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자라공장 시찰 목적


2015.05.25
turtle_farm_anger-305.jpg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동강 자라공장을 찾아 관리 부실을 질책했다고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대동강 자라공장’에 대한 현지 시찰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담당일꾼들을 거세게 질책한 것은 북한주민들의 불만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계획적인 행동이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분석했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대동강 자라공장’을 방문해 실태를 요해하고 몹시 격노했다. 5월 19일 북한의 언론매체들이 일제히 이런 소식을 보도했는데요. 이 같은 보도를 접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와 관련된 소식이 좀 있는지요?

문성휘: 네, 김정은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 소식을 접한 북한주민들. 특히 간부들은 한마디로 “뜬금없다, 황당하다”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이런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놓고 간부들과 지식인들속에서는 ‘나라안팎의 정세를 둘러싼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김정은의 고도로 계산된 행동을 했다’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중석: 그러니까 북한 간부들과 지식인들은 김정은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와 그 자리에서 행한 언행이 모두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긴가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 현지 소식통들은 김정은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가 현재 북한내부에서 조성된 혼란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오중석: 북한내부에서 조성된 혼란 때문이라면 현재 북한 내부에서 어떤 혼란이 조성되고 있다는 그런 말인가요?

문성휘: 네, 상당한 혼란이 조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북한 군과 당, 행정간부들의 회의와 불만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북한은 5월 13일, 인민군 총참모부가 주도하는 각 군단작전회의를 개최하고 여단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현영철의 파면 소식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민무력부장 현영철이 파면됐음을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신임 인민무력부장으로 누가 임명됐는지는 알려주지 않아 북한 당국이 “현영철을 처형한 뒤 아직 새로운 인민무력부장을 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추정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공개한 현영철의 죄목은 ‘반당 반혁명 종파행위’라고 합니다. 현영철 처형 과정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과정이 장성택 처형사건과 너무도 꼭 같이 닮아 참가자들이 놀랐을 것이라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오중석: 현영철이 장성택하고 똑 같은 방법으로 처형됐다는 것은 현영철의 처형방식을 두고 하는 말인가요?

문성휘: 네, 물론 처형방식도 꼭 같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영철을 체포하기에 앞서 인민무력부 내부에서 현영철 측근 수십 명을 숙청했다고 합니다. 그들 중 일부는 현영철보다 먼저 처형당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를 했는데요.

마치 장성택 체포 전에 노동당 행정부 이용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먼저 처형한 것과 같은 방식이라는 거죠. 현영철도 장성택처럼 체포된 뒤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에서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재판을 받고 즉결 처형됐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현영철 체포에서 처형까지의 과정이 장성택과 꼭 같은 모양새였다는 말인데요, 그렇다면 현영철의 ‘반당 반혁명종파행위’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알려진 게 있나요?

문성휘: 네, 일부는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확인이 더 필요해 이 자리에서 언급할 만한 형편은 못 된다는 양해드리고 싶습니다.

오중석: 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현영철의 처형 사건이 김정은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건지 좀 설명을 해주시죠.

문성휘: 소식통들은 현영철의 처형과 김정은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선 극히 제한된 군 고위간부들에게만 현영철 처형소식을 알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관련 소식은 주민들속에 삽시간에 펴져 나갔다고 합니다.

그러지 않아도 잦은 인물교체와 잔인한 숙청방식에 불안해하던 군과 당, 사법, 행정 간부들에게 현영철의 처형소식은 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또 걸핏하면 간부들을 처형하는 김정은의 태도에 간부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동시에 높아졌다는 거죠.

이런 가운데 주민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지금까지 중앙에 있던 간부들은 다 간첩이고 반당 반혁명 분자들이었냐? 다 간첩이고 반당 반혁명 분자들이면 어떻게 나라가 유지될 수 있었냐?”라는 비난도 거침없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오중석: 한마디로 김정은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한 것이 아니지만 그런 의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김정은 체제를 에둘러 비난했다는 얘기인가요?

문성휘: 네, 맞습니다. 그런데 간부들과 주민들이 느낀 배신감이 너무도 컸다는 거죠. 그런데 단순히 현영철 처형뿐이 아닙니다. 당 창건 70돌을 위한 수많은 건설들로 하여 주민들속에 누적된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여기다 지방 자체로 하는 건설들은 자금이 부족하니 주민들로부터 강제로 돈을 거두어들이고 있는 형편입니다. 얼마전 평양에서 열렸던 ‘청년미풍 선구자대회’만 봐도 북한 당국에 돈을 더 많이 바친 순위로 인원을 선발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했는데요. 김정은이 뭔가 이런 주민들의 여러 가지 불만을 달래고 ‘인민의 지도자’라는 모습을 부각시킬 묘안으로 ‘대동강 자라공장’에서 소동을 피웠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추측입니다.

오중석: 그런 의도에서 김정은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가 사실은 아주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짠 각본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게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주장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김정은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좀 알려진 게 있는가요?

문성휘: 네, 물론 현지소식통들은 ‘대동강 자라공장’에서 보인 김정은의 행동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를 통해 주민들의 불만을 분산시키는 데는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일부 소식통들의 목소리입니다.

김정은이 ‘대동강 자라공장’을 현지지도 한 다음날인 5월 20일에 각 공장기업소 관리일꾼 회의가 전국적인 범위에서 일제히 열렸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를 했는데요. 회의 후 공장기업소 작업현장들에는 ‘언제든 장군님을 모실 수 있게 준비하자!’라는 김정일 시대의 옛 구호들이 일제히 다시 나붙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또 공장기업소들마다 보수주의,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생산문화, 생활문화를 확립하기 위한 대책회의도 진행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네, 대책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는데 전기도 없고, 원료, 자재도 없는 형편에서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생산문화와 생활문화를 확립한다는 거죠?

문성휘: 네, 그래서 지금 공장기업소들마다 ‘혁명역사 연구실’, 김일성 우상화물들에 대한 보수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중석: 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그런 선전 선동의 방법으로 사람들을 정신 차리지 못하게 들볶고 있다는 말이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김정은은 ‘대동강 자라공장’을 현지지도 하면서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주민들속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또 다른 반감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오중석 또 다른 반감이라면 어떤 걸 의미하는 건가요?

문성휘: 네, 김정은의 현지지도 소식에 주민들은 “대동강 자라공장 간부들은 이미 고사총의 먹이 감이 됐을 것이다, 사람이 자라를 먹는 게 아니라 자라가 사람을 잡아 먹는다” 이런 웃지 못 할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가 간부들과 주민들의 불만을 희석시키려는 계획적인 행동이었다는 주장인데요. 북한 선전매체가 김정은 제1비서의 ‘대동강 자라공장’ 현지지도를 지나치게 자세히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 저희들도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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