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늦어지는 가을걷이, 후유증 없나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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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있는 칠골남새전문농장에서 농장원들이 추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본격적인 가을철을 맞이했지만 북한 당국은 수확량에 대한 부담 때문에 언제 가을걷이에 나서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 북한에서 최근 환율폭등으로 생필품 가격들이 상승하는 가운데 버스 요금을 비롯한 운송수단 비용도 올라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1. 늦어지는 가을걷이, 후유증이 없을까?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엊그제까지만 해도 정말 한여름처럼 무더웠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좀 춥다 싶을 정도로 완연한 가을이었습니다. 어떻습니까? 북한은 남한보다 농사철이 좀 이르다고 하던데요? 이맘때면 가을걷이가 한창일 것 같은데?

문성휘 : 네, 북한도 올해 늦더위 때문에 전반적인 가을걷이가 상당히 늦어지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양강도 일부에서 15일부터 감자가을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농장원들 사이에선 아직 본격적인 가을걷이의 긴장감은 없다고 합니다.

대체로 백두산 주변에 있는 백암군과 운흥군, 보천군, 삼지연군 일대와 풍산군에서 감자가을이 시작되어야 할 때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주민들이나 학생들에게 농촌동원령이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박성우 : 아직까지 가을걷이는 좀 이르다 하는 건데요? 그럼 농사작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문성휘 : 올해 양강도는 비가 적게 내려 좀 메말랐다고 합니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감자농사가 훨씬 잘 됐다고 하는데 정보당 20톤 이상은 될 것 같다는 게 최근 연계가 닿은 양강도 소식통의 말인데요. 양강도 운흥군의 경우 지난해 평균 정보당 감자 8톤밖에 생산하지 못했었는데 올해는 거의 세배정도, 그러니까 정보당 24톤은 기대하고 있다는 게 이 주민의 주장입니다.

박성우 : 꽤 잘 됐군요? 지금쯤이면 양강도 뿐만 아니라 함경북도를 비롯한 북부지역들은 가을걷이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 아닌가요?

문성휘 : 네, 맞습니다. 양강도나 함경북도뿐 아니라 자강도, 그리고 개마고원을 둘러싼 함경남도 일부와 평안북도 일부지역들에서도 가을걷이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북한 당국이 가을걷이 지시를 내리지 못하는 것은 수확량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데요.

박성우 : 수확량에 대한 부담감?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자세히 좀 설명해드리죠?

문성휘 : 네, 그게 아직도 강냉이나 콩의 잎과 줄기가 시퍼렇게 자라고 있어 그대로 두면 더 잘 여물고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경험을 중시하는 농민들속에서는 가을걷이를 미루면 안 된다는 의견이 대세라고 하는데요. 계절이라는 건 과학적으로도 다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다가도 어느 날인가 갑자기 된서리가 내리면 힘들게 지어놓은 낟알들이 동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의 가을걷이 시기를 놓고 농업지도간부들과 협동농장간부들 사이에 마찰이 심하다고 하는데요. 양강도의 일부 군들은 중앙의 직접적인 지시가 없었지만 농업지도 간부들과 암묵적인 판단아래 먼저 가을걷이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양강도 주민들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20일부터 본격적인 가을걷이를 선포하고 주민들과 학생들도 동원시킬 것이라고 하는데요.

농업지도 간부들은 감자수확량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날씨가 좋다는 이유로 하루라도 가을걷이를 늦추려 하는 반면, 협동농장 간부들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질 것에 대비해 예년과 같이 가을걷이를 시작하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깊게 들어가면 이렇게 서로 입장이 다르다는 거군요? 북한 당국이 가을걷이 날짜까지도 일일이 정해준다는데 이럴 땐 당국의 판단이 정확하게 맞아야 하겠군요. 그런데 그렇다고 마냥 가을걷이를 늦출 수만은 없을 텐데요?

문성휘 : 네, 함경북도, 함경남도 일부를 비롯해 자강도와 양강도 지역은 감자를 많이 심는데 다른 농작물들에 비해 감자는 쉽게 얼거든요. 거기다 감자가을을 먼저 시작하게 되면 다음순서인 강냉이나 콩들도 점점 내려가는 기온 속에서 다 같이 냉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올해 농사작황이 좋지 않아 비상이 걸린 북한 당국으로서 가을걷이에 대한 결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성우 : 더 늦기 전에 북한 당국이 결단을 내려 올해 농사에서 만큼은 손실을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 환율상승에 장마당까지 얼어붙어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입니다. 최근 잇단 검열들로 장마당 물가도 올랐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물가상승 폭이 심각한 수준인가요?

문성휘 : 네, 8월 초까지만 해도 중국 인민폐 1원대 북한 돈 환율은 360원이었습니다. 그러나 ‘폭풍군단 검열’로 무역기관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고 여기에 주민들의 장사행위도 크게 위축되다나니 환율이 급격히 상승했는데요.

박성우 : 얼마나 올랐습니까?

문성휘 : 9월 19일 현재의 환율을 보면 북한 장마당들에서 중국인민폐 1원 대 북한 돈 450원으로 거의 100원이나 올랐습니다.

박성우 : 8월 초에 비해 환율이 정확히 90원 올랐다는 건데 그럼 식량가격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문성휘 : 네, 식량가격은 8월 중순, 환율이 급등하면서 잠시나마 2천400원 계선까지 올랐었지만 지금은 다시 2천원, 1천9백원까지 내렸습니다. 지금의 환율대로 계산하면 식량가격은 2천5백원 선이여야 적정한 것인데 식량가격을 보면 역시 북한도 수확의 계절, 가을이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하지만 다른 일체의 생필품 값은 다 올랐는데요. 휘발유 값이 5천5백 원으로 오르면서 버스를 비롯한 모든 운송수단의 요금이 올라 장사꾼들은 물론이고 주민들에게도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기존의 버스 값은 어느 정도였습니까?

문성휘 : 현재 북한에서 뛰고 있는 버스는 대부분 중국제 중고버스들인데 북한 당국이 휘발유를 보장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 사업소’에서 개인들로부터 기름을 사서 넣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4km, 10리당 북한 돈 천 원씩 받았는데요. 회령에서 무산까지 100리라면 버스 운임은 1만원을 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환율 급등으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10리당 1천원이던 버스 운임이 1천 5백원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그러니 회령에서 무산까지 가는데 기존보다 5천원이 많은 1만5천원을 내야 한다는 거죠.

박성우 : 5천원이면 북한에서 노동자 2달분의 월급이 아닌가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새 장사도 제대로 안되고, 또 돈이 없어 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늘었고요. 주민들이 없어 2일에 한번 꼴로 뛰던 버스들도 4일에 한번, 혹은 한 주일에 한 번씩밖에 못 뛴다고 합니다.

박성우 : 네, 환율 급등이 주민생활을 옥죄고 있군요.

문성휘 : 그뿐이 아닙니다. 역전에 있는 사람들은 열차표 암장사로 돈을 버는데요. 양강도 혜산 - 평양사이 1열차의 열차표 값이 1천950원입니다. 이런 열차표를 암표상들이 넘겨받아 1장당 6천원씩 팔았는데요. 요새는 환율이 올랐다는 구실로 1장에 1만원까지 올렸다는 겁니다.

결국 노동자 월급으로 4달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혜산에서 평양까지 갈 차표 1장을 구할 수 있다는 거죠. 이렇게 모든 운송수단의 가격은 폭등했는데 오히려 식량가격은 내리고 있으니까 전반적인 장마당들을 연결하는 유통망이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유통망의 붕괴가 앞으로 수요와 공급 간의 균형에 따라 자연적으로 조절되겠지만 당분간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들씌울 것만은 분명합니다.

박성우 : 네, 북한주민들의 생계가 급한데 이렇게 물가마저 폭등하고 있다니 참 걱정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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