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편의시설 출입통제 강화

서울-문성휘, 박성우 xallsl@rfa.org
2013.10.14
haedanghwa_ctr-305.jpg 대동강변의 주민편의시설 '해당화관' 내부.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평양에 새로 건설된 ‘해맞이식당’과 ‘해당화관’이 일반 주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북한영화 ‘36호의 보고’의 소재가 되었던 원형인물 이백겸의 맏아들과 손녀가 “화폐개혁 직후인 2010년 굶어 죽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 편의시설 출입통제 강화

박성우 :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다면서 평양에 건설한 것이 ‘해당화관’과 ‘해맞이식당’이죠.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시설에서 일반 주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렇게 얼마 전 문 기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관련해서 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 주시죠. 왜 출입을 통제한다는 거죠?

문성휘 : 네, 먼저 좀 간단하게 설명을 한다면 ‘해맞이 식당’은 북한이 2012년 9월 개장한 종합식당입니다. 평양에서도 제일 유명한 만수대지구 창전거리에 지어졌는데요. 개장을 앞둔 2012년 8월 31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부인 리설주를 데리고 직접 ‘해맞이 식당’을 찾기도 했습니다.

‘해맞이 식당’을 돌아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 이런 말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당시 북한 당국은 이 말을 모든 간부들과 주민들에게 집중적으로 선전하면서 김정은의 위대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를 썼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선전을 들은 간부들과 주민들로부터 ‘철이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지금도 ‘사회주의 부귀영화’라는 말은 북한 주민들속에서 김정은의 정책을 비꼬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당화관’은 올해 5월 동평양에 건설된 북한의 종합편의 시설입니다.

박성우 : ‘해당화관’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많이 보도가 됐었지 않아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올해 4월 28일, 부인 리설주와 ‘해당화관’을 둘러보았는데 “모든 면에서 만점”이런 평가를 했다는 보도를 본 기억이 납니다.

문성휘 : 네, 그렇죠. 김정은이 아주 높게 평가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명색은 이렇게 인민을 위한 시설이라고 지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해맞이 식당’과 ‘해당화관’은 북한을 찾는 외국인들과 일부 돈 많은 특권층들의 주머니를 털어내기 위해 건설됐다는 게 주민들의 대체적인 평가인데요.

‘해당화관’ 같은 경우는 값이 너무 비싸 북한을 관광하는 중국인들도 잘 이용을 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오히려 북한의 돈 많은 특권계층들이 사치를 마음껏 누리는 시설로 이용되고 있다는 건데요.

이러한 시설들에 최근에는 사복차림의 경비원들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개별적으로 혹은 몇 명씩 떼를 지어 찾는 주민들의 공민증(주민등록증)을 검열하고 ‘해당화관’과 ‘해맞이식당’을 찾는 목적을 일일이 따진다는 건데요. 특히 지방의 일반주민들은 아예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원인이 ‘해당화관’과 ‘해맞이식당’이 북한 전역에 입소문을 타면서 돈도 없는 주민들이 구경을 목적으로 자꾸 찾아온다는 거죠.

지난 8월에는 평양답사에 나선 함흥사범대학 ‘지도원학부’ 제대군인 학생들이 ‘해당화관’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는 ‘룡성담배총회사’ 간부 3명과 시비가 붙은 끝에 이들을 집단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물의를 일으킨 해당 학생들은 출학 처벌을 받고 답사를 책임진 교원(교수)은 해임 철직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이런 시설들을 돌아 본 다음에 주민들의 소외감이 더욱 커져서 북한 당국이 부득이하게 평양의 돈 없는 주민들, 특히는 지방 주민들은 돌아보지 못하도록 통제를 하고 있다는 거죠.

박성우 : 정말 소외감이 더 커지겠네요.

문성휘 : 네, 출입할 수 있는 사람들은 돈 있는 사람들과 북한의 특권층들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북한 당국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돌아보는 답사자들에게 사전에 평양에서 돌아볼 수 없는 일부 시설들에 대해 알려준다는 건데요. 그 속에 ‘해맞이 식당’과 ‘해당화관’도 속해있다는 겁니다.

‘해당화관’의 경우 하루 7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북한의 초대형 미용시설이죠. ‘류경원’ 아주 가까이에 있어 평양시 일반주민들과 지방주민들의 출입이 잦다는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지나친 무질서를 막기 위해 이들의 출입을 막는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상황이 참 이상하게 돼 버린 것 같습니다. 이럴 바에야 애초에 ‘인민을 위한 시설’이다,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 이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2. 전쟁노병의 아들, 손녀 아사

박성우 : 또 한 가지 이야기 해 보죠. 의용군 출신 북한전쟁노병으로 알려진 인물이죠. 이백겸인데요. “이 사람의 아들과 손녀가 굶어죽었다” 얼마전에 문 기자가 이런 이야기 했었잖아요. 이백겸은 북한영화 ‘36호의 보고’ 원형인물로 북한 당국의 특별대우를 받았을 것 같은데 왜 자식들이 굶어죽었다는 겁니까?

문성휘 : 네, 먼저 이야기를 위해 이백겸이란 인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 방송에서 언젠가 보도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이백겸은 남로당 출신으로 강화도가 고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25전쟁 때 인민군이 점령한 인천과 강화도 일대에서 ‘반동분자’ 색출에 앞장섰고 미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한 후에는 인민군에 입대해 국군의 후방침투를 막는데 큰 공을 세운 사람입니다. 이백겸의 이러한 활동을 주제로 북한이 ‘36호의 보고’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이백겸은 전후에도 청진시에 있는 ‘김책제철소’에 잠입해 당시 그곳에서 일하던 국군포로 1천5백여 명의 반란 모의를 사전에 적발했다는 것이 소식통들이 전한 내용입니다. 북한당국이 당시 반란을 모의한 국군포로 300여명을 현장에서 집단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후 북한은 국군포로들을 모두 ‘아오지 탄광’으로 추방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을 위해 그렇게 헌신한 이백겸은 ‘고난의 행군’시기 다른 전쟁노병들과 함께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쥐 굴을 털며 목숨을 유지했다고 하고요. 2009년 말에는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부근에서 굶어죽은 그의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본인도 굶어죽었단 말씀이군요.

문성휘 : 네, 2009년 12월, 굶어죽은 것으로 현지 소식통들을 통해 확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듬해인 2010년에 그의 맏아들인 이경철과 손녀도 함께 사망했다는 소식을 최근 북한 내부 복수의 소식통들을 통해 확인을 했습니다.

이백겸에게는 이경철과 이경일, 그리고 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딸 한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백겸의 맏아들인 이경철은 ‘화폐개혁’으로 북한이 큰 혼란에 빠졌던 2010년 3월에 47살로 굶어서 사망했고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손녀 역시 같은 달에 굶어서 사망했다는 것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한 이야기입니다.

박성우 : 그럼 나머지 자식들의 생사는 어떻게 됐습니까?

문성휘 : 딸은 혜산시 춘동이라는 곳에서 지금도 굶주리며 살아가고 있다고 하고요. 둘째 아들의 생사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 당국이나 주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 인물이라는 얘기죠.

박성우 :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북한으로선 영웅대접을 받아야 할 유명한 전쟁노병이 굶어서 죽었다는 거고요. 또 그의 맏아들과 손녀까지 굶어죽었다는 건데 ‘고난의 행군’ 시절, 그리고 ‘화폐개혁’ 직후 북한의 사회 상황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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