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광대국’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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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 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오늘은 ‘관광대국을 꿈꾸는 북한’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최근호에서 북한이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지방에도 호텔을 짓고 호텔전문인력을 대대적으로 양성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과연 외국인들을 인질로 붙잡고, 주민들을 통제하면서 외화를 챙기려는 북한의 관광산업 진면모를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세상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로 알려진 북한이 소위 ‘관광대국’으로 변신하려고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그 속살을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북한이 지독한 폐쇄국가로 전세계에 소문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최근에 관광을 발전시킨다고 이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정영: 가장 최근의 소개된 내용부터 살펴보지요. 북한의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8월 30일자에서 ‘유능한 호텔봉사일꾼들이 자라난다’는 기사에서 “최근 공화국 각지에 관광지구들이 늘어나면서 호텔들이 많이 일떠서고 있으며, 앞으로는 지방의 군들에까지 호텔들이 세워질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최민석: 대단합니다. 이제는 평양을 벗어나 지방에까지 호텔을 짓는다는 소린데, 그러면 지방에도 외국인들이 묵을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정영: 북한 김정은 체제는 관광산업 육성방침을 내놓고 평양과 원산, 백두산 등 명승지들을 관광지로 개발해서 주민들에게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고 선전하고 있지요.

최민석: 그러면 평양을 벗어난 백두산과 원산까지, 그러면 원산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가, 그리고 백두산과 칠보산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명승지이지요.

정영: 그런 차원에서 북한은 이미 백두산 관광특구 건설과 칠보산 관광특구, 평양과 원산시 일대를 개발하는 국제관광특구 건설 계획을 밝힌바 있습니다.

최민석: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발기하고 군대들이 동원되어 완공한 마식령 스키장이 여기 한몫 끼우나요?

정영: 평양과 원산간에는 고속도 도로가 있지요. 그 고속도로를 따라 가면 마식령 스키장이 나오는데, 겨울에는 스키를 좀 타게 하고, 여름에는 골프를 하겠지요. 그리고 원산으로 이동하면 새날호텔, 갈마호텔 등 휴양지들이 있지요. 현재 북한에서 군수공장이 밀집되어 있는 자강도를 제외한 8개 도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개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이 8개 도에도 외국인들이 들어갈 수 있게 개방한다는 소리군요.

정영: 그래서 현재 북한의 여행사들은 스키, 등산, 골프, 낚시 등 다양한 테마별(주제별) 관광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전세계 태권도인을 겨냥해 ‘태권도 관광’까지 하겠다고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북한이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있는 것 없는 것 다 보여주겠다는 소리군요.

정영: 사실 북한 실정으로 봤을 때는 휴양지나 숙박시설 같은 것이 발전되지 못했기 때문에 평양밖에 보여줄 게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농장이나 과수원에서 농민들과 함께 모내기와 김매기, 과일수확 체험을 하는 ‘노동 체험관광’ 상품까지 출시했다고 하는데요.

최민석: 그럼 그런 체험 관광을 하려면 많은 부분 개발이 되어야 할 텐데요. 그냥 보여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정영: 산을 보면 나무가 없어요. 외국인들이 갔다 와서 이런 말을 합니다. 묘향산에 갔는데 산은 있는데 나무가 없더라,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아마 지방까지 개방한다고 하면 전체 국토를 개방하는 게 아니라, 평양시 주변에 나가면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동구라파 나라들이 있을 때 무슨 ‘친선협동농장’ 같은 것을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것 몇 개 단위만 지정해서 관광지를 만들고 외국인들을 데리고 가서 돌리고, 그러면 체험 농장이 되는 거지요.

최민석: 그러니까, 보여주기 농장을 몇 개 만들어가지고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겠군요. 북한이 이색적인 관광상품을 제시하면서 나라의 문을 여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정영: 북한 내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에는 해먹고 살게 없다고 합니다. 수출상품이 없기 때문에 외화벌이가 어렵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김일성 주석 시대 때는 소련과 동구라파 쪽에서 지원을 해줘서 잘 먹고 살았지요, 그리고 김정일 시대에는 남한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부터 10년동안 꼬박꼬박 지원받았지요. 하지만, 김정은 시대는 금강산 관광도 끊어지고 남한에서 지원되던 물자공급도 중단됐지요. 이제 철광석이나 석탄 같은 광물을 팔아야 겨우 먹고 사는 수준이 되었는데, 달러가 있어야 먹고 살고 말고 하지 않겠습니까,

북한이 먹고 살자면 수출을 해야 하는데, 지금 수출 원천이 석탄이나 광석 등 밖에는 합법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아니면 몰래 미사일을 좀 팔거나, 마약을 팔아서 돈을 벌었는데, 이런 것은 국제범죄이기 때문에 대놓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땅을 빌려주고 관광상품을 개발해서 좀 먹고 살자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관광을 하면 할수록 주민들에게는 오히려 고통스러운 일이 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반응입니다.

최민석: 아, 이렇게 지방을 개방하면 할수록 주민들이 더 고통스러워진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정영: 왜냐면 외국인들에게 지방을 개방하면 할수록 일반 주민들은 그 지역에 들어가지 못하게 됩니다.

최민석: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관광지역을 통제한다는 소리군요. 그러면 주민들은 더 답답해지겠네요.

정영: 예를 들어서 북한에는 통행증을 내주는 2부라는 곳이 있어요. 이게 인민위원회 산하에 속해있는 것 같지만, 보안서 산하 기관입니다. 여기서 통행증을 발급해주는데, 통행증 발급 제한 지역이 있습니다. 게시판에 계시되어 있는데, 거기 보면 평양과 분계선 지역은 전부 빨간 색이고, 국경지역은 파란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건 뭐냐면 빨간 지역은 평양시와 영변 핵기지, 미사일기지, 김정은 특각이 있는 곳인데, 모두 빨간색입니다. 여기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거기다 개성이남 지역은 군사분계선 지역이어서 마음대로 여행할 수 없는 곳입니다. 거기다 신의주부터 함경북도 온성까지 1400km가 국경인데, 전부 파란색입니다. 여기를 가자면 파란줄이 건너간 국경통행증이 있어야 하는데, 뇌물을 줘야 통행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도 평양에 살지 않고서는 많은 통행제한을 받는다는 소리군요.

정영: 이제 외국인들에게 지방을 공개한다고 하면 거기다 노란색을 칠하겠는지는 모르겠지만, 통행증을 발급해주지 않는 지역으로 되는 거지요.

최민석: 평양 외부에 사는 사람들은 더 많이 갈 곳이 없어지는 군요.

정영: 예를 들어1998년부터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그 지역을 전부 철조망으로 둘렀습니다. 그때 북한 주민들은 한탄했습니다. 남조선사람들에게 금강산을 떼었다고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김정일이 땅을 팔아서 정권을 유지한다고 비난을 많이 했습니다. 아마 김정은 정권도 이렇게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주민들이 가지 못하게 철조망을 두르면 아마 불만이 커질 것입니다.

최민석: 정영기자가 보기에는 김정은 제1비서의 관광산업이 성공할거라고 보이나요?

정영: 북한이 관광을 하면 할수록 주민통제는 엄격하게 할겁니다. 그리고 외국인에 대해서도 인질로, 미국인 3명을 억류하지 않았습니까, 외국인을 불러들이겠다고 문을 연다고 하면서도 미국인을 벌써 3명이나 억류하고 있어요, 안 내놓고 있습니다.

뭐 그 사람들의 죄과를 보면 호텔에다 성경책을 놓고 나왔다, 지금 외국에서는 성경책을 대부분 사람들이 보지 않습니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판을 받을 텐데요. 그 친구는 북한 관광사증, 비자를 찢었기 때문에 재판을 받아야 된다, 이건 정말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도 납득이 안 되는 그런 부분이거든요.

최민석: 솔직히 북한이 억류되어 있는 미국시민들의 이유가 일반 사람들에게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정영: 그리고 얼마 전에는 북한이 평양주재 외교공관과 국제기구 사무실에서 와이파이, 즉 무선랜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하지 않았습니까,

그 이유를 보면 외국공관 옆에 가면 무선인터넷이 잡힌대요. 그래서 북한 주민들이 몰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서 신호를 잡아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북한당국이 무선랜의 암호를 지정하든가, 아니면 벌금을 물리겠다고 한다고 합니다. 벌금도 작지 않아요. 북한 돈으로 약 150만원 정도를 벌금을 물리겠다고 위협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외국인에게도 규제를 강화하면 갈 외국인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인터넷도 제대로 개통하지 않은 북한이 지방까지 개방한다고 해서 거기에 갈 외국인이 과연 몇이 안되겠지요.

최민석: 그렇습니다. 이 외국을 경험한, 더군다나 세계최고의 관광국인 스위스를 경험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을 스위스의 반에 반만큼 닮게 한다면 북한이 의도하는 대로 충분히 관광대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