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행정부 대행 노동당 ‘7부’ 신설

서울-문성휘, 오중석 xallsl@rfa.org
2015.04.06
extended_party_meeting-305.jpg 지난 2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주재 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은 정권이 장성택 처형 후 해체했던 노동당 행정부를 ‘7부’라는 이름으로 다시 내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북한이 올해 4월 1일 첫 개교식을 맞으며 탁아소, 유치원 어린이들로부터 매달 북한 돈 1만5천원 씩을 식비로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북, 행정부 대행 노동당 ‘7부’ 신설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문 기자가 최근 북한이 각급 사법기관을 통제하는 노동당 내부 부서를 새로 조직한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북한 노동당에서 사법기관을 통제하는 부서라면 처형된 장성택이 부장으로 있던 노동당 행정부를 다시 부활시켰다는 말씀인가요?

문성휘: 네, 일단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존 장성택이 부장으로 있던 노동당 행정부를 대신하는 부서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이름은 기존처럼 행정부라고 부르지 않고 ‘7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얘기했습니다.

오중석: 네, 그렇군요. 북한 노동당 내부 부서들은 그 이름만 들어도 대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알 수 있지 않나요? 예를 들면 조직지도부나 선전선동부,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행정부를 대신해 새로 조직된 부서는 이름도 없이 그저 ‘7부’라고만 부른다는 얘긴가요?

문성휘: 네, 그냥 ‘7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일부 간부들 속에선 신설된 부서가 기존 행정부의 기능을 대신한다는 의미에서 ‘행정 7부’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노동당 중앙위에서 ‘7부’ 앞에 ‘행정’이라는 단어를 절대로 붙이지 말데 대해 지시가 내렸다고 합니다.

오중석: ‘행정’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라는 건 새로 조직된 노동당 7부가 기존의 행정부와 다른 기능도 가지고 있다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

문성휘: 네, 일단 저도 여러 경로로 확인을 해 보았는데 부서의 이름은 ‘7부’가 정확합니다. 기능도 노동당 행정부가 가지고 있던 사법기관에 대한 통제기능을 그대로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름만 ‘7부’로 바뀌었다는 거고요.

북한 노동당 내부에 행정부를 대신하는 부서가 새로 조직된다는 이야기는 2014년 10월 말 경에 벌써 있었습니다. 해당 부서 간부들의 선발사업은 11월부터 12월 사이에 있은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고요.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 건 올해 1월 초부터라고 합니다.

오중석: 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신설된 부서의 이름을 ‘7부’라고 하는지 그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숫자 ‘7’을 붙인데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가요?

문성휘: 거기에 대해서 해당 부문 간부들도 잘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 후 행정부 기능을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편입시켰습니다. 일단 간부들 속에선 ‘7부’라는 이름이 조직지도부에 편입되었을 때 소속과 어떤 연관이 있지 않겠냐는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그러니까 행정부를 대신해 신설된 부서의 이름이 왜 ‘7부’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얘기이군요. 그렇다면 문 기자, 해산된 행정부의 기능을 조직지도부에 넘겼는데 왜 다시 독립적인 부서로 부활시켰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뭐 좀 알려진 게 있습니까?

문성휘: 네, 일단 소식통들의 주장은 될수록 권력을 분산시키려는 북한정권의 통치 방법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북한에서 당 간부사업뿐만 아니라 군부의 간부권까지 다 쥐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 사법기관의 통제기능까지 가지게 되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거죠. 일단은 그런 우려 때문에 조직지도부에 넘겼던 사법기관의 통제권, 한마디로 기존 노동당 행정부의 기능을 노동당 7부라는 이름으로 재건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각 도 당위원회에 신설된 7부의 부서인원은 8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장으로 부장이 있고 그 밑에 부부장 1명, 과장 2명, 지도원 4명이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신설된 노동당 7부가 기존 장성택이 주도할 때의 행정부만큼의 권한을 행사하기는 아직 어려울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대체적인 지적입니다.

오중석: 네, 워낙 노동당 행정부장이었던 장성택의 처형 사건이 요란한 파장을 몰고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만큼 그 기능을 잇게 될 노동당 7부의 권한에도 당장은 제한이 좀 따르겠죠. 노동당 7부의 구체적인 기능과 권한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관찰해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2. 탁아소, 유치원들 급식비 받아 운영

오중석: 이번엔 좀 다른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북한의 탁아소, 유치원들이 원생들을 돌보는 대가로 돈을 받고 있다, 문 기자가 얼마 전에 이런 얘기도 했었지요? 북한당국이 공식적으로 돈을 받도록 승인을 한 건가요?

문성휘: 네, 여기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들이 있지만 일단 북한 현지의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공개적이지는 않지만 비공개적으로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4월 1일 첫 개교일부터 탁아소, 유치원들에서 돈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소식통들에 따르면 탁아소, 유치원생들의 부모들로부터 거두어들이는 돈은 운영자금이나 교육비는 절대로 아니라고 합니다.

오중석: 운영자금이나 교육비가 아니라면 무슨 명목으로 돈을 걷는다는 거죠?

문성휘: 네, 소식통들은 탁아소와 유치원들에서 받는 돈은 ‘식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은 초등학교부터 고급중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애초 학교 내에 식당이라는 것도 없고요.

그러나 ‘고난의 행군’ 이전까지 유치원생들에 한해서는 점심 한끼 식사를 제공해왔습니다. 또 탁아소는 연령순에 따라 ‘암죽’이라고 부르는 쌀죽을 하루 두세 번씩 어린이들에게 제공해 왔는데요. 하지만 ‘고난의 행군’ 이후부터 지금까지 어린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어린이 부모들이 아이들을 탁아소, 유치원에 보낼 때마다 점심이나 어머니의 젖을 대신할 수 있는 ‘암죽’을 함께 보내 식사를 하게끔 했는데요. 이게 쉽지 않아 어린이들을 탁아소,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오중석: 네, 아무래도 가정마다 생활형편이 다르고 점심조차 싸줄 수 없는 가정도 있겠죠. 그럼 이제 부터는 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아 어린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는 건가요?

문성휘: 네, 일단 올해 4월 1일부터 전국의 모든 탁아소, 유치원들에서 식비를 받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식비’는 한달에 북한 돈 1만5천원으로 아주 저렴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그렇군요. 그런데 일반 노동자들의 월급 수준이 2천5백원 정도라고 들었는데 그에 비하면 1만5천원도 저렴하다고 볼 수 없는 액수가 아닌가요?

문성휘: 물론 그렇기는 합니다. 하지만 모든 먹을거리를 장마당에서 해결해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사정을 감안하면 한 달에 어린이들의 식대로 1만 5천원은 아주 저렴하다는 거죠.

오중석: 네, 그런데 말입니다. 북한은 무상교육을 항상 자랑해오지 않았습니까? 북한당국이 어린이들의 ‘식비’를 받으라고 지시했다는 분명한 근거는 있나요?

문성휘: 네, 일단 4월 1일 첫 개교일을 맞아 유치원, 탁아소들에서 일제히 ‘식비’를 받고 있다는 게 첫 번째 근거라고 소식통들은 얘기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에 관계없이 ‘식비’가 1만5천원으로 꼭 같다는 게 다른 근거라고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지시가 없이 개별적인 탁아소, 유치원들에서 절대로 ‘식비’를 받을 수 없고, 그 정도의 ‘식비’로는 아이들에게 정상적으로 밥이나 반찬을 먹이기 어렵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오중석: 네 북한의 유치원 탁아소에서 식비를 거두라는 지시가 내렸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4월 1일 등교식에 맞춰 일제히 어린이들에게서 ‘식비’를 받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북한의 모든 어린이들이 탁아소와 유치원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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