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황당 지시에 주민들 실망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4.09.24
visit_factory_305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대화공사를 마친 10월8일공장을 현지지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 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최근 20일째 두문불출하고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북한 노동신문이 ‘삼복철 강행군’을 하고 있다고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아마 삼복더위에 너무 많이 수고한다고 해명하는 듯한 주장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다니면서 김 제 1위원장이 내리는 지시가 현실과 동떨어져 주민들은 실망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자주 번복되는 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예, 요즘 김 제1위원장이 왜 공식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먼저 김 제1위원장이 마지막에 공개된 시점은 언제입니까,

정영: 김 제1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등장한 시점은 9월 4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모란봉악단의 신작음악회 관람을 끝으로 현재 20일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이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습니다.

최민석: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담뱃대를 들고 공연을 관람했던 이 사진이 발표된 이후로 20일째 오리무중이군요.

정영: 여기 이사진인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여유작작하게 공연을 관람하고 있고요. 그 옆에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손을 맞잡고 쪼그리고 앉아서 공연을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그 앞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공연을 보는 사진이 인상 깊었는데요,

사실상 김정은이 이처럼 장기간 두문불출한 사례가 적기 때문에 남한 언론을 비롯해서 여러 매체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신변 이상설, 장기 휴가설, 내부 암투설까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빨리 나와야 이런 소문이 멎을 것 같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김정은 제1비서가 특히 7월과 8월 여름에 굉장히 더울 때 많이 다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혹시 그 이후에 지쳐서 장기간 여름 휴가라도 간 게 아니겠습니까,

정영: 김 제1위원장도 인간이니까, 장기간 휴가를 갈 수도 있지요. 작년 이맘때였지요. 로드먼이 북한에 갔을 때 김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헬기를 타고 원산 별장에 가서 1주일동안 즐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지금쯤 휴가철이니까, 원산앞바다 별장에 가서 고급 요트도 타고, 샴페인, 코냑도 마시면서 휴식을 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빠져서는 안될 주요한 행사까지 놓치면서 장기간 휴가를 다닐 수 있냐는 추측도 나옵니다.

최민석: 김 제1위원장이 휴가를 갈 수도 있지만, 꼭 참석해야 하는 행사에 빠지면서까지 가지는 않을 것 이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거죠?

정영: 예를 들어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66돌기념 중앙보고대회에 불참했고요. 그리고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진행된 청년동맹 초급일군 대회에도 빠졌습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청년 행사에 참석해 자기 위상을 과시하고, 선물도 주고 해서 충성심을 유도할 듯 했지만, 여기에도 빠지면서 장기 휴가를 갈 수 있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말 신변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느냐는 추측도 낳게 했습니다.

최민석: 그렇다면, 많은 언론이 보도했지만, 얼마 전에 김정은 제1비서가 다리를 저는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그것과 연관되어 있지 않았습니까,

정영: 이 사진을 보면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다리를 저는 모습이 지금까지 두 차례 북한 중앙텔레비전에서 방영됐는데요, 첫 번째는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장에서 오른쪽 다리를 심하며 절며 등장해 발목이 삐지 않았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일 공개된 북한 기록영화에서는 김정은이 ‘10월8일 공장’을 시찰할 때 왼쪽 다리를 절룩거립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술을 마시고 넘어져서 다리를 다쳤다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의학계에서는 건강이상 설에 무게를 두는 편인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근에 몸무게가 엄청나게 많이 불어났습니다. 대북전문매체인 데일리 엔케이가 보도한 데 따르면 120kg까지 불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최민석: 정영기자, 120kg이라면 미국식으로 보면 200파운드가 훌쩍 넘는 무게예요.

정영: 약 250파운드 정도 되지요.

최민석: 그러면 과도 비만으로 됩니다.

정영: 그래서 현재 의학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이처럼 다리를 저는 모습은 지나치게 불어난 체중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는데요, 체중이 갑자기 불어나면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발목이 나가지 않습니까,

최민석: 갑자기 체중이 불어난 사람은 중심을 못 잡기 때문에 절룩거리거나 다리에 무리가 갑니다. 미국에는 다리만 전문 치료하는 의사가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습니다. 사람이 갑작스럽게 체중이 불어나면 다리를 절 수 있냐고 했더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합니다.

정영: 지금 의학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오른쪽 다리를 절면서 왼쪽 다리에 체중이 실려 발생한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과도한 비만이나 당뇨 등으로 합병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런데 이렇게 김제1비서가 삼복철에 강행군을 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뭐가 좋아지는 게 있습니까,

정영: 김정은 제1비서가 삼복철 강행군을 했다고는 하지만, 별로 나아지는 것은 없고 하는 행동이 다소 황당하고, 과거 지시를 번복하는 방침을 내려서 주민들이 실망스럽다고 합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이런 현지 시찰로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더 불협화음이 더 나온다는 거죠?

정영: 예를 들어 김정은 제1비서가 시키는 ‘녹지 조성 사업’을 좀 보겠습니다. 김정은이 “맨땅을 그대로 드러나게 보이지 말고 거기다 잔디를 심으라”고 해서 지금 북한에서는 잔디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잔디연구소에서 내려 보낸 씨를 뿌리니까, 가물어서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군데 군데 맨땅이 보이는데요, 가물어서 잔디가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남이 담당한 잔디밭의 잔디를 몰래 도둑질해다가 옮겨 심는데, 그 때문에 싸움까지 벌어진다고 합니다.

최민석: 잔디가 없어서 다른 잔디밭의 잔디를 훔쳐다가 빈 구멍을 때운다는 거예요? 이건 정말 악순환이네요.

정영: 주민들은 올해 농사가 망해 당장 내년도 굶어 죽게 되었는데, 녹지 타령만 한다고 불만을 터놓는다고 합니다.

최민석: 정말 듣기만 해도 답답하기만 합니다.

정영: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 가운데 사람들의 불만이 많은 게 바로 문수물놀이장 운영인데요, 지금 전기가 없어서 궤도전차가 도로 가운데 가만이 서있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30~40리를 걸어서 출퇴근을 하는데, 특권층이 노는 문수물놀이장에는 24시간 전기를 준다고 합니다.

최민석: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정영: 그래서 인민들은 기가 막혀 한답니다. 사람들이 많이 쓰는 시설도 아니고, 돈 있는 사람들이 몇 명 가서 즐기는 특권시설에는 24시간 전기를 주는데 시내 버스, 궤도전차가 다니지 않아도 절대 상관하지 않는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대해서 굉장히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최민석: 결국 삼복철 강행군을 한다는 김정은 제1비서는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지시,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해서 인민들만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도 유럽에서 보던 좋은 것들을 북한에 무작정 도입하려고만 하지 말고 진짜 인민생활이 어떤지 과연, 그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파악하고 강행군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영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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