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 내부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의 양강도 혜산시에 내린 폭우로 살림집과 농경지들이 파괴되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일부 외신들이 북한의 가뭄피해 상황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관영매체들도 가뭄피해를 크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6월 19일 문 기자가 쓴 기사를 보면 "북한 북부고산지대는 오히려 큰물피해를 입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내용인데요. 북한의 가뭄이 어떤 상황인지 궁금합니다. 뭐 좀 새롭게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네, 북한은 워낙 산림면적이 적어 웬만한 가뭄에도 냇물이 마르고 또 조금만 비가와도 큰물피해를 피하기 어려운 형편인데요.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아직까지 북한의 가뭄은 지난해만큼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최악의 가뭄을 겪었지만 북한의 농사는 '고난의 행군' 이후 최대로 잘 됐다고 북한 농업부문의 한 관계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현지 소식통들도 북한 언론들이 떠들고 있는 가뭄은 5월 한 달 동안의 상황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6월 10일 이후부터 북한의 여러 지역들에는 국지성 폭우가 많이 쏟아지면서 그나마 가뭄피해가 덜해졌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그런데 최근까지도 북한 언론들은 가뭄피해에 대해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요. 문 기자는 북한 선전매체들의 가뭄관련 보도들이 과장되었다는 얘긴가요?
문성휘: 네, 상당히 왜곡돼 있습니다. 6월 17일에도 북한의 언론들은 "남포시 와우도 구역에서 비가 내리지 않아 바닷물이 역류해 논판에 흘러들고 있다" 이런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남포시의 경우 '서해갑문'의 영향으로 해마다 바닷물이 역류하는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항상 '서해갑문'을 자랑하고 있는데 '서해갑문'으로 바닷물이 역류한다는 사실은 저도 지금 처음 들어 보는 얘기이군요.
문성휘: '서해갑문'으로 인한 바닷물 역류현상은 남포시 강서구까지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주변 은률군과 은천군도 '서해갑문'으로 인한 바닷물 역류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이고요.
하지만 북한은 1980년대부터 '새땅찾기'의 일환으로 간석지 건설을 많이 하였습니다. 간석지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북한의 농업과학원은 1990년대 초에 염분에 강한 벼 종류를 이미 개발했고요.
당연히 '서해갑문' 주변의 협동농장들은 염분에 강한 벼 종자들을 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해갑문'에서 제일 가까운 남포시 와우도구역에 염분성이 강한 대동강물이 역류하는 건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는 게 소식통들의 얘기입니다.
오중석: 북한이 '새땅찾기'로 '30만 정보'의 간석지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선전했었죠? 그러니까 염분에 강한 벼 종자 연구에도 많은 품을 들였겠군요.
문성휘: 네, 염분성에 강한 벼 종자연구에 북한은 상당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에서 식량생산의 절반은 황해남도와 황해북도가 맡고 있습니다. 그 외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함경남도가 기본 곡창지대이고요.
강원도와 양강도는 아무리 농사가 잘 됐다고 해도 북한의 식량생산 량에 얼마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경우 세포등판과 고원과수농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토지가 과일생산과 축산업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의 과일작황은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 외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지역은 가뭄이 덜하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황해북도와 황해남도는 지난해에 극심한 가뭄을 겪었지만 알곡생산량은 여느 때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오중석: 그게 참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입니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황해북도와 황해남도가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고 보도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북한에서 알곡생산량이 가장 높은 지역이 또 황해북도와 황해남도였다면서요?
문성휘: 네, 그렇게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황해북도와 황해남도는 제일 먼저 '자연흐름식 물길'이 건설된 곳입니다. 북한은 황해남북도에서 1990년대 초부터 '자연흐름식 물길'을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건설을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자연흐름식 물길'은 단순히 가뭄을 해소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큰물피해가 발생했을 때 논에 넘쳐나는 물을 빨리 뽑아내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의 6월 19일 저의 기사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황해남북도는 6월 10일 이후부터 비가 좀 내렸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그렇다면 황해남북도를 제외한 지역의 가뭄은 어느 정도나 심한지요?
문성휘: 북한의 곡창지대인 평안남도의 경우 고원, 양덕일대를 중심으로 국지성 폭우가 많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함경남도 소재지인 함흥에도 6월 10일 이후부터 비가 여러 차례 내렸다고 현지 주민들이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를 했고요.
그 외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와 함경북도는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지역입니다. 이곳의 가뭄상황이 어느 정도인지는 이웃인 중국 변방지방을 살펴보면 얼마든지 가늠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인데 믿을 만하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오중석: 네, 그렇군요. 이를테면 중국 요녕성 단동시의 강수량을 알면 맞은 편 북한 신의주시의 가뭄상태를 알 수 있고, 길림성 화룡시나 훈춘시의 강수량을 알면 맞은편 북한 함경북도 지역의 가뭄생태를 짐작할 수 있다는 주장이군요?
문성휘: 한마디로 그렇습니다. 북한 북부지방은 최근 국지성 폭우를 동반한 소나기가 자주 내려 농경지 피해는 물론 경제적 손실과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만 해도 그렇습니다.
혜산시는 6월 14일에 내린 폭우로 왕덕골의 물이 범람하며 많은 밭이 침수됐습니다. 이어 6월 17일 오후 4시 경에 우박과 함께 쏟아진 폭우로 혜산시 춘동에서 마산동을 잇는 다리가 떠내려가면서 6명의 어린이와 주민들이 사망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오중석: 다리가 떠내려가고 주민들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할 정도라면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렸다는 얘기인데요?
문성휘: 네, 며칠 동안 연이어 폭우가 쏟아지면서 검산강과 춘동천이 범람하고 주변의 살림집들은 물론 많은 농경지들도 침수됐다고 양강도의 소식통들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한 자강도도 비슷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고요.
전반적으로 비는 조금씩 내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가뭄도 아직은 지난해만큼 심하지 않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오중석: 그런데 말입니다. 북한에 상주하고 있는 국제기구 성원들도 북한 가뭄이 심각하다고 국제사회에 경고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문성휘: 이건 아주 간단합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이 독일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소고기를 어떻게 간부들에게 빼돌렸는지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을 통해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오중석: 네, 북한 당국이 유엔과 국제기구 성원들이 보는 앞에서 주민들이 소고기를 먹는 장면을 많이 연출했다면서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북한의 가뭄피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논밭의 김을 잡기 위해 북한은 '농촌관개관리소'에서 적당히 물을 뽑아 논에서 김을 매기 쉽게 조절을 한다는 건데요. 3일만 논에서 물을 빼면 논밭이 모두 갈라진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논 벼가 갑자기 말라 죽는 건 절대로 아니라고 합니다. 북한이 지금 연출하고 있는 가뭄상황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현지 주민들을 통해 널리 알려진 소식들입니다.
오중석: 네, 문 기자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근거로 판단을 한다면 북한의 진짜 가뭄피해 여부는 이제부터 내리는 비의 량에 달려 있다는 건데 남한지역도 가뭄피해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이제라도 비가 적당히 내려서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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