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잇단 검열로 주민들 생계 위협

서울-문성휘 moons@rfa.org
201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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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의주시의 채하시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권력 장악을 위한 후계자 김정은의 검열정치가 주민들의 삶을 더욱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생활양식의 확립이라는 구실아래 여성들의 옷차림과 몸단장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장마당까지 얼어붙어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9월 9일이었죠? KBS, 한국방송이 아침뉴스시간에 북한 내부를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문 기자도 보셨죠?

문성휘 : 네, 북한 양강도 지역이라고 하는데 그곳에서 살던 탈북자들에게 물어보았더니 혜산시 혜탄동 지구라고 합니다.

박성우 : 혜산시라면 양강도 도 소재지 아닙니까?

문성휘 : 네, 그렇죠.

박성우 : 도 소재지라면 그래도 시골보다는 나아야할 텐데 한국의 1960년대보다 더 못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산은 벌거벗었고 노동단련대에 잡혀 온 여성들이 힘겹게 통나무를 나르는 장면도 있었는데요. 열차 지붕위에까지 올라앉은 사람들을 보고는 정말 놀랐습니다. 그 정도로 주민들의 삶이 어려운가요?

문성휘 : 그래도 그 정도는 ‘고난의 행군’ 시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열차지붕에 올라앉은 사람들, 그게 보통 위험한 게 아닙니다. 비가 오거나 아침 안개가 낀 날에는 위에 있는 고압전기에 감전돼 생명을 잃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거든요.

화폐개혁을 한지도 만으로 2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주민들의 삶은 안정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주민들의 손에 돈이 없다나니 장마당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올 여름부터는 월급을 비롯해 여러 경로를 거쳐 시중에 적지 않게 돈이 풀리면서 장사도 좀 되나싶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24일에 있은 지방주권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의 여행이 제한되고 장마당까지 통제되면서 다시 주민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게 됐고요.

특히 선거가 끝나자마자 국경지역을 휩쓴 ‘폭풍군단’의 검열로 중국인민폐 대 북한 돈 환율이 뛰어오르고 식량가격마저 폭등하는 등 주민들의 삶이 말할 수 없이 고달파졌습니다.

박성우 : ‘폭풍군단’ 검열기간에 장마당은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문성휘 : 네, 장마당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활발하게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닙니다. 일단 검열이 들어오면 국경이 봉쇄되면서 밀수도 중단되고, 또 각종 무역회사들 있지 않습니까? 무역회사들에서 중국을 통해 거래되는 물건들도 대부분 불법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토를 살린다면서 통나무수출을 중단시켰는데 몰래 통나무를 수출한다든지, 또 그 대가로 받은 쌀 같은 것을 장마당에 팔아야 현금을 쥘 수 있거든요. 이런 행위들이 다 중단되다 나니 식량가격은 물론이고 다른 모든 물건 값이 오르기 마련입니다.

거기다 검열기간에는 질서를 잡느라고 열차통제가 심하고 외부로 오가는 인원들을 제한하다보니 물류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유통이 돼야 가격이 결정되고 판매를 통한 수익이 창출되겠는데 이런 순환구조가 완전히 멎어버리는 거죠.

‘폭풍군단’ 검열이 한창이던 8월 중순에 중국 인민폐 대 북한 돈 환율이 1위안 당360원에서 단숨에 400원까지 올랐고 지금은 9월 9일 기준으로 양강도 혜산시와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1위안 당 420원까지 오른 상태입니다. 환율이 급등하니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식량가격도 1천9백원에서 2천2백원, 지어는 북한산 1등급 쌀의 경우 1KG당 가격이 2천6백원까지 하는 상황입니다.

박성우 : 검열의 피해가 심하다는 의미군요. 그런데 올해만 해도 각종 검열들이 줄을 잇고 거의 매일 검열이 있었다는 보도가 여러차례 있었죠?

문성휘 : 네, 노동당 행정부 검열이라든지, 중앙검찰소 검열, 호위총국 검열에 폭풍군단 검열까지 각종 검열들이 꼬리를 물었는데요. 거기다 109상무와 보위부 27국, 1118상무까지 상설적인 검열조직들의 검열까지 합치면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검열공화국이고 검열에 의해 사회가 유지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거죠.

박성우 : 검열 조직이 그렇게 많다는 건 그만큼 사회적 불안요소가 크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문성휘 : 그렇죠. 현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크니까 그러한 불만이 폭발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한다는 건데 북한 당국이 뭔가 큰 착오를 범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주민들은 ‘화폐개혁’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을 장사행위를 일체 금지시킨 데서 찾고 있거든요. 지금도 검열만 없으면 주민들이 정상적인 유통과 장사행위를 통해 얼마든지 ‘화폐개혁’ 이전의 생활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주민들의 불만이 높을수록 통제를 완화해야 한다, 이러한 뜻인가요?

문성휘 : 통제를 완화해야죠. 그게 오히려 김정일 정권에도, 그리고 지금 권력을 잡기 위해 모질음을 쓰는 후계자 김정은에게도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최상의 조건입니다.

그런데 이제 곧 ‘828 그루빠(그룹)’라는 검열이 또 붙을 것으로 예상되니 주민들이 어떻게 장사를 하고 뭘 먹고 살겠습니까?

박성우 : ‘828그루빠’라는 검열조직은 또 어떤 건가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영화, 드라마 노래 등 한류, 그러니까 남한의 대중문화를 차단하기 위한 검열이 붙으면 당연히 장마당에서 가전제품이나 한국산 식품, 화장품을 색출하기 위한 통제가 있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또 장마당이 얼어붙게 마련이 아닙니까?

박성우 : 네, 우선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대책부터 세우고 검열을 해야겠는데 그런 걸 무시하고 단속만 하니 주민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여성들의 옷차림과 몸단장에 제동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깁니다.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지킨다는 구실아래 여성들의 옷차림과 몸단장까지 일일이 간섭하고 있다면서요?

문성휘 : 네, 그게 8월 28일, 후계자 김정은의 지시로 내려진 조치라고 하는데요. 주민들이 한국영화를 보고 한국 노래를 부르면서 자본주의 풍에 물들어 있다는 건데요. 이런 자본주의 풍을 뿌리 뽑기 위해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는 건전한 문화를 살려야 한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먼저 젊은 청년들부터 고상한 옷차림과 몸단장을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는데요.

이러한 지시가 내리면서 각 지방 청년동맹들마다 ‘불량청소년그루빠’라는 것을 조직해 도로나 공공장소에서 청년동맹원들의 옷차림과 몸단장을 검열하고 지정된 규정을 위반했을 때에는 노동단련대 처벌까지 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지정된 규정이라면 젊은이들이 어떤 옷차림을 해야 한다는 것까지 일일이 정해져 있나요?

문성휘 : 네, 최근 북한 여성들속에서 손톱에 물을 들이는 현상이 유행하고 있다는데요. 이를 자본주의 날라리 풍으로 철저히 근절하도록 했습니다. 또 여성들이 불필요하게 머리를 길게 기른다든지, 머리에 밤색물감을 들이고 지나치게 큰 귀걸이를 하고 다니는 현상들도 모두 자본주의에 젖은 몸단장으로 일체 단속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옷차림에서도 젊은 남녀들이 ‘쫑대바지’라고 하는데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이 입고 있는 몸에 꽉 달라붙는 바지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바지와 가슴에 외국 글과 그림이 있는 옷을 입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부터 대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교복을 입고 학교에 등교하도록 통제하면서 학생들이 옷도 마음대로 입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네, 남자고 여자고 똑 같은 옷을 입고 몸단장도 같게 해라,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의 특성, 색상을 더 살려 보기 좋게 꾸민다면 북한사회도 그만큼 활기가 넘치지 않겠습니까?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