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개발, 체제 불안정성 높일 것”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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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미 국방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내놨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미국 입장에서 볼 때 관심사 중 하나는 북한의 미사일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느냐는 건데요. 내년엔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미 국방부의 분석 결과가 나와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부원장님은 어찌 보셨습니까?

고영환: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5일자 기사를 통해 미국 국방부가 빠른 경우 내년이면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국방부 국방정보국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서 놀라운 기술적 진보가 있었다"면서 "북한 정권이 핵을 운반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018년 어느 시점에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이 오는 2020년이 되어야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던 기존의 분석을 2년이나 앞당긴 것이고, 북한이 지난 4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ICBM 개발이 완성 단계에 접근하고 있음을 미국이 인정한 것입니다.

저도 북한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의 미사일 관련 보도와 분석 보고서를 주의 깊게 보고 있는데,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개발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발전에 온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 결과로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핵과 미사일 개발이 체제를 지키게 한다는 김정은의 생각과 반대로 핵과 미사일 개발이 진척을 보이면 보일수록 북한 체제, 특히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은 높아진다는 사실입니다.

박성우: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 하원에 이어 상원이 새로운 대북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그리고 이 법안이 발효되려면 앞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나요?

고영환: 미국 하원은 7월 25일 북한과 러시아, 이란 등 3개국에 대한 각각의 제재 법안을 통합한 제재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419, 반대 3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날 하원을 통과한 북한 부문 제재 법안의 중요 내용은 북한의 원유와 석유 제품 수입을 봉쇄하고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북한 선박 운항 금지, 북한 온라인 상품 거래와 도박 사이트 차단 등 북한 정권 유지와 핵,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모든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이 법안의 내용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설명해 드리면, 그 어떤 나라도 북한에 원유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수출해서는 안 되고, 해외에 나와 일하는 북한 기술자, 노동자, 의사 등을 북한에 되돌려 보내야 하며, 세계 모든 항구에서 북한 선박을 받아서도 안 되고, 북한 공작원과 컴퓨터 기술자 등이 외국에 나와 도박 사이트 등을 운영하면서 불법적인 외화벌이를 하는 것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 모든 외국기업들이 이 법안의 내용을 어기면 미국과 일체의 거래를 할 수 없도록 막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법안은 지난 27일 미 상원에서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내에 서명하면 이 법안은 효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미국 의회의 상하원과 함께 미국 정부도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세컨더리 보이콧’, 즉 2차제재에 대한 강경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수전 손튼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국제사이버보안 소위원회에서 "김정은 정권의 전략핵 능력 추구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과 개인에 대해서는 일방적 조치를 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누구든 제재를 회피하고 지정된 북한 기업들과 거래한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중국에 있는 개인과 기업도 여기에 포함된다"며 "중국 정부는 북한과 이뤄지는 금융 거래를 더 많이 감시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을 포함한 고강도 대북제재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지난 25일 유엔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새 대북 제재와 관련해 끊임없이 중국과 접촉하고 있고, 일이 진척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 14형'을 발사한 이후 북한의 거듭되는 위협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막아야 한다는 미 정부와 의회 그리고 유엔 차원에서의 조치들이 속속 취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이번에 하원과 상원을 연이어 통과한 법안은 북한, 러시아, 이란에 대한 각각의 제재 법안을 하나로 묶었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왜 이렇게 한 걸까요?

고영환: 미국 하원과 상원이 지난 7월 25일과 27일 북한과 러시아, 이란 등 3개국에 대한 각각의 제재 법안을 통합한 새로운 제재 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번에 상하원을 통과한 북한 부문 제재 법안의 중요 내용은 당초에 공화당 출신 국회의원인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대표 발의해 지난 5월 4일 미 하원을 통과했던 법안에 들어갔던 내용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미 상원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며 시간을 끌고 있었는데요. 반면에 러시아, 이란 제재 법안은 지난달 6월 14일 상원에서 압도적 표차로 이미 통과한 후 하원으로 넘겨졌습니다. 러시아, 이란 제재 법안이 에드 로이스 의원의 대북제재 법안과 통합되면서 미 상원 통과가 훨씬 용이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는 북한, 이란, 러시아를 동시에 제재해야 한다는 미국 내 여론이 워낙 높았고, 이들 각 나라를 대상으로 하는 제재법안보다 세 나라를 묶어서 한꺼번에 제재하는 것이 행정적으로나 입법적으로 좋을 것이라는 미국 국회의원들이 판단과 마음이 하나로 모아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게 되면 북한은 가장 가혹한 제재를 받게 될 것이고, 이 법안이 북한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박성우: 북한 미사일 기술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평가가 좀 다른 듯한데요. 부원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7월 25일자 기사에서 “미 국방부가 북한이 2018년 신뢰할 만한 핵 탑재 ICBM을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는 미 행정부 관리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로 북미 지역 도시들을 공격할 수 있는 예상 시점을 2년 정도 줄이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 정부는 아직도 북한이 ICBM의 핵심인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고 이를 실현하려면 최소 2~3년은 소요될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지난 7월 5일 국회 국방위에서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ICBM 기술을 입증하려면 최소 7천도 이상을 견딜 수 있는 탄두부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기술을 놓고 한국과 미국 사이에 견해차가 있지 않으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같은 정보를 놓고 정보 분석가들 사이에 이견이 나올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한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고위급 전략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의된 대북 공조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핵과 미사일을 발전시키려는 김정은의 집착이 워낙 강하고 속도도 빠른 만큼 이에 한국과 미국 정부가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빠른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요. 한미 양국의 정책 입안자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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