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교들 고국방문 제한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4.07.28
train_china_305 신의주에서 출발한 6량의 정기열차가 '중조(북)우의교' 위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교역은 승인해주면서도 화교들의 고국(중국)방문은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버섯을 비싼 값에 주민들에게 강매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중관계 악화 여파?

박성우: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장성택 처형 후 북·중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악화된 북·중관계로 인해 무역 분야라든지,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는 영향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요즘 북·중 국경지역의 상황,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문성휘: 네, 올해 초까지만초 해도 북·중간의 무역이나 가족, 친척왕래에 별다른 제한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건데요. 그러나 최근에는 조금 이장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북한 국경연선에 살고 있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올해 5월 중순 경까지는 북·중간에 교역이라든가 친척왕래가 활발했다고 합니다. 6월 초에도 국경경계가 많이 약화되면서 주민들이 왕성하게 밀수도 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왼 일인지 최근 들어 북한당국은 국경에 대한 봉쇄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밀수도 상당히 어렵다고 하고요.

북한은 수산물과 산나물에 대해서는 지금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수출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엔 둘쭉이나 매젖과 같은 산열매들을 외화벌이 사업소들에서 거두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대신 구리, 연, 아연, 망간, 몰리브덴과 같은 광물들은 최근 수출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은 북·중 국경에 있는 세관들에 나가 조금만 살피면 쉽게 엿보인다고 하는데요. 광물 수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그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5월 중순 이후 북한은 가족친척들의 ‘사사여행’도 예전보다 많이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말입니다.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주민들도 일부 줄었지만 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의 경우 요즘 들어 그들의 고국, 그러니까 중국을 방문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봄까지만 해도 북한은 화교들을 중국에 많이 내보내 경제적 지원이나 투자를 유도했다고 하는데요.

북한 국경지역의 한 소식통은 자신이 잘 아는 화교가 거의 매달 중국을 방문했는데 5월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중국을 드나들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이 아는 화교뿐만 아니라 다른 화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북한 당국은 화교들에게 왜 중국방문이 허가되지 않는지 그 원인조차 설명해주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대신 북한은 세관에 있는 전화로 화교들이 중국에 있는 가족 친척들과 대화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엔 중국과 연결된 세관 전화를 이용해 화교들이 중국에 있는 가족 친척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부탁하고, 또 그들이 보내준 물건들을 세관에서 넘겨주거나 넘겨받는 이른바 ‘넘겨치기’ 거래가 활발해졌다고 합니다.

화교들은 그나마 북·중 관계가 더 나빠져 세관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물건을 주고받는 ‘넘겨치기’마저 막히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얘기입니다.

박성우: 네, 북·중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 그 여파가 주민들의 생활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양강도, 온실재배 버섯 강제로 공급

박성우: 이번엔 다른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북한 양강도 소재지이죠. 혜산시에서 주민 한 세대 당 버섯 160그램씩 공급했다고 얼마 전에 문 기자가 얘기를 하셨는데요. 어떻습니까? 남새(채소)온실이나 버섯온실을 많이 지어서 주민공급을 늘이라, 이렇게 이야기했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가 결실을 보고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겁니까?

문성휘: 네, 그 문제에 대해 양강도의 여러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전승절’, 북한에선 정전 기념일을 ‘전승절’이라고 부르는데, ‘전승절’인 7월 27일을 맞으며 양강도 혜산시에서 매 가정세대 당 160그램씩의 버섯을 공급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버섯재배 상황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런데요.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1998년부터 남새온실, 버섯온실, 중소형 발전소들을 많이 지었습니다.

자료들을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당시 북한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전국에 2천여개가 넘는 버섯온실, 그리고 남새온실과 열대메기 양어장, 중소형 발전소들을 지었다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들이 경제적 효과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3년도 못돼 지어진 건물들은 모두 폐허로 변했는데요.

이렇게 실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후계자시절이었던 2011년에 또다시 남새온실과 버섯온실을 들고 나왔습니다. 2012년에는 주민들에게 사철 신선한 남새와 버섯을 공급해야 한다면서 평양에 ‘남새연구소’와 ‘버섯연구소’까지 새로 내왔습니다.

박성우: 의도는 알겠어요. 좋은 의도인데요. 그런데 결과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문성휘: 그렇죠. 그런데 지금까지 변변한 결실을 맺은 게 하나도 없다는 게 소식통들의 얘기입니다. 남새온실만 보더라도 북한은 4겹 보온비닐박막을 새로 개발하고 태양열과 지열을 이용한 온실을 짓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건설비용과 관리비용을 고려하면 생산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버섯온실의 경우 습도와 적당한 온도를 맞춰줘야 하는데 이게 남새온실에 비해 훨씬 어렵다고 합니다. 때문에 북한은 대부분의 버섯온실을 강과 가까운 곳에 건설하고 여름에는 강물을 끌어올려 온도를 낮춰주고 겨울엔 땔감을 이용해 온도를 높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대부분의 버섯 온실들은 벌써부터 폐쇄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이야기이고요.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는 그나마 버섯온실이 유지될 수 있었던 조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혜산시의 버섯온실은 ‘혜산강철공장’ 옆에 건설돼 강철공장에 공급되는 전기와 폐열을 이용하도록 설계됐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 했는데요.

일단 ‘강철공장’은 한 시간만 정전이 되면 용광로의 온도를 정상으로 끌어 올리는데 6시간 정도가 걸려야 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다른 곳은 다 정전이 돼도 강철공장은 정전이 안 되는데 버섯공장이 이런 강철공장에 들어가는 전기와 또 강철공장에서 강재를 생산할 때 나오는 뜨거운 물을 쓰기 때문에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인데요.

그런데 문제는 ‘전승절’을 맞으며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버섯의 량과 값입니다. 혜산시 당국은 먼저 인민반들을 통해 주민들로부터 북한 돈 800원씩 거둔 다음에 그 대가로 버섯 160그램씩을 공급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그냥 준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군요?

문성휘: 네, 먼저 돈부터 거두었다는 거죠. 이게 상당히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돈 800원이라는 게 큰돈은 아닌 것 같지만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월급인 2천5백원 정도를 감안할 때 결코 눅은(싼) 값은 아니라는 겁니다.

현재 양강도에는 산에서 ‘빵버섯’이라는 게 한창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돈 800원이면 ‘빵버섯’ 500그램 정도를 살 수 있는데 ‘빵버섯’은 자연산이고 맛도 주민들에게 공급된 느타리버섯보다 더 쫄깃하다고 좋다는 게 소식통들의 말입니다.

그러니까 양강도 혜산시 당국이 값 눅은 자연산 버섯에 밀려 처리하기 어려워진 온실재배 버섯들을 주민들에게 강제로 팔아주었다는 게 소식통들이 전하는 비난의 핵심이라는 거죠.

박성우: 자연산 버섯이 값이 눅게 많이 나온다는데 온실에서 재배된 버섯을 주민들에게 강제로 처분했다면 이게 참 문제가 많은 거겠죠. 북한당국이 진심으로 인민생활을 높이려 한다면 이러한 폐단은 없어져야 하는 게 상식이겠죠. 지금까지 문성휘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수고하셨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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