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점술가들의 2017년 재난 예언 확산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10.24
flood_damage_b 북한 선전매체 '내나라'가 공개한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 피해 모습. 홍수로 가옥들이 파손되고 다리가 끊어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북한의 노동신문이 23일 “군민대단결의 위력으로 안아온 첫 승전포성”이라는 제목으로 두만강 유역에서 발생한 큰물피해 복구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 무엇을 자랑해보겠다는 심산인 것 같은데 오히려 보는 사람들의 얼굴이 뜨거웠습니다.

9월 17일부터 시작해 한 달 남짓한 기간에 211세대의 살림집 건설을 완공했다는 건데요. 리승규 소속부대 군인들과 군내인민들이 한 달 남짓한 기간에 211세대의 살림집을 완공하는 기적을 창조했다는 게 노동신문의 내용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4천여 명의 군내인민들이 자갈과 모래를 지고 건설장으로 달려갔고 군인들과 함께 주민 2천여 명이 살림집건설을 도와 정확히 35일 동안에 211세대를 완공한 게 기적이라는 얘기입니다. 노동신문이 이젠 창피한 줄도 모르나 봅니다.

4천명의 주민들이 건설자재를 보장하고 2천명의 주민들이 군인들과 함께 한달 남짓한 기간에 211세대의 살림집을 지었다는 건데 이게 어떻게 자랑거리가 되는 것입니까? 이런 창피한 짓을 하고 거기다 기적을 창조했다는 건 또 무슨 말입니까?

요즘 세월에 살림집 2백 세대를 짓는다고 4천명이 훨씬 넘는 인원을 한 달 넘게 동원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얼마 전 한국의 부산과 울산이 태풍피해로 수천대의 자동차가 침수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주 일만에 복구사업을 모두 마쳤습니다. 한국의 건설기술로 4천명의 인원이면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살림집 1만세대도 거뜬히 짓고 남음이 있겠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제발 노동신문이 이런 기사는 올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민족은 북한 땅보다 한국 땅과 해외에 더 많이 살고 있습니다. 한국과 해외에 사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도 좀 생각해줘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민족을 욕보일 창피한 글은 좀 자제해 달라는, 이런 뜻에서 하는 말입니다. 그럼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10월도 이젠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복잡다단했던 한해도 어느덧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 오는데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북한의 주민들은 불안해지는 유언비어로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합니다. 올해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하고요.

해마다 이때쯤이면 북한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유언비어는 바로 다음해 운세, 그러니까 2017년을 예측한 북한의 운세입니다. 늘 그러해왔듯이 점쟁이들이 제가끔 내놓는 2017년 북한의 운세는 하나 같이 불길한 예언들뿐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점쟁이들이 북한의 올해 운세를 “큰 자연재해와 인명피해가 그칠 날이 없겠다고 했는데 그게 아마 이번 두만강 쪽에서 일어난 큰물피해를 두고 한 예언이 아니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점쟁이들의 말을 미신이라고 무턱대고 배척할 이유는 없다”며 “늘 조심하라는 경고인데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지 않냐”고 덧붙였습니다. 또 “점쟁이들이 벌써 2017년의 불안한 예언을 내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 마산 2동에는 저녁이면 간부들이 줄을 지어 대기한다는 50대 후반의 유명한 점쟁이가 있는데 혜산 장마당을 중심으로 이 점쟁이가 내놓았다는 2017년의 예언이 주민들속에 크게 번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자신이 직접 마산 2동에 있는 점쟁이로부터 들은 것은 아니고 혜산시 주민들속에 돌고 있는 소문이라고 전제하며 내년도, 즉 2017년 점쟁이들에 예언한 북한의 운세는 매우 불안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양강도 소식통과 비슷한 내용의 예언은 함경북도에서도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내년도는 붉은 닭띠의 해로 북한에 피가 넘쳐흐르는 해가 될 것이라는 그곳 점쟁이들의 말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현재 큰물피해를 입은 두만강 지역엔 국가안전보위성 검열대가 내려왔다”며 “조금이라도 수상한 느낌이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잡아 들여 함경북도 청진시에 있는 도 안전보위국 감옥에 가둔다”고 밝혔습니다.

“큰물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무산군에서만 최근 미신행위를 했다는 구실로 점쟁이 4명이 국가안전보위성에 체포되고 점쟁이들로부터 2017년 예언을 듣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한 주민 40여명도 불온분자로 체포됐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국가안전보위성은 수해지역에서 한국행을 기도하던 주민들과 도박, 마약, 미신행위를 했다는 주민들 약 3백명 정도를 잡아들였다며 그들 중 죄가 경한 것으로 풀려난 주민들은 20여명에 불과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국가보위부가 무산군과 다른 수해지역에서 점쟁이들의 2017년 북한의 예언을 듣고 이를 주변에 확산시킨 혐의를 받는 주민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면서 오히려 2017년 북한의 운세가 더 널리 퍼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습니다.

2017년 북한은 핵전쟁이나 초대형의 자연재해, 백두산화산 폭발과 김정은의 대량학살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사건이 일어나 사람을 묻을 땅이 모자랄 만큼 많은 시신들이 쌓일 것이라는 게 여러 점쟁이들의 예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점쟁이들마다 핵전쟁설이나 백두산화산 폭발설, 김정은의 대량 숙청설과 같이 조금씩 내용은 다르지만 한가지만은 꼭 같은 예언이 있다며 그것은 내년도 2017년에 셀 수 없을 만큼 큰 인명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인명피해로 김정은의 권력도 불안해질 것이나 주변 나라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한다며 주변 나라들은 “붙는 불에 부채질을 하는 격”으로 김정은의 권력 상실을 재촉하게 될 것이라는 게 북한 점쟁이들의 예언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점쟁이들의 2017년 예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점쟁이들은 2015년에 핵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해 주민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겼다고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지난해에도 점쟁이들은 올해 큰 홍수로 농사를 망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예측을 했다며 두만강 유역의 큰물피해를 점쟁이들이 예측한 자연재해로 보기엔 좀 무리가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비록 두만강 유역에서 큰 인명과 재산피해를 보았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 해당하는 것이고 점쟁이들의 예언과는 달리 올해 북한의 농사는 아주 잘 됐다고 소식통들은 점쟁이들의 예언을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점쟁이들의 예언에 반발하면서도 소식통들은 최근 몇 년 간 간부들을 비롯해 큰 장사를 떠나는 사람들도 점쟁이들의 말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에서 점쟁이들의 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더욱이 최근 김정은의 지시가 북한 주민들속에서 억지로 먹혀들고 있는데다 올해 국가보위부가 함경북도 큰물피해 지역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을 잡아들여 민심이 몹시 불안하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또 이런 불안한 기운이 갑자기 가셔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도에도 북한의 민심은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그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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