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시 불구 대학생까지 농촌 동원

서울-문성휘, 박성우 xallsl@rfa.org
2013.05.27
nk_college_student_rice_seeding-305.jpg 조선중앙TV는 학생들의 도움으로 각지 협동농장들에서 모내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2005년 5월 보도했다. 평안남도 대동군 연곡협동농장에서 모를 심던 사진속 여성은 자신을 김일성종합대학 학생 안은경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대학생들의 노력동원을 모두 없애라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와는 달리 북한의 대학생들은 올해에도 농촌동원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농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버드나무와 쑥을 달인 친환경 ‘살충제’의 제조와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 또 다시 말 뒤집기, 대학생들까지 농촌지원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5월 20일부터 북한 전역에 농촌동원 지시가 내렸다”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이런 보도를 했는데요. 그런데 올해의 농촌동원은 대학생들도 모두 참가한다면서요? 그런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해에 대학생들의 노력동원을 모두 없애라, 이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습니까?

문성휘 : 네, 그랬죠. 올해에는 북한의 전역에 농촌동원 지시가 내려지면서 일반 주민들은 물론 대학생들까지도 예외가 없다고 합니다. 대학생들도 강의를 모두 중단하고 현재 농촌동원에 내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하고요. 지난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을 하면서 대학생들의 일체 노력동원을 없애라고 지시를 했는데 이런 지시가 벌써 휴지조각으로 되어버린 꼴입니다. 이와 관련 대학생들 속에서는 “김정은 지시의 유효기간이 1년도 못 되냐?”며 불만과 비난여론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말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이건 신뢰의 문제가 아닌가요?

문성휘 : 네, 그렇죠. 애초에 김정은이 북한의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린 지시이니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주민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정은이 대학생들의 노력동원을 금지시킨 것은 사실 그만큼 교육에 힘을 넣어서 쓸모 있는 과학자, 기술인재들을 많이 양성하겠다는 그런 욕심에서였습니다.

박성우 : 네, 의도는 좋았지요.

문성휘 : 네,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한다며 ‘평양시 10만세대 살림집 건설’을 벌려놓지 않았습니까? 이때에 대학생들을 건설장들에 마구 동원했죠. 그런데 안전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건설장들에 대학생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인명사고도 자주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력을 잡은 김정은에게 이런 사실이 보고되면서 앞으로 모든 대학생들의 노력동원을 금지시킨다, 대학생들은 오직 학업에만 집중해 나라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내용으로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지시가 내리면서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농촌동원에 대학생들만은 일체 제외했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다시 농촌동원에 대학생들을 내몰고 있다는 거죠.

박성우 : 그렇군요. 1년이 되니 지시내용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대학생들을 농촌동원에서 제외했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제기됐었습니까?

문성휘 : 문제가 된 것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대학생들이 농촌동원에서 제외되면서 대신 군인들이 협동농장을 많이 지원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군인들이 협동농장을 지원하면서 주민들의 평가도 좋았다고 하고요.

올해 같은 경우엔 겉으로 보기엔 남북한 정세가 긴장한 것 같아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군인들이 협동농장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수병종을 제외한 일반 군인들은 모두 농민들의 농사일을 돕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이야기이고요.

그렇다면 왜 대학생들을 다시 농촌동원에 개입시키게 됐나, 이게 문제인데요. 소식통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김정은 정권이 ‘먹는 문제해결’에 너무 급급하다는 겁니다. 그러다나니 지나치게 주민들을 농촌동원에 밀어붙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세습독재국가인 북한에서 지도자의 명령이나 지시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기관이 없다나니 앞뒤가 맞지 않는 지시도 마구 전달이 되고 남발되고 있다는 거죠.

박성우 : 그렇군요. 그러니까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는 건데요. 대학생들도 동원되고 군인들까지 협동농장들을 돕는 것만큼 농사라도 잘 돼서 식량난이 좀 완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2. 병해충 피해 예방을 위한 농약 생산 독려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북한 당국이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으면서 병해충(병충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에도 상당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얼마 전에 문 기자가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요. 북한에서 농작물의 병해충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이라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문성휘 : 네, 북한 당국은 농작물의 병해충 피해를 막기 위해 봄철부터 협동농장들마다 ‘병해충 예찰소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 협동농장 작업반들에는 기술지도원이 있어서 이들이 논밭들을 돌아보며 농작물의 병해충 피해를 감시하는데요. 북한에는 ‘사회주의 의학은 예방의학이다’ 이런 구호가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주체농법에서는 ‘농작물의 병해충 피해는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박성우 : 그런데 병해충을 어떻게 사전에 예방한다는 거죠?

문성휘 : 네, 우선은 병해충이 기생할 수 있는 곳을 원천적으로 없애버리는 방법입니다. 그런 방법으로는 가을걷이를 하고 난 논밭에서 병해충이 겨울을 날 수 있는 벼 뿌리라든지, 강냉이 뿌리를 모두 뽑아 불태우는 방법이 있는데요.

박성우 : 그렇군요. 이건 한국에서도 하는 방법입니다.

문성휘 : 네, 그렇죠. 이런 방법을 내놓고도 봄철부터 농약을 자주 뿌려서 병해충이 알을 낳아 번식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없애버리는 방법도 중요한 예방대책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한국에서는 농약을 많이 쓰는데 북한은 어떻습니까? 농약이 충분한가요?

문성휘 : 북한은 자체로 생산하는 농약이 거의나 없습니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을 해서 쓰고 있는데요. 대신 공업적인 방법이 아니고 협동농장들이 자체로 만들어서 농약을 대체할 방법들을 많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협동농장들이 자체로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어떤 방법인거죠?

문성휘 : 대부분은 여러 가지 약초들과 독성이 있는 풀들을 우려 낸 농축액을 농약대신으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올해에도 친환경적이며 병해충피해에 강한 농약대체제로 버드나무와 쑥을 우린 물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올해부터 새로 나온 방법인거군요? 버드나무와 쑥을 우린 물이 병해충을 죽일 수 있다는 건가요?

문성휘 : 병해충을 죽인다는 건 아니고요. 버드나무와 쑥을 우린 농축액을 물에 30% 정도 희석시켜서 농작물이 어릴 때부터 자주 뿌려주면 병해충 예방에 아주 유효하다는 겁니다. 이를 테면 감자 잎을 먹는 무당벌레라든지 강냉이 곰팡이 균 같은 것들이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이 마련된다는 거죠.

박성우 :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그런데 효과가 어떨지 궁금증이 생기는데 어떻습니까?

문성휘 : 이게 올해부터 많이 선전하는 거니까 아직까지 얼마만큼의 효능이 있는지 증명된 것은 없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협동농장들에 그렇게 요구를 하고 있는 수준이리거 하고요. 과거에도 북한은 농약이 없어 쑥물과 함께 부엌에서 나는 부드러운 재를 농작물에 많이 뿌렸다고 합니다. 그러면 일정하게 병해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고요.

버드나무와 쑥이 어떤 효능이 있는지는 소식통들도 자세히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과거에도 북한은 전염병이 돌면 식초를 많이 먹고 소금물로 양치질을 매일 하라는 식의 선전을 많이 했으니까 농약도 그러한 수준의 선전이 아닌가, 이렇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농약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지는 올해 농사를 놓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방법들이 농약을 대신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것이라는 거고요. 효능만 입증이 되면 북한의 올해 농사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한국에서도 지금은 친환경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요. 그만큼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북한식으로 농약 대체제를 찾았다, 효능이 입증만되면 이걸 한국이나 외국에서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보다는 북한도 농약을 만들 수 있는 체계를 빨리 갖추어서 농민들이 더 쉽게 농사를 짓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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