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 김원홍 출현에 당혹감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7-04-17
이메일
댓글
공유
인쇄
  • 인쇄
  • 공유
  • 댓글
  • 이메일
김일성 생일 105돌을 기념한 북한군 열병식에서 대장 계급장을 단 채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낸 김원홍(파란색원)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인사를 받고 몸 둘 바를 몰라 하는 장면이 16일 포착됐다. 지난 15일 진행된 열병식 영상을 보면 김정은은 김원홍을 보자 미소를 띤 채 왼손으로 가리키며 "고생 많았다"는 듯한 말을 했고, 김원홍은 멋쩍게 웃으며 거수경례를 한 뒤 곧바로 또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김일성 생일 105돌을 기념한 북한군 열병식에서 대장 계급장을 단 채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낸 김원홍(파란색원)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인사를 받고 몸 둘 바를 몰라 하는 장면이 16일 포착됐다. 지난 15일 진행된 열병식 영상을 보면 김정은은 김원홍을 보자 미소를 띤 채 왼손으로 가리키며 "고생 많았다"는 듯한 말을 했고, 김원홍은 멋쩍게 웃으며 거수경례를 한 뒤 곧바로 또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문성휘입니다.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을 ‘방관자’의 입장에서 대변해 오던 중국당국이 최근 매우 강경한 태도로 돌변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그동안 중국당국은 모든 당사자의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면서 “북한 편들기를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이 새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 미사일(ICBM) 시험을 공개적으로 들고 나오고 김일성의 생일을 맞으며 핵실험을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주변국들을 협박하자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지켜 온 불간섭의 원칙에서 벗어났습니다.

4월 15일을 맞으며 중국 당국은 그동안 베이징-평양 사이를 오가던 여객기의 운항을 무기한으로 중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1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논평을 통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원유공급 중단을 포함한 새로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통과를 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중국은 요녕성 단동시에서 북한 봉화화학공장에 원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산된 휘발유나 경유는 민수용이고 길림성 훈춘시로부터 승리화학까지 공급하는 원유는 군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휘발유나 경유가 아닌 원유를 직접 공급받는 원인은 원유가공을 통해 합성수지, 생고무, 화학비료와 의약품에 쓰이는 각종 원료를 생산하기 위해서입니다.

중국이 원유공급을 중단하면 북한의 경제는 몇 달 안에 붕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지도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궁금증이 더 해집니다. 괜한 자존심을 위해 경제적으로 아사하는 길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핵을 포기하고 인민생활 안정을 택할 것인지 시간이 증명해 줄 것입니다.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 “인민군 열병식 장면을 보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는 북한 간부들의 심정을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간부들은 열병식에 나온 무기들에 대한 관심보다 불쾌감이 더 컸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17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그 따위 무기들을 꺼내 봐야 ‘너 죽고 나죽기’밖에 더 돼겠냐?”는 현지 간부들의 평가를 인용하면서 “일반 주민들과 달리 간부들은 열병식에 나온 무기들에 들어갔을 막대한 자금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간부들을 무엇보다 충격에 몰아넣은 장면은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국가안전보위상 김원홍의 등장이었다”며 “사법간부들의 충격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당 간부들은 더없는 무력감과 허탈감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국가안전보위상 김원홍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치로 호위사령부 보위국에 연금돼 조사를 받았으며 올해 1월 1일 김정은과 함께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할 때에도 조사를 받는 과정이었다는 것입니다.

호위사령부 보위국은 1992년 인민군 총참모부에서 ‘푸른제’ 명칭 군사학교 유학생들을 러시아의 간첩혐의로 숙청한 조직이고 1997년 최룡해를 수장으로 하던 당시 청년동맹 사건을 뿌리 뽑은 조직으로 북한의 고위 간부들 속에 알려진 조직입니다.

소식통들은 2013년에 처형된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도 호위사령부 보위국에서 감금되었다가 처형됐다며 그 과정에 국가안전보위성과 노동당조직지도부, 내각은 단순히 장성택의 죄행들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는데 불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호위사령부는 북한 국무위원회 사무국(김정은 서기실) 직속이며 호위사령부 간부사업도 국무위원회 사무국이 직접 관리한다며 조직지도부 5과는 호위사령부에 필요한 병력과 관리 인원을 보장해줄 뿐 간부사업권은 없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호위사령부 보위국은 평양시 대성구역 미산동에 위치해 있는데 그 곳에 구속되면 누구도 조사과정을 알 수가 없다며 그런 김원홍이 다시 살아나 열병식 주석단에 나타난 사실에 간부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소식통들은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14일 저녁 순찰을 마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만 해도 ‘지금쯤 김원홍은 저승에서 헤매고 있을 것’이라는 농담을 주고받았다”며 “그런데 다음날 김원홍이 살아서 나타났으니 심정이 어떠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원홍의 등장에 누구보다 충격을 받은 건 아마도 인민보안성이었을 것”이라며 “김원홍이 국가안전보위성을 내세워 사법권을 마구 침해하는데 제일 불만이 많았고 견제가 심했던 조직이 바로 우리 보안원들이었다”고 실토했습니다.

앞으로 김원홍이 국가안전보위상으로 복귀되면 인민보안성은 큰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다며 김원홍의 등장에 도 보안국은 물론 개별적인 보안원들까지도 관련 내막을 알 수가 없어 하루 종일 산만하고 찜찜한 분위기였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이어 “도 보위국 간부들도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라며 “3월 말에 있었던 국가안전보위성 검열총화에서 ‘처벌을 받은 자들은 우리 내부에 숨어있던 불순분자’들이었다고 지적해 김원홍 일당은 모두 처형되었을 것으로 짐작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각 도 보위국은 부부장 이상급 간부들이 모두 평양에 올라가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검토를 받았다며 그 과정에 즉각 체포된 간부들이 양강도 보위국에만 5명,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 보위부에는 초급당 비서를 포함해 3명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현재 국가안전보위성에 남아 있는 간부들은 김원홍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거나 국가안전보위성 내부의 그 어떤 분파적인 행동에도 가담한 적이 없어 김원홍 숙청에 직접적 단서를 제공하거나 제일 적극적인 사람들이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은 “김원홍이 열병식 주석단에 대장의 계급장을 달고 다시 나타나자 도 당위원회와 시 당위원회 간부들은 중앙당이 범죄 사실이 뻔한 김원홍도 함부로 제거하지 못할 정도가 됐냐”며 매우 격앙된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지 않아도 내각에 상당한 권한을 이양했는데 사법기관마저 통제할 능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정도면 노동당은 통치기구가 아닌 통계작성 기관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고 당 간부들이 느낀 허탈감을 설명했습니다.

한편 김원홍의 열병식장 등장은 세상을 한번 놀라게 하려는 김정은의 작품이라며 다 죽은 목숨인 김원홍을 깜짝 등장시켜 내외에 체제의 불안감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시하려는 김정은의 제스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조성된 정세로 김원홍을 손 볼 수 없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며 1938년 스탈린이 붉은군대 지휘관 5만 명을 숙청해 폴란드와의 겨울전쟁에서 대패하고 2차세계대전 초기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사례를 꼽았습니다.

미국과 당장 전쟁을 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는 김정은이 현 상황에서 체제 감시조직인 국가안전보위성을 해체수준으로 초토화하기 어렵다는 주장인데 “3월말 국가안전보위성에 대한 1차 검열총화가 끝났기 때문에 후속조치인 2차 검열총화까지 지켜보아야 한다”는 현지 간부들의 목소리를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

하고 싶은 말 (0)
  • 인쇄
  • 공유
  • 이메일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