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북 원유공급 지금처럼 계속하긴 힘들 것”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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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 마련된 언론발표장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 마련된 언론발표장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한국 정부가 대북 원유공급 중단 방안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 방안 중 하나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원유공급 중단’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지난 6일에 시작된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대북 원유공급 중단 조치에 러시아가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을 대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안보리 제재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며 "이번에는 적어도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을 중단하는 것이 부득이한 만큼 러시아도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아무리 압박해도 북한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도 북한의 핵개발을 반대하고 규탄하고 있지만 원유 공급 중단이 북한의 병원 등 민간에 피해를 입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시기 경험으로 보아 북한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는 원유공급을 끊거나 줄이는 경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서 외교관을 지낸 제가 보기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원유 공급을 감소하거나 중단한다면 북한 체제는 견디지 못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것입니다. 인민들이 핵을 먹으면서 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박성우: 원유공급 중단 방안이 성사될 것인지 여부는 미국과 중국 등의 협의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텐데요. 현실화 가능성은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고영환: 지난 3일 북한이 강행한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관건은 북한 무역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북한이 쓰고 있는 원유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의 태도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이 강행된 지난 3일 중국 외교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다음 날인 8월 4일부터 중국 인민해방군은 북한과 인접한 서해의 발해만에서 미사일 요격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북한에 대하여 무력시위를 했습니다. 또한 핵실험 직후 중국은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중국은 브릭스, 즉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를 연 바로 그날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데 대해 분노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관영매체들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을 중단하라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요구에 반발하는 모습들을 보이면서도 대북 원유공급 전면 중단보다는 공급 감소쪽으로 방향을 잡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8월 11일 채택 예정인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 표결을 앞두고 미국과 유럽 등 국가들이 대북 원유 금수를 강력하게 요구하는데 대해 중국이 일정부분 '성의' 표시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대북 추가제재와 관련해 "안보리 회원국의 토론 결과에 달려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중국은 북한의 생명줄이라고 할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경우 북한의 산업과 군사부문이 움직이지 못하면서 이것이 김정은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었는데요. 그러나 북한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거듭하면서 중국은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습니다. 또한 중국이 김정은 정권의 운명을 연장해 주고 있는 관계로 김정은이 핵을 계속 개발하지 않느냐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계속하여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고 경제적 도움을 줄 경우 중국을 세컨더리 보이콧, 즉 2차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무역을 하지 않는 경우 중국 경제는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마냥 미국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북한의 핵무력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실정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지금처럼 계속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문제는 중단이냐 감소냐 하는 것인데, 이는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 여부에 달려 있다고 판단합니다. 핵을 가지고 죽느냐 핵을 포기하고 인민생활을 높이면서 체제를 고수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김정은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박성우: 잠시 언급하셨습니다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 방안도 점차 구체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좀 더 설명해 주시죠.

고영환: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3일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 즉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개인들에 대한 제재 조치와 대북 원유수출 금지 등과 같은 초강력 제재 방안을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미국은 다른 선택방안에 더해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완전히 차단할 새로운 대북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지금까지는 북한과 불법적인 거래를 한 제3국의 기업, 기관, 개인을 제재하는 제한적인 세컨더리 보이콧, 즉 2차 제재 조치를 취해왔지만 앞으로는 북한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제3국까지 제재하는 전면적인 세컨더리 보이콧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의 전면적인 2차 제재 대상국은 북한 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무역 및 경제관계 중단을 압박하면서 북한 비핵화에 팔을 걷은 모양새입니다.

박성우: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은 어찌 보시는지요?

고영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열린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괌을 포함한 미국의 영토, 동맹국들에 대한 북한의 어떤 위협도 엄청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고 "대응은 효율적이고 압도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절멸(total annihilation)'을 바라지는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할 많은 군사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군 서열 1위인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도 함께해 무게를 더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회의에서 각종 군사적 선택방안을 자세히 보고받기를 원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4성 장군 출신인 존 켈리 비서실장과 매티스 장관, 던퍼드 합참의장,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 군 출신들이 참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북한에 대한 공격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두고 보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영국 BBC와의 회견에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면 미국이 북한 무기 시스템을 공격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미국이 우선적으로는 대북 원유공급 중지,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근로자들의 철수, 북한과의 모든 무역 중단 같은 외교적, 경제적 제재 조치들을 취할 것이고, 이런 조치들이 북한 비핵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3대에 걸쳐 내려온 ‘김가 가문’의 1인 지배 통치도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박성우: 매티스 국방장관은 현역 시절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군인 중 한 사람이었다고 하죠. 그런 사람이 북한의 ‘완전한 절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게 아니라, 회견에 나서기 전에 미리 써둔 문장에 이 표현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만큼 미국이 단호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북한 지도부도 유념해야 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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