 살아가기 바쁜데, 아이를 여럿 낳아서 불쌍하게 키울 것 있느냐, 그래서 한 둘 정도 낳아서 예쁘게 키우겠다”, 이것이 북한 어머니들의 마음이거든요.

최민석: 아이들을 예쁘게 낳아서 키우려는 것은 어머니들의 원초적인 권리이고, 기쁨입니다. 또 이렇게 자녀들을 잘 키워야 건강한 사회가 되고, 또 건강한 세상도 만들어갑니다.

북한의 어머니들도 수령 한 사람을 위해서 자녀를 낳는 것이 아니라, 진짜 자기 자식의 행복과 더 좋은 삶을 위해서 옥동자 같은 아이를 낳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잘 들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