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하는 김화순(가명) 씨는 울산에 살면서 아들을 외국 유학까지 보낸 탈북 여성입니다. 꿈은 이뤄진다 이 시간에는 아들과 함께 남한에 정착한 김 씨의 이야기입니다.
진행에는 저 이진서입니다.
김화순: 북한에서도 그렇고 남한에서도 그렇고 자식이 잘돼야 부모가 빛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함경북도가 고향인 김화순 씨. 고향에서 사서 일을 하다가 1998년 장사를 하려고 두만강을 찾습니다. 그러나 가지고 갔던 물건들을 국경 경비대에게 모두 빼앗기고 다시 고향으로 갈 수 없었던 김 씨는 장사하기 위해 빌렸던 돈을 마련하고자 그 길로 도강을 합니다. 중국에선 보모 일을 하면서 1년 동안 모은 돈으로 브로커를 통해 아들을 중국으로 데려가는 데 성공합니다.
운명의 장난은 또 한 번 되풀이 돼서 김 씨 모자는 강제북송을 당하게 되지만 재탈북을 거쳐 결국 남한 입국에 성공합니다. 김 씨가 남한에서 제일 걱정한 것은 아이의 교육문제였지만 아들은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김화순: 북한에서 남한에 오면 학교에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같이 온 탈북자 친구 중에도 아이를 데려온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적응을 못 해서 학교를 그만두는 일이 많았습니다. 우리 애는 학교 다 졸업하고 지금은 유학을 갔는데 대학생이고 하니 전 괜찮습니다.
북한에서 대학을 가자면 출신 성분이 좋아야합니다. 그리고 학교 성적이 70% 나머지는 배경이 좌우한다고 김 씨는 말합니다. 북한에선 아이가 다니는 학교 선생님에게 우리 애를 잘 봐달라며 수시로 뇌물을 써야만 하지만 남한에선 자기만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대학도 실력만 있으면 갈 수 있기 때문에 비록 가진 것 없이 빈손으로 시작했지만, 무사히 아들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신학 대학에 간 아들은 현재 학교를 휴학하고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와 연결된 외국의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려고 유학을 가 있습니다. 올해 말 예정된 언어연수의 기간이 끝나면 다시 남한으로 돌아가 대학 정규 과정을 이수한다는 계획입니다.
김 씨는 지난 4년 동안 손에서 일을 놓은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식품과 생활용품을 전문으로 파는 대형 가게에서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 30분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당장 오늘 먹을 것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김화순: 생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애가 서른 살 정도 되면 장가도 가야 하고 좋은 며느릿감을 맞고 싶은 생각도 있고 하니 그것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거죠.
김 씨가 대형 식품점에서 하는 일은 남한에선 환경 미화원으로 불리는 청소일. 하지만, 빗자루나 물걸레 같은 도구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매장이 문을 닫는 밤 12시 까지는 간단한 뒷정리를 하고 자정 이후부터는 다음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청소를 합니다. 김 씨의 성실함은 일을 시작한 지 6개월도 안 돼서 보상을 받았습니다.
김화순: 지금 야간 조에서 반장으로 일합니다. 들어가서 일을 다 배웠습니다. 물차, 광택 차 등 기계가 4가지가 있습니다. 그걸 다 배워서 7월1일부터 반장을 하고 있습니다. 주간 15명, 야간 15명 해서 한 30명이 일합니다. 야간 일을 하는 것은 평생 처음인데 해보니까 괜찮습니다. 나중에 반장을 하다가 감독으로 갈 수도 있고 소장으로 갈 수도 있고 하니까 한번은 도전을 해봐야죠.
사실 김 씨는 이번 직업을 갖기 전 자기 식당을 열고자 6개월 동안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한식, 중식, 일식, 양식 4가지를 모두 배웠습니다. 하지만, 현재 남한의 경기가 안 좋고 지금 가게를 여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해 몇 년 부지런히 일해서 돈을 더 모아 도심이 아닌 시골 쪽에 식당과 살림집을 겸한 아담한 음식점을 연다는 계획입니다.
김화순: 남한은 음식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 멀어도 찾아오는 것을 봤습니다. 조금 돈을 벌어서 내 집을 마련해서 장사가 돼도 좋고 안돼도 좋고 여유를 즐기면서 살려고 아저씨와 계획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선 뭐 특별한 비결이 있습니까? 열심히 일하면 꼭 그 대가가 있잖습니까? 우리가 일이 쉽고 어렵고를 가릴 땐 아니잖아요. 닥치는 대로 해야죠. 밑바닥부터 시작해야죠.
김 씨의 꿈은 첫째 아들이 남한에서 안정된 직업을 갖고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식당을 여는 겁니다. 이런 꿈은 자신이 현재 남한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꼭 이룰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합니다.
김화순: 꿈이야 이뤄지죠. 왜 안 이뤄지겠습니까? 여기 지금 우리 사람들이 와서 잘 사는 사람 많습니다. 죽을 고비도 몇 번씩 넘기고 왔는데 여기 와서 적응을 못 한다면 말이 안 되죠. 남의 나라 땅에서 눈을 피해서 국적이 없이 산다는 것이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면 어떻게 살았든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열심히 하면 못할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다 되죠.
김 씨는 남한 생활이 4년밖에는 안 됐지만, 말투에서 남한의 경상도 사투리가 자연스럽게 섞여 나올 만큼 빠르게 뿌리내리고 살고 있습니다. 꿈은 이뤄진다 이 시간에는 남한의 중공업 도시. 울산에 사는 탈북 여성 김화순 씨의 이야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