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후계선전 실패한 김정은, 폭압정치 선택?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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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음악대학 구내에 설치된 '대장복' 구호판. 소식통은 북한이 김정은의 현장방문 활동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한 조치 중 하나라고 해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은 시대에는 김정일 시대보다 더 폭력적인 정치가 펼쳐질 거라는 전망이 현지 지식인들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 온갖 검열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최근엔 가짜 ‘검열대’에 속아 넘어가는 일까지 벌어져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1. 후계선전 실패로 김정은은 폭압정치에 의지할 것?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2012년, 우리가 참 이말 자주 합니다. 북한이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해가 2012년인데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죠? 최근 북한 언론들을 보면 후계자 김정은의 위상을 보여주는 영상과 사진들이 부쩍 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북한 당국의 선전과 주민들이 실제로 느끼고 있는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생각, 어떤지 궁금합니다.

문성휘 : 네, 최근에도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출판언론 기관들을 통해 당의 전통과 후계문제에 관한 논설, 이런 것과 함께 또 후계자 김정은의 위대성 교양을 집중적으로 다룰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이러한 지시문은 올해 초부터 매달 내려오는 ‘출판보도계획’에 계속 반복되는 내용이라고 하는데요.

북한 당국이 이처럼 후계자 김정은 띄우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총체적인 실패라는 것입니다. 당국의 선전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말이죠.

박성우 : 김정은을 띄우고 싶은데 결과가 총체적인 실패다,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왜 그렇습니까?

문성휘 : 네, 그게 김정은이라는 존재는 출신성분에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가 모두 베일 속에 가려있다는 겁니다. 초기에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의 고향이 김정일과 같은 ‘백두산’이다, 백두산에서 김정은을 낳았다, 이런 소문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고향이 원산이다, 또 평양시 강동군 초대소다, 이렇게 김정은의 고향을 둘러싼 온갖 유언비어들이 지금까지도 무성하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김정은을 신비화하기 위해 지연전술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판단도 들긴 하는데 이게 아주 잘못되었다는 거죠.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과거나 출신지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으니까 그의 출생을 둘러싼 온갖 괴담들이 확산되면서 주민들은 오히려 혐오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그렇군요? 이런 말이 있죠. “좋은 말은 10리를 못 벗어나도 나쁜 말은 하루에 천리를 간다” 이 속담이 생각나는 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이 김정은의 우상화 내용들을 봐도 참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고대 ‘신화’는 신화일 뿐이지 그것을 현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고조선을 만든 ‘단군’이 태어나 3일 만에 활을 쐈다는 신화나 김정은의 위대성 교양이라는 것이 별로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이 개명 천지에 3살 때부터 총을 쏘고 9살 때부터 나타나는 목표를 백발백중으로 명중했다, 6살 때부터 말을 탔고 9살 때에는 혼자서 대형 자동차를 몰고 가파른 도로를 120km나 주행했다, 이게 북한 주민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박성우 : 네, 요새 김정은 우상화와 관련한 선전 자료들이 여러 대북소식통들을 통해서 한국에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의 선전에 참 의문이 많이 생기더군요.

문성휘 : 너무 허무하죠. 김일성이 빨치산 시절 모래알로 쌀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뭐라고 하냐면 ‘아버지가 왜 아들에게는 모래로 쌀을 만드는 법을 안 배워 줬냐?’ 이렇게 말들을 해요.

박성우 : 상당히 비꼬는 거군요. 그러니까 그런 기술을 가르쳐 줬으면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굶주리는 일은 없지 않겠냐? 이런 거죠?

문성휘 : 네, 그렇죠. 이게 한마디로 김 부자 일가를 조롱하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정권이 이러한 민심을 제때에 읽어내지 못하는 겁니다.

여기에 2009년부터 후계자 김정은의 이름으로 된 온갖 지시문들이 연이어 내려오고 있는데 가난한 인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다룬 것은 하나도 없고 전부 주민들을 탄압하고 통제하는 내용들이라는 겁니다.

김정은의 지시로 2009년에 ‘109상무’라는 통합 검열대가 조직되면서 한동안 난리를 겪었는데 2010년 가을에는 국가보위부 산하에 ‘1118상무’가 조직됐고요. 올해는 이름조차 무시무시한 ‘폭풍군단’이라는 검열대까지 조직해 주민탄압에 광분했습니다.

이러니까 요새 주민들속에서는 후계자 김정은에 대해 “모든 면에서 아버지 김정일을 훨씬 능가하는 천재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이것도 비꼬는 거죠?

문성휘 : 네, 이걸 뒤집어 말하면 아버지 김정일을 훨씬 능가하는 악한이다, 깡패다, 이런 의미라고 합니다.

박성우 : 네, 도를 넘는 허황한 선전, 그리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탄압정치, 이게 북한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그래서 후계자 김정은 띄우기에 실패했다, 이런 이야기로 이해가 되는군요?

문성휘 : 네, 그래서 최근 북한의 지식인들은 김정일 시대는 어쩔 수 없이 폭력을 행사한 시대였다면 김정은 시대는 폭력으로 시작해 폭력으로 끝을 맺는 시대로 될 것이다, 이렇게 예언하고 있다는 겁니다. 인민들의 지지를 못 받으니까 강제로 인민을 굴종시킬 수밖에 없다는 거죠.

박성우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2. 가짜 ‘검열대’에 속지 말라, 인민반 회의까지


박성우 : 자, 이번엔 다른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 군복을 입은 가짜 검열대가 나타났다. 그래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이야기 문 기자가 하지 않았습니까? 가짜 검열대에 의한 피해 사례, 알려진 것이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양강도 삼수군에는 몇 년 전에 건설을 하다 버려진 ‘관평 발전소’라고 이걸 최근에 다시 복구해 주변 가정세대들에 전기를 공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10월 중순에 군관복 차림의 군인 여섯 명이 관평리 마을에 들이닥쳤다는 겁니다.

이들은 상부 명령서까지 가지고 나타나 리당비서와 관리위원장을 불러내고 ‘보위사령부 검열대’라고 하면서 불시에 마을에 대한 검열을 시작했다는 거죠. 주로 녹음기와 녹화기를 검열했는데 개인들이 장마당에서 산 알판(CD-DVD)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은 설사 북한 노래라고 할지라도 개인들이 복사해서 장마당에서 판 알판들은 모두 불법알판들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집집마다 돌면서 이렇게 불법알판들이 발견된 집의 녹화기와 텔레비전을 리당으로 가져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거죠.

그런데 북한은 텔레비전으로 볼 것이 없으니까 웬만한 집들은 텔레비전에 반드시 녹화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집들은 다 걸려들었다는 거죠. 거기다 텔레비전까지 회수한다고 하니 하는 수 없이 사정을 하고 돈을 바쳤는데 어떤 늙은이가 사는 집에서는 3만원을 내 놓으니까 ‘우릴 거지로 보느냐?’며 막 윽박질러서 자식들에게 주려던 8만원의 돈까지 다 빼앗아 냈다는 것입니다. 그들 중 돈이 없는 집들은 하는 수 없이 텔레비전과 녹화기를 리당 사무실에 갔다는 거죠.

상황이 이쯤 되니 리당비서와 관리위원장도 난리가 났죠. 검열성원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개까지 잡아서 정성을 들여 식사준비를 해 놓았는데 식사대접을 위해 검열성원들을 찾으니까 곧 온다고 하던 그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사람을 보냈는데 마을을 돌던 검열성원들이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는 거죠.

후에 리 담당보위원과 보안원이 알아본 결과 그들이 가짜 ‘검열대’다. 그런 검열대를 내려보낸 적이 없다, 이렇게 알려져서 큰 소동이 벌어졌지만 어댈 가서 그들을 잡겠습니까? 그저 막연한 추측으로 그들이 주변에 있는 ‘47경보병부대’, 일명 ‘마흐노부대’로 불리는 부대의 군인들의 소행일 것이다 하고 짐작할 뿐이라는 겁니다.

그런가하면 얼마 전 갑산군에서 체포된 제대군인 5명도 갑산군에서 함경남도 랑림군 일대까지 드나들며 ‘경무관’ 행세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들이 여러건 제기되자 최근에는 양강도당 책임비서 김히택이 직접 나서 이들 가짜 검열대를 무조건 잡으라는 령을 내렸다고 하는데요. 도 보위부와 보위사령부가 현지에 급파돼 가짜 검열대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고 합니다.

박성우 : 네, 북한을 부르는 말이 또 하나 있습니다. 검열공화국! 오늘 우리 문 기자가 이야기 해준 검열대만 해도 ‘109상무’, ‘1118상무’, 그리고 최근에 나왔다는 ‘폭풍군단’, 이렇게 다양하죠? 이렇다 보니까 심지어는 가짜 검열대까지 설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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