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일만에 올린 70층 아파트 안전은?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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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여명거리 건설 현장.
평양 여명거리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원희: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이원희 입니다. 오늘도 한영진기자와 함께 합니다. 한 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한영진: 북한 선전매체들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얼마전 여명거리를 둘러보고 70층짜리 아파트를 보고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70층 아파트는 74일만에 골조공사를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북한의 선전대로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건설한 건물의 안전성과 기술적인 문제는 없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원희: 김정은 위원장이 여명거리를 돌아보고 70층 아파트를 보면서 상당히 좋아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왜 이런 어마어마한 공사를 성급하게 진행하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한 기자, 김정은의 여명거리 공사장 시찰소식을 주민들도 알고 있겠지요?

한영진: 네 그렇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지난 26일 공개했기 때문에, 주민들도 알고 있을겁니다. 그래서 북한 매체와 러시아 매체에 보도된 여명거리에 대해 좀 알아보겠는데요. 김정은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70층 아파트 살림집이 장관이다”고 감탄했습니다.

관련 보도를 잠시 듣고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북한 tv 녹취: 초고층 살림집들이 볼만하다고 하시면서 하늘을 찌를듯이 높은 솟은 70층 살림집들이 장관이라고….

김정은은 “1년도 안되는 짧은 사이에 여명거리의 웅장한 자태가 드러났다”면서 “우리나라(북한)에서 층수가 제일 높은 살림집이 여명거리에 일떠섰다”고 자부심을 피력했습니다.

김정은의 언급대로 70층 아파트는 북한에서 살림집 치고는 제일 높습니다. 가장 높은 건물은 105층짜리 류경호텔인데요, 이는 호텔이지만 70층 아파트는 살림집이라는 겁니다.

이원희: 김정은이 자기가 70층을 빨리 건설했다는 자랑을 하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이 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얼마나 걸렸습니까,

한영진: 과거 북한 매체의 보도를 뒤져보니까, 70층 건물의 골조공사는 74일만에 완성됐습니다. 노동신문이 지난해 7월 31일 “평양 여명거리 건설에 참가한 인민군 김형철 소속부대 군인 건설자들이 제일 높은 70층 살림집 골조공사를 불과 74일만에 완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원희: 아니 불과 74일만에 70층 아파트를 다 올렸다고요? 그것도 전문 건설회사도 아니고 인민군대가 건설했다는데, 안전공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궁금하군요.

한영진: 네 74일만에 다 올렸다고 합니다. 그 건설을 맡은 사람들도 인민군대가 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군대들이 일하는 모습이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이 공개한 사진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8월 23일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 직원들이 여명거리를 방문했습니다. 그들이 여명거리 건설장에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공개했는데요,

북한 매체가 70층짜리라고 보도했지만, 러시아 대사관 측은 82층짜리라고 소개했습니다. 왜 북한이 12층이나 낮게 발표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두번째로 높은 건물입니다.

이원희: 그러면 제일 높은 건물은 어떤 건물입니까,

한영진: 북한에서 제일 높은 건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80년대 말에 시작했던 105층짜리 류경호텔입니다. 이 건물은 뼈대는 다 올리긴 했지만, 돈이 없어서 근 20년동안 방치됐습니다. 그래서 외신은 “지상 최대의 쓰레기”라고 혹평을 들어야 했는데요, 하지만, 김정은은 70층짜리를 불과 3달만에 다 올렸다는 거죠.

이원희: 그래서 김정은이 “우리나라에서 층수가 제일 높은 살림집이 려명거리에 일떠섰다”고 좋아했군요.

한영진: 여기서 미묘한 과시욕이 느껴지는데요, 아버지와 비교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인데요. 김정일은 105층짜리를 근 20년동안 짓지 못한 것을 자기는 70층짜리를 3달만에 뚝딱 짓는다는 과시욕이 엿보인다는 겁니다.

이원희: 그러면 이 70층짜리 건물과 비슷한 건물과 비교해보면 좋겠는데요. 한국에는 얼마전 롯데월드타워라는 초고층 건물이 완공됐지요?

한영진: 네, 지난해 말 한국에는 555m높이의 롯데월드타워가 건설됐습니다. 물론 이 건물과 북한의 70층 짜리 건물과 비교할바가 아니지만, 청취자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고층 건물들이 적지 않는데요, 그중 세계적으로 다섯번째 높은 건물이 한국에 건설됐습니다. 555m의 롯데월드 타워인데요, 롯데그룹이  서울 송파구에 건설했습니다. 이 건물을 짓는데, 7년이 걸렸습니다. 이 건물은 지상 123층, 지하 6층으로 된 철골 콘크리트 건물인데요. 기초만 38미터를 팠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세계적으로 5번째 높고 아시아에서 3번째, 한반도에서는 제일 높습니다.

이원희: 그러면 평양의 70층 아파트는 얼마나 높습니까,

한영진: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밝힌 데 따르면 높이는 270m입니다. 러시아 대사관은 이 건물이 82층 짜리라고 소개했는데요, 하지만, 북한 매체는 70층짜리라고 소개했습니다. 북한 건설 관계자들은 이 건물을 넉달반 동안 다 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신문은 74일 동안 다 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실무자들과 엇갈린 주장인데요, 암튼 북한이 속도전을 자랑하느라, 공사기간을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안전문제입니다. 우선 이런 초고층 건물은 벼락을 칠 때 안전한지, 그리고 비행기 항공 안전운행에 지장은 없는지, 상하수도 시설과 전기 공급은 제대로 되는지, 화재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이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는지 등 안전 장치를 만드는 게 관건입니다.

한국 롯데월드 타워의 경우, 7년동안 지었는데, 원래 롯데는 오래전부터 초고층 건물을 지으려고 했지만, 비행기 안전운행에 필요한 고도상한 제한 때문에 허가가 나지 않아 늦어졌다고 합니다.

이원희: 아, 비행기가 서울 상공을 날다가 건물과 부딪칠까봐 그렇군요.

한영진: 그렇습니다. 이 건물이 500미터가 넘기 때문에 비행기가 내릴 때 부딪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 근처에 군용 비행장이 있는데, 군용기가 뜨고 내릴 때 사고가 날까봐 허가를 해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롯데 월드타워는 철근 콩크리트 구조물인데, 여기에 든 콘크리트 양은 약 19만 5천m3에 달하고요, 사용된 철골과 철근은 각각 4만톤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강한 지진에 견딜 수 있게 리히터 규모7.5수준으로 설계되었고, 초당 128미터로 부는 강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고 공사 주최측은 밝혔습니다. 그리고 만약 화재가 나면 이곳에 상주하는 1만 6천명의 사람들이 한시간 동안 다 빠져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70층 아파트는 이러한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원희: 북한이 70층짜리 아파트를 1년새에 지었다는 것도 이런 준비를 제대로 했는지 궁금합니다.

한영진: 원래 건설은 안전이 최고 관건입니다. 특히 기초가 제일 중요한데, 이 여명거리 70층 아파트의 기초공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한국의 건설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북한 건설업계에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시멘트는 100년 굳고, 100년 부식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천천히 시멘트를 굳히면서 올려야 하는데, 군인들은 골조공사에 통방식 휘틀(형틀) 조립 방법을 적극 받아들여 벽체와 층막을 동시에 치는 방식으로 하루에 한층씩 올렸다고 북한 매체는 소개했습니다.

이원희: 그러니 70일 동안 70층을 다 올렸다는 말이 되는군요.

한영진: 네, 하지만, 아무리 빨라도70일만에 70층짜리를 다 올렸다 는 것은 세계 어느나라 건설 역사를 봐도 기적이긴 하지만, 안전은 담보할 수 없습니다.

이원희: 원래 건설은 건설업체가 맡아 하게 되어있는데, 군대들이 하는 게 아무래도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을가 생각되네요.

한영진: 러시아 대사관이 공개한 사진에 보면 북한군인들은 건물 가림막도 없이, 건물난간에 매단 발판에 의지해 미장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82층 아파트 공사에만 인민군 2만 여 명 이상이 동원됐습니다.

아파트 공사장마다 ‘군인본때’, ‘결사관철’ 등의 구호가 걸려 있었는데요, 참고로 지난 1년 동안 여명거리 공사에 동원된 근로자수는 800만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원희: 건물을 짓는 데서 안전이 제일입니다. 북한도 3년전에 평양에서 23층 아파트가 무너져 논란이 되었지요. 공을 쌓기는 힘들어도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북한도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한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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