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중 대규모 ‘쌍방훈련’ 계획

서울-문성휘, 오중석 xallsl@rfa.org
2014.10.27
171_fire_dirll-305.jpg 조선인민군 제171군부대의 포사격훈련.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현역군인들과 함께 ‘노농적위군’과 ‘인민내무군’에 대한 전투준비 검열을 대대적으로 시작하면서 대규모의 ‘쌍방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중국 인민해방군 심양군구가 북한 접경지역에서 대규모 연합군사 훈련을 개시했다고 25일 중국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2만명의 병력이 참가해 올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진행한 훈련으로선 가장 큰 규모의 훈련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는데요. 일각에서는 북한 접경지역에서 진행되는 이번 훈련이 한반도의 급변 사태에 대비한 훈련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군 내부에서 이상 동향이 없었는지 궁급합니다.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네, 접경지역에서 벌리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규모 연합군사 훈련과 관련한 북한군의 이상 동향은 아직 알려진 게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현역 군인들과 민방위군의 훈련강도를 꾸준히 높이고 있는 것은 관측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해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맞춰 현역 군인들과 민방위군의 군사 활동을 높여왔습니다. 때문에 북한군의 움직임이 해마다 되풀이되는 정상적인 행동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가 없는 상태입니다.

오중석: 북한이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여러 가지 군사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는 얘기인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문성휘: 네, 북한은 농사일에도 군인들을 대거 동원하고 있기 때문에 한해 농사가 시작되면 군사훈련에 많은 제한을 받습니다. 대신 가을걷이가 끝난 늦가을부터 다음해 농사가 시작되기 전인 이른 봄까지 사이에 여러 가지 군사훈련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금이 바로 그러한 계절이라는 것입니다. 전반적인 가을걷이는 모두 끝났고 주민들도 조금 여유가 생겼다는 거죠. 때문에 북한은 이제부터 현역군인들과 민간 무력을 점검하고 여러 가지 훈련도 진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중석: 이제부터 무력을 점검하고 여러 가지 훈련도 진행해야 한다면 지금 당장 진행되는 훈련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문성휘: 아직은 훈련준비 단계여서 실제 진행되는 훈련은 없다고 소식통들은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 당국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의로 현역군인들과 민방위 무력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을 시작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우선 훈련에 앞서 훈련준비 상태를 점검하는 검열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런 말인데요. 검열은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좀 알려진 게 있습니까?

문성휘: 네, 일단. 북한은 중앙군사위원회 이름으로 현역군인들에 대한 검열과 민방위 무력에 대한 검열을 따로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역 군인들의 경우 무엇보다 군량미 확보 정형, 군인들의 식생활 상태와 겨울나이 준비 상태를 검열하고 있다고 하고요.

민방위 무력으로는 ‘노농적위군’의 비상연락망 운영실태, 비상전투비품 준비 실태, 그리고 각 주요기관 ‘인민보위대’의 전투동원 태세를 검열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이야기 했습니다.

오중석: 전반적으로 무기나 무장상태에 대한 검열이 아니라 후방사업, 전투준비 태세에 대한 검열이라는 말씀인가요?

문성휘: 네, 무기나 무장상태보다는 전투인원이 얼마나 신속히 전투에 임하게 될 수 있겠는지를 가늠하면서 현역군인들의 식생활과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데 큰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현역군인들의 식생활과 건강상태는 올해 9월 초에 있었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군 관련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9월 초 어느 한 인민군 부대의 후방창고에 갑자기 들린 김정은이 군 지휘관들을 크게 질책했다는데요.

당시 후방창고에는 비상전투식량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 군인들의 겨울나이 준비도 전혀 안되어 있어 김정은이 몹시 화를 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데요.

이런 문제점들을 꼬집으면서 김정은 제1비서는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말린 산나물과 함께 말린 물고기와 돼지고기를 비상전투식량으로 준비할 것을 명령했다고 합니다. 또 겨울나이 준비도 자신이 직접 임의의 부대를 방문해 확인할 것이라고 호령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네,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후 군인들의 생활개선 문제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군인들에 대한 후방공급은 어떻게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성휘: 네, 소식통들은 김정은 제1비서가 최근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병사들을 펄펄 나는 싸움꾼으로 키우려면 우선 병사들의 먹는 문제부터 완전히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지시했음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군인들에게 영양알약이라고 하는데, 이게 한국으로 말하면 종합비타민입니다. 이러한 영양알약을 떨구지 말 것과 건빵을 비롯해 군인들에게 간식거리들도 많이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거고요. 그러나 김정은의 의도와는 달리 후방사업은 군부대들마다 상당한 차별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현재의 북한군 보급 상태를 봐서는 모든 군인들에게 종합비타민이나 이런 것들을 떨구지 않고 다 공급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의심이 가는데요. 검열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이나 특별히 제기된 문제들이 있는지 더 알려진 게 있습니까?

문성휘: 네, 현역군인들의 검열과정은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민방위 무력 검열 과정은 잘 알려지고 있는데요. 북한 당국은 ‘노농적위군’의 비상전투비품 준비와 비상연락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를 크게 지적하고 있다고 합니다.

양강도의 경우만 놓고 보면 10월 23일, 대봉광산에서 큰 산불이 났지만 ‘노농적위군’의 비상연락망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조기에 산불을 진화하지 못했다고 하고요. 이러한 책임을 물어 갑산군당 민방위부 훈련과장이 즉시 해임됐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그런가하면 양강도 삼수군 범포리 범포고등중학교 부교장, 부교장이면 초급당 비서인데 그 역시 ‘붉은청년근위대’원들의 관리문제로 하여 해당 민방위부에서 검토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 했습니다.

오중석: 그렇군요. 북한 당국이 전투준비 검열에 상당한 품을 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앞으로 공개된 훈련일정 같은 건 없는지요?

문성휘: 공개된 훈련일정도 있습니다. 아직 양강도와 함경북도 지역만 확인이 됐는데요. 북한은 곧 이곳 국경지역 도시들에서 주민대피훈련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대피훈련에 미리 준비할 데 대해 각 인민반 회의에서 포치(지시)했다고 합니다.

대피훈련은 보통 해당 지역에서 60리 이상 벗어난 곳으로 이동해 3일간 야외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는 훈련인데 이 훈련은 어린이나 노약자도 다 포함된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중석: 10월말 11월 초면 몹시 추울 땐데 모든 주민들, 어린이 노약자들까지 포함해서 3일간을 지내야 한다는 말인가요?

문성휘: 네, 그만큼 실전의 분위기에서 훈련을 한다는 거죠. 이밖에도 북한 당국은 ‘노농적위군’과 ‘인민내무군’을 동원해 올해 중에 현역군인들과 연합한 ‘쌍방훈련’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쌍방훈련’은 현역군인들이 일정 지역을 공격하고 ‘노농적위군’과 ‘교도대’, ‘인민내무군’을 비롯한 민방위 무력이 현역 군인들의 공격으로부터 공장과 마을, 도시를 방어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기존에도 북한은 몇 년에 한 번씩 실전과 가장 근접한 훈련인 ‘쌍방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전국적인 범위에서 ‘쌍방훈련’을 벌리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소식통들은 말을 했고요.

정확한 훈련날짜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 11월 중으로 훈련이 시작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네, 무슨 얘기인지 잘 알겠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군인들의 전투훈련과 식생활 문제, 민방위 무력 강화라는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식량과 생필품 부족현상을 아직 타개하지 못한 현재의 북한 실정에서 어떻게 훈련을 진행할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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