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는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정영: 북한이 이른바 ‘수소탄 시험’ 즉 4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김일성 주석에 버금가는 위인으로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또 방송 인터뷰에 나선 평양의 간부들은 약속이나 하듯이 ‘수소탄 보유’를 버릇처럼 자랑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절대다수의 주민들은 이제 그 ‘핵실험’ 때문에 이 겨울이 더 추워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선전하는 ‘수소탄 시험’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예, 요즘 북한의 엘리트들은 수소탄 자랑에 들떠있지요. 정영기자, 북한 매체들이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먼저 알아볼까요?
정영: 북한 매체들이 ‘수소탄 시험’을 단행한 다음 지면을 가득 메우면서 찬양일색입니다. 텔레비전에 출연한 북한 엘리트들은 당국의 써준 각본대로 똑 같은 소리를 반복하고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북한TV 녹취: (청년동맹 간부)침략의 원흉인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이 감히 우리의 존엄을 해치려 든다면 우리는 자기 운명, 자기 운명을 자기 손으로 지키는…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수소탄 찬양글로 도배를 했는데요, 11일에는 “시간이 모든 것을 증명해줄 것이다”라는 글에서 “핵보유국의 전렬에 당당히 들어섰다”느니, 앞으로 “미제와의 전면 대결전에서 승리만을 아로새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렇게 과도하게 핵 선전에 집착하면서, 과연 핵보유가 주민들에게 득이 되는지 아니면 해가 되는지 분간을 못하게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최민석: 이번 핵실험 과정을 보면 김정은이 자기 위상을 과시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단행했다, 이런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지요?
정영: 그렇습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 16일자는 핵실험 최종 명령서에 서명하는 김정은의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그 옆에 1953년 7월에 정전협정 문건에 서명하는 김일성 주석의 사진을 똑 같이 실었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을 동렬에 세우고 있는데요. 결국 사망한 김일성이 환생했다는 착각을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최민석: 지금 인민들은 추위에 떨고 굶주리고 있는데, 김정은은 자기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핵실험을 했다는 소리군요.
정영: 북한은 핵실험을 정치적 선전수단으로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험도 오래 전부터 준비해오던 것을 바로 새해 벽두에 터뜨리면서 선전효과를 극대화 시켰습니다.
이번 핵실험은 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터뜨린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북한은 오는 5월에 당 제7차대회를 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사실은 김일성 주석이 1980년 당 제6차대회에서 인민들과 약속했던 ‘10대전망목표’를 수행하고 나서야 제7차 대회 개최 명분도 서겠는데, 김정은은 인민들에게 밥도 변변히 먹이지 못하면서 당대회를 고집하고 나섰습니다.
최민석: 주민들도 너무 오래 되어서 잘 기억하지 못하지 않나요?
정영: 1980년이면 김정은이 태어나기 전에 일이지요. 36년전의 일이지요. 그런데 김정은은 인민들에게 이밥 고기국을 먹이려면 경제발전을 해야 하는데…
최민석: 경제가 살아서 돈이 있어야 주민들에게 이밥에 고기국을 줄 수가 있지요.
정영: 그런데 이번에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경제발전이 더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제 국제사회가 또 제재를 하게 되지요. 최근 미국과 핵협상을 한 이란을 보십시오. 경제 제재로 묶이었던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돈이 풀려서 이란은 이제 황금소나기를 맞을 거라고 해외 언론이 앞다퉈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경제가 우선이냐, 아니면 김정은 위상 띄우기냐 먼저냐 이 둘 중에서 핵버튼을 누른 거죠.
최민석: 북한은 이번에도 핵실험을 하면서 또 미국 탓을 했지요?
정영: 북한은 자기들의 핵보유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핵위협을 계속당했다고 하는데, 현재 남한에는 핵무기가 없지 않습니까, 1991년에 미군의 전술핵무기가 남한에서 완전 철수되고,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한국에는 핵무기가 없다’고 핵부재 선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남한에 핵무기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핵실험을 4차까지 했는데요, 지금은 남한에서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끓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권에서는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다시 남한에 들여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한국도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와 언론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최민석: 이건 방어차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죠. 그렇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이미 철수시킨 핵무기를 가지고 북한은 계속 꼬투리를 잡고 있지요. 정영기자, 한국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그러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는 거죠? 이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시죠.
정영: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연구전략실장은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재래식 무기 구입에 들어가는 막대한 국방예산을 줄일 수 있고, 청년들의 군복무기간도 대폭 줄일 수 있어 실보다 득이 더 많다”며 핵보유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의 대표적 언론이지요. 조선일보도 19일자 칼럼에서 미국이 “북핵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면, 그 피해자인 한국의 핵무장을 허용해야 논리가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때는 한국 스스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소리군요.
정영: 미국은 핵공격으로부터 남한을 보호해준다는 명분으로 남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고 있지요. 일본도 마찬가진데요, 그런데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 된 지금 각 나라에서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 자칫 동북아시아에서 ‘핵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것이라고 미국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이 ‘핵도미노 현상’이 북한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거군요.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못 만드는 게 아닙니다.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있지만, 유엔상임이사국이 핵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해서 자제하고 있는 거거든요.
정영: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미국 때문에 개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핵이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할 경우에는 핵무장도 어렵지 않다는 겁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핵무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 중국이 위기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때는 중국이 지금처럼 북한 핵무기를 눈감아 줄 형편도 못됩니다.
최민석: 중국이 정말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고 하면, 결과는 완전 달라질 수 밖에 없어요.
정영: 현재 김정은이 수소탄을 보유했다는 것은 자기 대뿐 아니라 아들, 손자 대에도 대대손손 북한을 독차지하고, 왕조국가를 만들어 물려주겠다는 소립니다. 결국 인민들은 노예 생활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최민석: 북한 주민 스스로가 노예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북한 정부가 수소탄이나 핵무기를 보유하는 게 일반 주민들에게는 좋을 게 없습니다.
정영: 사람이 한 세상 태어났다가 꿈이 있지 않겠습니까, 가고 싶은 곳에도 가보고, 죽이 아니라 이밥을 먹는 게 소박한 꿈인데, 그런데 북한이 연초부터 핵실험을 했으니, 주민들의 손과 발은 더 시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유엔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초안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에는 진짜 북한이 아파하는 어디를 찌를까 하고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도 대북제재에 찬성의 뜻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제7차대회를 준비하느라 어느 때보다도 외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인민반장들에게 돈을 걷어내라고 포치(지시)를 할거고요. 그러면 인민반장들은 돈을 내라고 아침마다 주민들의 집문을 두드릴 것이고, 외국에 돈 벌러 나간 해외 노동자들의 월급봉투는 더 얇아질 것입니다.
최민석: 김정은을 비롯한 간부들은 수소탄 자랑으로 주민들의 식탁은 더욱 초라해지고, 외국에 돈벌러 나간 노동자들의 월급봉투는 점점 더 얇아지게 됐습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