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투동원태세’를 내린 이유는?

서울-문성휘, 박성우 xallsl@rfa.org
201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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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군민대회 참가자들이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제3차 지하핵시험의 성공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2월 19일부터 열흘 간, 전국에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김정은 정권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1돌을 맞으며 전쟁참가자들과 숨은 공로자들에게도 제대로 된 명절 공급을 하지못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1. 북, ‘전투동원태세’를 내린 이유는?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이 핵실험 성공 관련해서 여러가지 축하행사들을 요란스럽게 이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한쪽으로는 남북 관계를 긴장시키는 발언들 계속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직접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좀 알려진 것들이 있는지요?

문성휘 : 네,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상당히 ‘을씨년스럽다’ 이렇게 말해야 될 것 같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말 어느 하루도 주민들이 편한 날이 없었는데요. 그러다나니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 정권에 대해 많은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우주정복상’이라는 것을 제정하고 핵실험 참가자들에게 무더기로 훈장을 수여하면서 내부결속을 꾀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당장 전쟁이라도 일어 날 것처럼 주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는 거죠.

최근에도 북한은 전 국민들을 향해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했습니다.

박성우 : 아, 전투동원태세, 그런데 핵실험을 하기 전인 2월 초에 북한이 이미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지 않았던가요? ‘준전시 상태’를 해체하고 다시 ‘전투동원태세’를 하달했다, 일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문성휘 : 네, 거기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북한은 핵실험을 준비하면서 1월 24일에 인민군부대들에 ‘전투동원태세’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2월 4일부터는 이것을 더 확대해 전체 주민들을 향해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는데요. 그런데 정작 핵실험을 하기 전날인 2월 11일에 이러한 ‘준전시상태’를 모두 해제했다고 합니다.

‘준전시 상태’를 해제한 다음날인 2월 12일에 불의의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하고요. 또 핵실험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2월 16일이 잇따르면서 여러가지 축하행사들이 진행되면서 정세를 긴장시키는 행위는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2월 19일에 갑자기 또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됐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발령된 전투동원태세는 2월 29일까지 열흘 동안으로 날짜까지 정해놓았다는 겁니다.

박성우 : 왜 이럴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2월 19일부터 29일까지 열흘간이라면 한국의 대통령 취임식 25일이죠. 이거하고도 관련이 있는 걸까요? 어떻습니까?

문성휘 :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전투동원태세’와 관련해 특별한 훈련이라든지, 어떤 군사적인 행동, 그러니까 무기를 움직인다든지 이런 건 없었다고 합니다. 다만 기존의 훈련이라든지, 전투동원태세와는 다른 특이한 점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박성우 : 그 특이한 점, 말씀 해주시죠.

문성휘 : 이번 ‘전투동원태세’가 주민들에게 더 큰 불안감을 준 것은 기존의 훈련들과 달리 위장망을 치지 않은 자동차들은 일체 운행을 못하도록 단속했다는 것입니다.

또 자동차뿐만 아니라 화물을 실은 열차들에도 모두 위장망을 했다고 하고요. 그런가하면 노농적위대와 교도대를 동원해 위장망을 씌운 가짜 진지들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는 겁니다. 이렇게 도처에 위장망을 씌우고 요란을 떠니 주민들이 느끼는 긴장감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거죠.

박성우 : 그러니까 위장망을 사용한 행동이 예전보다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게 의미하는 바는 뭐라고 보면 됩니까?

문성휘 : 네, 이러한 행동을 놓고 북한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이번 전투동원태세는 미국의 정찰위성들을 기만하기 위한 행동이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평소에 북한은 꽃제비들이나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을 몹시 단속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도 북한 당국은 미국의 정찰위성들이 모두 촬영하기 때문이라고 많이 선전을 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행동도 어떤 중요한 군사물자나 무기를 옮겨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북한이 미국 정찰위성의 추적을 분산시키기 위해 일부러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하고 모든 운수수단을 비롯해 허위 위장망들을 많이 구축했다, 이런 말들을 하는 거죠.

그와는 반대로 일부에선 일단 유사시 미국의 정찰위성들을 기만하기 위한 종합적인 훈련을 했다,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예년에 보기 힘든 훈련에 몹시 긴장됐었다, 이렇게 긴장감을 계속 조성하는 당국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이 전한 내용입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주민들의 불만을 사면서까지 ‘전투동원태세’를 내렸는데 이건 미국의 정찰위성들을 따돌리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 같다, 이 말이죠? 알겠습니다.

2. 김정일 생일, 전쟁참가자들에게 식량 1kg씩 공급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핵실험에 참가한 공로자들에게 특별한 예우를 베풀고 있다, 이런 보도들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정작 전쟁참가자들과 숨은 공로자들에게는 배급도 제대로 못주고 있다, 얼마 전 문 기자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전쟁참가자들과 숨은 공로자들에 대한 예우, 평소에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문성휘 : 네, 6.25 전쟁참가자나 영예군인(상이군인), 사회주의 애국열사, 숨은 공로자, 이런 사람들은 북한 당국이 특별히 돌보는 대상입니다. 과거 ‘고난의 행군’시기에 김정일 정권이 이들에 대한 식량공급을 한시적으로 못한 적이 있습니다.

이들이 식량공급을 못 받아 고생한다는 보고를 받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라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전쟁노병들과 사회주의 애국열사 가족들에게는 무조건 배급을 주어야 한다”고 수차례나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대상들에 한해서는 북한 당국이 비록 통 강냉이라도 비교적 배급을 잘 주었습니다. 지난해 5월까지는 이런 대상들에게 배급이 되었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인데요.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후부터 6.25 전쟁참가자나 영예군인들을 비롯한 특별계층들에 대한 배급이 모두 끊겼다는 것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설명절이라든지 어떤 국가적인 기념일들에는 주민들에게는 못해도 이들 계층에게는 특별한 명절공급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이후부터는 이런 공급도 일체 없었다고 하고요.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으며 양강도에서 이들 계층에 대한 특별공급이 있었는데 몹시 초라했다는 겁니다.

6.25 전쟁참가자나 영예군인, 전쟁공로자들을 상대로 특별공급이라고 주었다는 것이 매 세대 당 통강냉이 1kg, 안남미 1kg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전날인 2월 15일에 이들 가족들을 불러 역전식당과 압록각이라는 국수집에서 한끼 식사를 제공한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몇 명 안 남은 전쟁공로자들마저 “우리를 놀리는 거냐?”고 항의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또 이를 접한 주민들속에서는 “나라에 정말 쌀이 없긴 없나보다. 오죽하면 저 정도로 공급을 했겠냐?”는 한탄도 나왔다고 합니다.

반면에 북한 당국이 최근 핵실험 공로자들에게 특별대우를 해주고 크게 내세우는 것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이제 몇 명 안 남은 전쟁노병들에게라도 왜 배급을 제대로 못주냐?”고 원망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 가족들이 매일 동사무소에 찾아와 배급을 보장해 달라고 사정을 하고 있다”며 “그들의 사정이 너무도 딱하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과거 김정일 정권에서는 이들에 대한 대우가 지금 같지는 않았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얘기입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엄청난 돈을 들여서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면서도 이렇게 꼭 보호해줘야 할 대상이죠? 그런데 이 사람들에게조차도 배급을 주지 못하는 게 오늘날의 북한의 현실이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