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가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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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연설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연설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는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립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새해 첫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인데요. 지금 한반도 정국에 새로운 국면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오는 9일에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게 되는데요. 먼저 정초부터 이렇게 급변하는 정세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부터 짚어 봐야할 것 같습니다. 위원님, 총평부터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김정은이 새해 첫날 신년사를 했습니다. 크게 보면 지난 해 총화, 올해 국내과제, 대남 및 대외분야로 나누어 진행됐습니다. 지난해 성과는 핵무력 건설의 완성 외에는 특별한 부문이 눈에 띄지 않았고, 북한 국내 부문의 올해 과제에서 주목된 점은 ‘공화국 창건’ 70주년을 크게 경축하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신년사에서는 올해 이례적으로 남북관계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군사적 대치 해소는 늘 해오던 말들이나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남과 북이 예정된 행사들을 성과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면서 다음달 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언급한 것은 북한 체제 특성상 정말로 특이한 발언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열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평창 올림픽 참가를 암시한 한 것은 제가 북한에서 외교관을 지낼 때나 한국에 정착해서 27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듣는 한국에 대한 예상외의 호의적인 발언이었습니다.

이는 현재 국제제재로 북한이 최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북관계와 중북관계 등이 전혀 풀릴 기색이 보이지 않는 현 조건에서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불쏘시개’로 하여 남북관계를 호전시키고 이러한 남북관계 개선을 돌파구 삼아 유엔의 제재 그물망을 느슨하게 하고 한미관계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평창 올림픽이 성과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김정은이 직접 얘기하니 지난해들 연초에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군복을 입고 나타나 남한과 ‘전면적인 적대관계에 돌입한다’고 주장하던 모습과 무척이나 달라서 그나마 기대를 갖게 하였습니다.

물론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며 미국을 위협하는 모습은 볼썽사나웠습니다. 중국 지도부도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 미국을 이런 식으로 위협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안위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로 보입니다.

박성우: 청와대 반응은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고영환: 김정은이 신년사를 내놓으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지 하루만인 지난 2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파견과 당국 회담의 뜻을 밝힌 것은 평창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의 획기적인 계기로 만들자는 우리의 제의에 호응한 것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한국 대통령이 환영의 뜻을 밝힌 것인데요. 또한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통일부의 조명균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1월 9일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당국 간 회담을 열자고 북한에 공식적으로 제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의 당국 간 대화를 통하여 평창 올림픽을 성과적으로 치러내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한반도 긴장 수위를 낮추면서 북핵 폐기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북한은 제재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고 앞으로 그 위기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면서 이번 평창 올림픽을 한국에 ‘선물’로 주고 그 대가로 한미연습 중단, 한국 내 미국 전략자산 전개 중단, 유엔 제재 철폐 들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한국 청와대는 대화 자체는 반기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긴장 수위가 낮춰지고 이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고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 경제를 대대적으로 발전시키는 단계로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모든 것이 그렇게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박성우: 북한 지도부가 더 주목한 것은 미국 측 반응이었을 텐데요. 한미 정상은 한국시각으로 4일 전화통화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길 희망한다고도 말했죠. 그런데 김정은의 신년사가 나온 직후에 미국 측이 내놨던 반응은 좀 달랐죠. 종합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텐데요.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요?

고영환: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과 대표단 파견을 암시한 것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일 "지금 로켓맨(김정은)이 처음으로 남한과 이야기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아마 좋은 뉴스일 수도, 아니면 아닐 수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김정은 신년사를 듣고 안심한 사람이 있다면 분명 연휴 동안 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럴 것”이라며 “김정은 신년사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하려는 단순한 목적”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 기자의 '남북 고위급 회담 제안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함이 없다. 최대의 대북 압박으로 반드시 한반도를 비핵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하도 많이 속아 온 미국이기에 김정은의 발언을 미국 정부는 한마디로 믿을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미국은 현재로서는 북핵 폐기를 위하여 강력한 대북 압박과 제재의 한길을 갈 것임을 명백히 한 것입니다.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신년사를 내놓은 후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소식과 정보들을 분석하고 평가하고 있을 것입니다. 김정은은 역시 세계는 만만치가 않음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실제로 백악관은 4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한미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죠. 지적하신대로 미국 정부가 갖고 있는 대북 정책의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그래서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평창 올림픽 이후 한반도 정국은 어떠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른바 ‘평화적인 위성발사 권리’를 계속 주장하고 김정은이 핵무기와 장거리 탄도미사일들을 꽝꽝 만들어 내라고 지시하였으니 올해도 북한의 도발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평창 올림픽 참가로 연초 한반도 정세는 잠시 평화 분위기를 탈 수 있지만 북한이 또 한 번 도발을 강행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크게 출렁일 것입니다. 미국이 북핵 폐기를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고 있고 김정은이 핵단추를 운운한 것을 보면 한반도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다들 우려하고 있는 점인데요. 그래서 오는 9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대화를 모두가 주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사안은 중점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위원님께 최근에 개인적인 변화가 하나 있었죠. 북한에 계시는 우리 청취자들께 짧게라도 설명을 해 주시죠.

고영환: 저는 지난해 12월 31일부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직을 떠났습니다. 올해 1월 1일부터는 연구원의 객원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여유도 가지게 됐고요. 앞으로도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을 통해 청취자분들을 만나 뵙기를 희망합니다.

박성우: 위원님은 지난 2009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시사진단 한반도’ 프로그램을 저와 함께 진행하고 계신데요. 앞으로도 좋은 해설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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