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박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야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4.02.28
unification_good_305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6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임을 강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통일준비위원회가 대통령 직속 기구로 만들어집니다. 위원님,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고영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대국민 담화문 발표했지요. 경제발전 문제 등 여러 사안들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셨는데, 그 중 인상적이었던 것이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 방향을 모색해 나가자는 발언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분야의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등 각계계층이 참가하는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적 통일 논의를 수렴하고 구체적인 한반도 통일의 청사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한국에 와서 살면서 한가지 섭섭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새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통일은 해서 뭘하냐, 지금 잘 살고 있는데 통일이 되면 나라가 혼란스럽고 못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엄청난 돈을 써야 하는데 그 돈이 우리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분들은 통일이 되면 우리가 잠시 사는데 곤란한 점은 있겠지만 통일이 되어야 한민족이 웅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고, 그런 분들이 훨씬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통일은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든 올 것은 분명하고, 그런 통일이 재난이 아닌 축복이 되자면 우리가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돈도 많이 쌓아 놓고 계획도 잘 수립을 하여 통일이 되면 북한쪽의 낡은 도로, 항구, 공장, 철도, 살림집들을 새로 짓고 사람들이 모두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를 하자는 것이 대통령의 뜻인 것 같습니다.

반드시 그리고 조만간 통일은 올 것이며, 이를 위해 각 기관의 전문가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모여 통일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며 통일 후 건설과 북한 주민들의 복지 등 산더미 같이 쌓인 문제들을 어떻게 지혜롭게 풀 것인가 하는 문제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국민적 합의를 하자는 뜻도 있어 보입니다. 벌써 이런 준비들을 했어야 하는데 늦은 감이 있지만 대통령이 이런 기구를 만들겠다고 하시니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통일이 되면 이산가족의 아픔도 사라질 텐데요. 하지만 그 아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5일 종료됐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위원님 보시기에 무엇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고영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지난 25일 종료됐습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상봉 장면들을 보면서 이젠 정말 이산가족의 아픔을 끝낼 때가 되었다, 남북으로 인위적으로 갈라진 것도 서러운데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들이 편지도 주고받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죽기 전에 가족들을 한번이라도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는데 그것도 못해주면 그것이 무슨 나라이냐, 그런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남북 이산가족들이 ‘고향의 봄’이라는 노래와 ‘가고파’라는 노래처럼, 정말 남북의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그런 민족의 노래들을 같이 부르며 오열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음에 못 만나면 하늘에 가서라도 꼭 만나자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5천년 단일민족의 피를 가진 우리가 인위적으로 갈라진 군사분계선 때문에, 이념과 사상의 차이라는 뭐 그리 대단한 차이도 아닌 것을 가지고 서로 대치하면서 만나지도 못하고 편지도 교환을 하지 못하는 일이 21세기 대명천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앞으로 남북 회담이 잘 되어 이산가족들이 편지도 나누고 정도 나누고 죽기 전에 서로 만나는 것이 정례화되었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박성우: 그래서 남북관계가 좀 잘 풀려야 할 텐데요. 그런데 최근에 북측이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사건이 있었고, 또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쏘기도 했습니다. 그 의도는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북한 경비정 한 척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일이 24일 밤에 발생했습니다. 420톤급 북한 경비정은 1차로 24일 밤 10시 55분, 2차로 밤 11시 46분, 3차로 25일 새벽 0시 25분 등 무려 3차례에 걸쳐 서해경계선을 넘어 한국의 영해에 들어오는 도발을 강행했습니다. 그리고 27일 목요일 오후 6시경에는 동해상에서 미사일 네 발을 동해 쪽으로 쏘는 도발도 강행했지요.

북한은 올해 김정은의 신년사에서부터 남북관계를 개선하자고 하였고 국방위원회와 조평통 등 국가기관들이 연이어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최고위층의 의도’라고 반복하여 말해왔는데, 이번 주에 들어와 벌써 두 차례나 군사적 도발을 했습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죠. 그리고 진정성을 보이라는 발언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군사적 도발이었습니다. 만일 한국 해군이 해주 앞바다로 들어갔다면 북한 해군은 포를 쏘며 강력하게 대응을 하였을 것입니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는 도발을 통해 한국군이 정말로 어떠한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인지 떠보려고 한 것으로 보이고,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군의 위력을 과시하려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국민들은 2012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같은 아픈 기억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한국군의 군사적 대응을 떠보려고 군사적 도발을 계속하는 경우 회복할 수 없는 군사적 보복 타격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이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제를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북한 내부 소식도 좀 살펴보죠. 연일 사상전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뭐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고영환: 김정은이 지난 25일 당 제8차 사상일꾼대회에서 종파여독 청산과 자본주의 독소 청산 과업을 제시했습니다. 김정은은 또한 사상투쟁을 고조시켜 온갖 잡사상, 잡귀신들이 우리 내부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라고 하고 비사회주의와 자본주의 퇴폐문화 청산을 지시하였습니다. 이후 기자일꾼 대회를 진행하고 전 사회에서 이른바 ‘사상전’을 본격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저는 김정은의 사상일꾼 대회 연설문을 읽고 각계각층에서 사상전의 불길이 세차게 일어난다는 보도들을 보면서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사상전’이요, ‘잡사상’이요, 자본주의 사상이요 하는지 참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또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내가 아직 북한에 있었으면 지금도 사상학습을 하고, 뭘 외우고, 사상투쟁을 하고 있겠구나, 참으로 저곳에서 나오길 잘했구나,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으로 문득문득 지나갔습니다.

북한이 사상전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선 3대 세습 통치자 김정은의 뿌리가 순수한 백두혈통이 아니고 반쪽이 일본 부사산(후지산) 혈통이어서 유일사상체계의 와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과제가 있고, 이미 북한 인민들 속에 장사를 해서 먹고사는 현상이 전 사회에 퍼져 있는데 대해 북한 당국이 깊은 우려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장사를 하고, 장사를 통해 경제 활동이 일어나는 것을 뜻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미 자본주의를 하고 있습니다. 사상전의 강화는 김정은이 혈통 때문에, 자본주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박성우: 마지막으로 이 질문도 드리고 싶습니다. 우주에서 찍은 한반도의 밤 풍경이 각 신문에 보도됐습니다. 이런 식의 사진이 처음 공개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위원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위성을 통해 야간에 한반도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한반도 남쪽, 즉 대한민국에는 밤에 전깃불이 환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데, 북쪽에는 평양에만 조그만 불이 보입니다. 한반도 위쪽의 중국 동북지방에도 불빛이 환해 한국이 대륙과 붙어 있는 나라가 아니고 마치 섬나라처럼 보입니다. 시드니 모닝헤럴드라는 외국신문은 이 사진 한 장이 너무나도 다른 남북한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아예 없는 나라처럼, 그리고 바다처럼 캄캄해 보인다고도 표현했습니다.

저는 이 위성사진을 보면서 북한의 청취자분들도 이 사진을 보았으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 캄캄한 암흑세계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루속히 통일이 되어 남북한 전체가 밤에 위성에서 보아도 불빛이 환하게 비치는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통일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 듯 합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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