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북 발언, 강력한 인상 주기에 충분”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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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작전통제실에서 주요 지휘부 등 장병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작전통제실에서 주요 지휘부 등 장병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적’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국방부 청사를 방문했죠. 이 자리에서 했던 발언이 주목받았는데요.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고영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 14일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언급하며 "북한의 도발과 핵 위협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고 한반도는 물론이고 국제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라며 "취임 1주일 만에 국방부와 합참을 찾은 것은 그만큼 우리 안보가 매우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군은 적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 철통같은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만약 적이 무력 도발을 감행한다면 즉각 강력 응징할 수 있는 그런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나는 대통령으로서 그런 역량을 더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적’으로 지칭하며 '응징'이란 표현을 쓴 것은 자신의 대북관과 안보관을 둘러싼 남한 사회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계속하여 문 대통령은 "군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핵심 전력을 최우선 확보하고 자주적인 방위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전쟁 억제를 위한 한미연합 방위 태세도 굳건하게 유지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국방부 방문 영상에서 보기가 좋았던 것은 대통령이 국방부를 나와 합동참모본부로 이동할 때 그의 주변으로 몰려든 직원들과 계속 악수하는 장면, 그리고 일부 직원들이 공책을 들고 대통령에게 사인을 요청하자 웃음을 지으며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써서 건네는 장면들이었습니다. 군인들과 소탈하게 소통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 북한이 도발하면 강력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하는 모습도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박성우: 문 대통령도 언급했지만, 북한은 지난 14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죠. 이와 관련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어떤 대북 조치를 취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 중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고영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지난 14일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추가 제재 결의를 채택할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안보리가 장거리가 아닌 중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직까지는 제재를 가한 적이 없지만 미국 행정부는 ‘북한이 도발하면 벌을 준다’는 입장에서 ‘미리 혼을 내 도발하지 못하게 한다’로 대북정책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미국, 일본은 추가 제재안을 논의해 왔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후 지난 16일에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는 추가 제재 여부에 대해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소식통은 “안보리 내에 상존하는 두 기류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장거리 로켓은 아니지만 올해에만 아홉 번째 발사인 만큼 ‘축적된 도발을 응징하는 의미에서 전례를 깨고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더 심각한 도발을 할 경우 압박 방안으로 강력한 제재 수단은 남겨두는 게 좋겠다는 기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보리가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는 추가 제재를 할 경우 이제껏 고려된 적 없는 강력한 압박 요소들이 포함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강력한 제재는 대북 원유 공급의 제한,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 금지, 세계 나라들의 대북 외교관계 단절 혹은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박탈 등 3대 요소들입니다.

북한은 지금 유엔 제재가 레닌그라드 봉쇄 때보다 더 가혹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추가 도발을 하는 경우 정말로 제2의 레닌그라드 봉쇄가 이뤄질 것이고 그럴 경우 북한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박성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조만간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될 텐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한국의 청와대는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올 6월 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를 방문한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매슈 포틴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곧 만나기를 희망한다. 한미 동맹 관계를 중시하고 있고 특사 파견을 통해 양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굳건한 한미 동맹을 다시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간 충분하고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습니다. 윤 수석은 "미국은 확고한 대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양국 간 공동 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도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문 대통령은 미국에서 있을 한미 정상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을 강조하고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최우선적인 주제로 놓고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핵 폐기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박성우: 북한과의 대화 조건을 놓고 요즘 미국에서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거 어떻게 봐야할까요?

고영환: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지난 16일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북한이 핵 개발과 여타 실험을 전면 중단할 때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헤일리 대사의 언급은 두 달 전인 3월 17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방한 중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해야만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간 트럼프 정부는 대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핵 포기’를 명시했는데,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북한이 핵 개발과 각종 실험 중단에 나설 경우 대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입니다. 헤일리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향후 북한의 태도에 따라 ‘핵 동결에 이은 핵 폐기’라는 단계적 비핵화 해법을 취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헤일리 대사의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이 유화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대북한 접근법이 달라진 게 아니라는 것은 헤일리 대사가 이날 전세계 나라들에 “북한을 택하든지 미국을 택하든지 선택을 하라, 북한과 무역이나 협조를 하는 나라에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 국제사회에 “북한을 지원, 지지하는 국가들을 공개하고 제재의 타깃으로 삼겠다”고 강조한 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쳇바퀴 도는 것 같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들여다보면 미국의 대북한 입장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갔습니다. 북한이 어떤 공을 던질지에 따라 모든 것이 정말로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미국의 틸러슨 국무장관이 18일엔 북한을 상대로 이런 말을 했죠. “미국이 북한을 침략하거나 정권교체를 시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체제도 보장하겠다”는 거죠. “미국을 믿어 보라”는 말도 했습니다. 비핵화를 선택하면 북한 앞에 펼쳐질 새로운 길을 보여준 건데요. 그럼에도 북한이 핵무장의 길을 간다면, 부원장님이 지적하신대로 미국은 ‘최대의 압박’ 정책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택은 북한 지도부의 몫이라는 점,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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