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북 주민, 조선민주여성동맹에 불만 폭주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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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평양의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김정일의 '선군혁명 영도' 개시 50주년을 경축하는 여성동맹원들의 모임.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후계자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을 충성의 노력운동으로 빛내 이겠다고 맹세한 조선민주여성동맹이 북한 주민들로 부터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 주민들에 대한 북한당국의 통제가 계속되면서 중간급 간부들마저 생활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북 주민들, 조선민주여성동맹에 불만 폭주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지난 일요일이었죠, 1월 8일. 이날은 후계자 김정은의 생일 아닙니까? 김정일 위원장 사망 후 첫 번째 생일이어서 주목을 받았는데 북한 언론들의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부적으로 따로 행사가 있었는지요?

문성휘 : 네, 올해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이 일요일로 굳이 명절이 아니라고 해도 휴식일 이었는데요. 새해에 들어서면서 북한 주민들속에서는 후계자 김정은의 생일에 이틀간의 휴식을 준다는 소문이 크게 돌았습니다.

박성우 : 많이 기다렸겠네요?

문성휘 : 네, 하지만 정작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에 북한 주민들은 휴식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별한 행사는 없었고요. 토요일에 진행할 예정이던 간부강연회와 영화문헌 학습을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했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소식통들은 오히려 여느 노동일보다 더 피곤했다고 불평을 서슴지 않았는데요. 소식통들의 주장대로라면 애초에 북한 당국도 김정은의 생일을 맞으며 주민들에게 이틀간의 휴식을 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월 10일까지를 ‘특별경비기간’으로 정했다는 거고요.

‘애도기간’에 ‘새해 첫 전투’까지 겹쳐 피로감이 극도에 달한 주민들도 이틀간 휴식을 할 수 있다는 기대로 하여 1월 8일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가 허물어지게 된 이유는 ‘조선민주여성동맹’, 그러니까 ‘여맹’ 중앙위원회가 1월 6일에 전체 여맹원들을 대상으로 갑작스럽게 긴급지시문을 배포했기 때문이라는데요.

여맹중앙위는 지시문에서 가장 큰 슬픔을 지닌 후계자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유훈을 받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우리 여맹원들도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김 위원장의 유훈을 받들자고 호소했다는 것입니다.

간략해 말하자면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을 충성의 노력동원으로 빛내 이자는 내용이고 그러기 위해 모든 여맹원들이 협동농장들에 거름을 생산해 보내자는 것이었다는데요.

박성우 : 노는 날인데도 일을 좀 하자, 이런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여맹중앙위가 이렇게 선포해 놓으니 다른 단체들도 “비록 오늘이 명절이지만 어떻게 휴식을 할 수 있겠냐?”면서 1월 8일에 거름생산을 계속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다 나니 각 공장, 기업소들은 물론이고 인민반들에서도 아침 일찍부터 김일성 동상을 찾아 인사를 한 후 집체적으로 거름생산을 나가게 되었다는 겁니다.

박성우 : 여맹에서 치고 나오니까 할 수 없이 다른 단체들도 충성경쟁을 했다,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문성휘 : 네, 한 사람이 선도자로 나서면 싫든 좋든 따라야 하는 게 북한 사회가 아닙니까? 이번 김정은의 생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대신 억지로 따라가야 하는 주민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거죠.

지어는 도당 간부들조차도 ‘여맹이 너무 날뛰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최근 북한에서 여맹조직의 충성경쟁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불만은 여러 방면에서 관측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시기 ‘당사상선전일꾼 돌격대’를 조직해가지고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정면으로 도전했다가 와해된 선전선동부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조직지도부와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선전선동부장 정하철이 숙청되고 최춘황 부부장도 해임 철직되어 자취를 감추고 말았는데요.

지금처럼 여맹조직이 너무 앞서나간다고 불만이 많은 노동당 중앙위가 언제 여맹 중앙위를 향해 숙청의 칼을 들이 댈지 모른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그렇군요. 이런 생각도 납니다. 지난해 6월이었죠?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시찰을 받은 평안북도당 간부들이 도 예술단 공연을 요란하게 마련했다가 오히려 모조리 숙청됐다는 소식이 있지 않았습니까? 과잉충성경쟁이 오히려 죽음을 부를 수도 있겠다는 건데요. 여맹중앙위도 이들의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2. ‘특별경비’에 중간급 간부들 불만 높아져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주민들에 대한 통제가 늦춰지지 않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노동당 간부들이나 사법간부들 속에서도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고 문 기자가 최근에 이야기했었는데요. 그런데 주민들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 간부들은 더 좋은 것 아닌가요?

문성휘 : 그게 경우에 따라 서로 다른 겁니다. 부분적인 통제가 실시된다면 이득을 보는 조직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예하면 상업기관에 대한 도 검찰소 검열이다, 이런 경우엔 검찰 간부들이 상당한 뇌물을 챙길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깐 검열이 한 몫 챙길 수 있는 기회로 되는데 이번에 김 위원장 사망으로 시작된 주민통제는 정치적인 문제로 확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북한 사회 전반이 몹시 침체된 분위기입니다.

자칫하면 ‘역적’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도 매우 조심하고 있고요. 주민이동도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데다 밀수행위와 장사행위까지 중단되다나니 북한 주민들을 먹여 살린다는 지하경제가 통째로 멎어버린 겁니다. 그런데 조문정국으로 시작된 ‘특별경비’기간이 새해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간부들도 피곤하고 지쳐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간부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지금의 상태가 더 지속될 경우 ‘화폐개혁’ 이후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 입니다. 장마당이 활성화 되지 못해 쌀값이 4천5백 원으로 오르면서 때대끼(한끼 벌이)로 살아가던 주민들은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고요.

‘애도기간’ 동안 장마당이 열리지 않으면서 함흥시를 비롯한 큰 도시들에선 꽃제비들이 전멸이라 할 정도로 다 죽어 나갔다, 이런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고요. 지하경제가 멈추다나니 밀수꾼이나 마약장사꾼, 그리고 중국 사사여행자(개인여행)들에게서 뇌물을 얻어 생계를 유지하던 중간급 간부들도 타격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위부 간부들이나 보안원들도 배급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그것 가지고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경계상태가 하루 속히 풀리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거죠.

며칠 전에 양강도의 한 소식통이 전한데 따르면 혜산시 위연 지구의 한 담당 보위원이 담배장사를 하는 소식통의 아내를 찾아와 담배 두 보루를 외상으로 쳐 갔다는 겁니다. 가면서 한다는 말이 자기네 보위원들도 “1월 분 배급은 본인에 한해서만 주고 가족들 몫은 없었다”며 “지금 상태대로라면 너희들보다 우리가 먼저 죽을 것 같다” 이렇게 한탄했다는 겁니다.

중간급 간부들의 경우 대부분 뇌물에 의존해 살아가는데 지금은 뇌물을 받을 곳도 없고 받아 챙길 형편도 못 되니까 그들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얘긴데 앞으로 이런 상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특별경비 기간은 1월 10일까지라니깐 그 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전 상태를 회복하겠는 지가 관심사이고요. 지금의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 알만합니다. 주민들의 생활난이 지속되면 그만큼 후계자 김정은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북한 당국이 어떤 대책을 내 놓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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