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 추위 속, 북한 ‘김정일화 피우기’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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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열린 제15회 김정일화축전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살펴보는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주제는 무엇입니까,

- 사망한 김정일 우상화꽃 피우기 지속
- 평양주민, 30년래 맹 추위에도 김정일화 피워
- 1톤당 가격 40달러 석탄 김정일 온실에 투입
- 북 당국, 전민 파철 수집 동원
- 북 당국, 파철 수집 요구에 주민들 멀쩡한 기계 파괴


정영: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2월 16일을 맞아 북한 곳곳에서 김정일화 피우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북한 중앙텔레비전이 보도했습니다. 올 겨울 한반도에 강추위가 들이닥쳐 꽁꽁 얼구고 있는데, 열대 식물인 김정일화를 피워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김정일화 피우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준비했습니다.

최민석: 재작년에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북한에서 올해도 김 위원장의 생일을 크게 쇠는 모양이지요, 대표적인 우상화 사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정영: 김정일 위원장 생일을 맞아 북한에서 여러 가지 우상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정일봉에로의 답사행군’, ‘장자산 혁명사적지 답사행군’ 등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우상화 사업이 있고요. 올해도 어김없이 김정일화 피우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는 속에서도 김정일 우상화에 주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민석: 요즘 한반도에는 한파가 들이닥쳐 서울에서도 한파 소식이 계속 나왔는데요, 북한에도 겨울 추위가 대단한 것 같은데, 김정일화 키우기도 조련치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영: 그렇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중앙의 성, 중앙기관, 기업소들에서 김정일화 축전에 내놓을 꽃을 피우고 있다고 2월 초부터 보도했습니다.

한번 내용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중앙텔레비전>: 뜻 깊은 광명설절을 맞아 성 중앙기관에서 김정일화 피우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김정일화 피우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특히 올해 평양 1월 기온은 30년 이래 가장 추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강추위에 꽃을 피워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요즘 석탄 한 톤에 40달러씩 하는데, 이 석탄을 꽃을 피우는 데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김정일화는 열대 식물로 알려졌는데요, 김정일화는 어떤 꽃이길래 이렇게 온 나라가 피우기를 합니까,

정영: 김정일화는 일본의 식물학자 가모 모토데루가 20년간 품종을 개량해 1988년 김정일 위원장의 46회 생일선물로 바친 꽃입니다. 이 꽃의 원산지는 라틴아메리카인데요, 베고니아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입니다.

공산주의를 의미하는 색이 붉은 색이기 때문에 아마 김정일화로 명명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꽃은 열대 식물이기 때문에 우선 따뜻한 온도를 필요로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이 여름이면 괜찮겠는데, 2월 겨울이다 보니 꽃을 제일 추운 1월부터 피워야 합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엄동설한에도 추운 방에서 지내면서도 김정일화 온실만은 따뜻하게 덥혀야 하지요, 그 고생을 20년 이상 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 TV의 보도를 보니까, 이 온실에서 피우는 김정일화가 400쌍이면 작은 수가 아닌데요, 이걸 피우자면 석탄도 많이 들 텐데요?

정영: 한 400여쌍 정도 키우자면 300평만한 온실을 지어야 하는데, 그 300평을 덥히자면, 한 달에 적어도 석탄 5톤 이상은 때야 합니다. 현재 석탄 1톤에 40달러씩 하는데, 여기에 드는 돈만해도 200달러 가량 됩니다.

중국에 나온 한 북한 주민은 “이미 평양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김정일화 피우기 사업이 내각과 성, 중앙기관 별로 진행되었다”면서 어느 기관에서 꽃을 더 잘 피우는가 하는 경쟁이 붙어 노동당비서들은 김정일화 온실에 붙어 살다시피 한다고 합니다.

최민석: 정말 어린아이마냥 애지중지 키워야 하는 ‘특별 관리대상’이 되었군요.

정영: 북한에서 김정일화는 어린애보다 더 애지중지 하는 우상화 상징입니다. 일반 주민들은 어린 갓난애기를 작은 비닐 주머니 속에 넣어 온기를 보장하고 있는데요, 평양 광복거리 아파트는 한 겨울에 수도관이 동파되어 터지고, 사람들은 너무 추워 어깨가 자꾸 올라가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다, 이렇게 추워하는데, 말 못하는 김정일화는 뜨뜻한 온실에서 지내고 있는 셈입니다.

최민석: 결국 북한에서는 사람보다 꽃이 더 인격이 높군요. 사람의 인격이 어떻게 이렇게 무시될 수 있는지 참 안쓰럽습니다.

정영: 북한은 김정일화 피우기를 통해 충성심 경쟁을 유발시킵니다. 노동당간부들은 입당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석탄을 바치라고 합니다. 평양출신 탈북자들은 “입당을 하기 위해서 노동자들은 석탄을 온실에 바치는데, 그런 집에서는 온 가족이 추위에 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화는 2월 16일만 되면 빨갛게 피어났다”고 씁쓸해했습니다. 그는 “김정일화 온실에 들어가면 뜨끈뜨끈해서 감기에 걸린 사람들은 땀을 우정 들어가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집에 들어가면 온수가 돌지 않아 완전히 냉장고였으니까요.

최민석: 결국 김정일화가 주민들을 한지로 내몰고 있다는 소리군요.

정영: 북한에서 김정일화 피우기가 경쟁적으로 벌어지면서 2000년대 중반에는 꽃을 크게 만드는 여러 가지 약품들도 생겨났습니다. 그 결과 김정일화 꽃송이는 더 화려하고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본 주민들은 “인민들의 몸은 점점 여위어지고, 김정일화는 머리만 커진다”고 비웃고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은 항상 주민들을 가리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우리 인민이 제일이다, 수령복, 장군복이 있는 사람들이다”이라고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꽃보다도 더 한심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불평한마디 못하는 인민이니까, 세상에서 제일 좋을 수밖에 없다”고요.

최민석: 그렇군요, 화려하게 피어나는 김정일화에는 그런 말 못할 사연이 있었군요,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지도 두 해가 되는데, 이젠 김정일화도 어느 조용한 온실에서 조용한 꽃으로 피어나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내드리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최민석: 요즘 북한 매체들이 강철전선을 지원한다고 보도하던데요, 북한에 파철이 그렇게 많습니까,

정영: 요즘 북한 텔레비전에도 보도가 되는데요, “성, 중앙기관, 공장 기업소, 학생들 할 것 없이 파철 수집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의 보도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강철전선을 돕기 위해 신의주 시인민위원회에서 파철을 수집해 강철공장에 보내주고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텔레비전의 보도를 들어보니까, 간부들은 “정말 파면 팔수록 나오는 게 파철 예비”라고 하네요. 일인당 계획은 얼마나 됩니까,

정영: 설명절부터 진행되는 파철 수집 사업이 2월에 들어서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학생의 경우, 일인당 계획은 200kg그램입니다.

그런데, 북한 텔레비전의 보도와 달리, 북한 내부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매해 파철 모집을 요구해서 파철이 이젠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럼 지금 나오는 파철은 어디서 나오냐?”고 물어보니까. 공장에서 훔친다고 합니다.

왜냐면 지금 북한의 강철공장들은 생산을 멈춘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황해제철소나 강선제강소, 김책제철소 등 한다 하는 공장들도 한두 개 직장만 돌아가거든요. 그런데 파철생산을 하라고 하면 어디에 가겠습니까,

또 파철은 중국으로 보내는 밀수품이 되어 중국으로 이미 다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럼 파철이 공장 기업소로 가지 않고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말입니까,

정영: 90년대 중반부터 중국에서 파철을 산다고 하자, 전국의 주민들이 몸에 파철을 차고 북중 국경지역으로 나왔는데요, 대표적 파철 밀수지는 평안북도 삭주군 청수구, 그리고 양강도 혜산시입니다.

현재 국경지방에서 중국 사람들이 파철 1kg에 인민폐 1원씩 주고 삽니다. 이렇게 파철밀수가 소문나면서 공장기계설비들을 뜯어 파는 도둑들도 늘어났습니다. 공장간부들은 파철을 중국에 팔기 위해 공장설비들을 ‘폐기처분’해서 해체하는 현상들도 늘었습니다. 결국 결국 기계를 파괴하는 운동으로 번졌습니다.

최민석: 북한의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데, 기계를 자꾸 파손하면 어떻게 합니까,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노동자들이 자기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기계파괴운동’을 벌였다는 소설이 나와 유명해졌지요, 하지만, 북한에서는 나라가 파철 모으기를 시키다 보니 기계를 파괴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군요.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 북한 당국의 조치가 오히려 후퇴하는 것 같아 우려됩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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